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은 '뽀로로' 탄생 1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극장용 장편 3D 애니메이션이다. 1월 24일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개봉된다.

<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은 '뽀로로' 탄생 1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극장용 장편 3D 애니메이션이다. 1월 24일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개봉된다. ⓒ OCON/ICONIX/EBS/SKbroadband


"이 나쁜 악당! 내가 너를 아주 그냥~"

애니메이션 <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의 시사회가 있던 7일 왕십리 CGV에서 영화를 관람하던 어린이 관객이 분기탱천해 좌석에서 일어서며 소리쳤다. 어머니로 보이는 보호자가 그를 앉히려 했지만, 3D 안경을 쓰고 화면으로 곧 들어갈 기세인 관객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오직 뽀로로의 정의가 승리할 때까지.

'어린이들의 대통령'이라 불리는 뽀로로가 어느덧 탄생 1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기 위한 3D 장편 <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은 뽀로로 시리즈 최초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며, 3년여의 제작기간 동안 80억 원을 투입해 완성했다. 한중 합작으로 오는 24일 양국에서 동시 개봉을 앞두고 있다.

어린이 관객용 단순 스토리, 다양한 코스가 상쇄

애초 <뽀로로와 신나는 아이스 레이싱>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졌던 것처럼, 이번 극장판의 핵심은 3D의 시각적 효과를 십분 경험할 수 있는 '레이싱'이다. 관객들은 노스피아에서 열리는 슈퍼썰매 그랑프리에 출전한 뽀로로와 친구들의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마치 함께 썰매를 타는 듯한 스릴을 즐길 수 있다.

난생처음 썰매 대회에 참가한 뽀로로와 친구들이 반칙을 일삼는 악당 불곰 푸푸에 맞서 역경을 딛고 정정당당하게 승부한다는 내용은 지극히 단순하다. 국내 가족용 애니메이션이 어린 연령대 관객에 눈높이를 맞추는 경향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어린이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뽀로로라면 만족도에 대한 이야기는 달라진다. 아이들의 수준에서 설명하는 '정의' 안에는 지나친 경쟁이나 차별이 그른 것이라는 속 깊은 메시지까지 내포하고 있다.

방에서 즐겨보던 뽀로로 애청자가 조금 더 비싼 3D 영화 관람료를 지불하면서까지 극장으로 가야 하는 이유는 스케일에 있다. TV 시리즈가 에피소드와 캐릭터 중심이었다면, 극장판은 400km가 넘는 레이싱 코스를 따라간다. 유아의 집중력이 7분이라는 연구 결과에 따라 회당 5분으로 짧게 구성한 TV용과 달리, 극장판은 77분의 러닝타임 동안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하려고 급경사와 얼음동굴, 설산지대 등 다양한 코스로 관객을 안내한다. 옆 마을에 다녀오는 게 외출의 전부였던 뽀로로와 친구들로서는 처음으로 가장 멀리 떠난 셈이다.

 <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의 제작사 오콘은 3D 제작기술을 활용해 2011년 에버랜드에서 '뽀로로 3D 어드벤처'를 상영, 오픈 2개월 만에 25만 명의 가족 관객을 불러모았다.

<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의 제작사 오콘은 3D 제작기술을 활용해 2011년 에버랜드에서 '뽀로로 3D 어드벤처'를 상영, 오픈 2개월 만에 25만 명의 가족 관객을 불러모았다. ⓒ OCON/ICONIX/EBS/SKbroadband


외국 기업에 배타적인 중국이지만 <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의 투자와 제작에는 참여했다. 중국 정부산하 엔터테인먼트 전문 투자기업 ACG로부터 제작비 30%에 달하는 22억 원을 유치해낸 이번 극장판은 외화가 아닌 합작 영화로 중국 내 스크린 쿼터의 제약 없이 6천여 개의 스크린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드림웍스의 <쿵푸팬더2>가 4천 개, 국내 애니메이션 흥행 최고 기록을 달성한 <마당을 나온 암탉>이 3천 개의 스크린을 확보했던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숫자다.

2003년 EBS에서 <뽀롱뽀롱 뽀로로>라는 TV 시리즈로 선보인 이후 10년간 뽀로로는 여전히 꼬마 펭귄이지만 콘텐츠로서는 꾸준히 성장과 확장을 거듭해왔다. 제작사 오콘 측은 완구·인형·도서·연극·뮤지컬 등으로 원소스멀티유즈(OSMU) 전략을 꾀한 '뽀로로 브랜드'의 가치를 약 8천억 원, 경제적 효과는 약 5조 7천억 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뽀로로의 성공과 국가적 지원으로 국내 애니메이션의 성향이 아동물에만 집중하게 됐다는 일부 비판을 감안하더라도,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은 전례 없는 콘텐츠임은 부인할 수 없다. 이제 10살이 된 뽀로로가 한 세대를 넘어서까지 '뽀통령'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10년 만에 야심차게 내놓은 극장판을 통해 뽀로로의 오늘과 내일을 가늠해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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