"'지슬',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만 있는 게 아니다. 부정하고 싶지만 아픈 역사도 우리의 이야기다. 제주 4.3이 영화 <지슬>로 다시 태어났다. 연출을 맡은 오멸 감독이 7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언론시사회 자리에서 "상처를 들추기보다 제사 지내는 마음으로 같이 영화를 보고 울고 웃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분명히 밝혔다.

현장엔 오멸 감독을 비롯해, 배우 문석범·양정원·어성욱·백종환이 참여했다. 오멸 감독은 "사람들이 제사를 울려고 가질 않잖나. 친척들을 만나 웃기도 한다. 그런 마음으로 오셨으면 좋겠다"며 "제사는 또 다른 형식의 축제라고 생각한다. 이미 4.3 자체가 슬픈 역사기에 영화를 보면서 중간에 웃기도 하며 보셨으면 좋겠다"라고 관객들에게 전하는 바람을 전했다.

이미 전작 <이어도>를 통해 4.3을 다뤘던 오멸 감독은 <지슬>에 얽힌 이야기도 전했다. 오멸 감독은 "시나리오 집필 과정에서 영화는 본래 <꿀꿀꿀>이라는 제목에서 지금의 것으로 바뀌었는데 현장에서 여러 상황이 바뀌면서 그렇게 갈 수가 없었다"면서 "지슬은 감자라는 뜻이다. 감자란 게 제주도만이 아닌 전 세계가 가진 시대정신이 동반된 소울 푸드라는 생각에 그렇게 정했다"고 말했다.


영화 <지슬>은 연극 및 영화 연기를 하는 기성 배우들과 함께 실제 주민들이 함께 참여한 작품이기도 하다. 오멸 감독은 "캐스팅에 맞는 캐릭터를 찾기보다 사람들 성격에 맞게 시나리오를 쓰려고 한다"며 "작업할 때 항상 내 캐릭터를 입히기보다 같이 하고 싶은 사람을 이야기로 가져오는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화 <지슬>은 제주 4.3을 소재로 당시 폭도로 몰려 억울한 죽음을 당해야했던 제주섬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극영화다. 영화는 지난 3월 1일 제주에서 우선 상영했으며, 오는 21일 전국에서 동시 상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