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포스터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포스터 ⓒ 20세기폭스코리아


<와호장룡>, <브로크백 마운틴>, <색, 계> 등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세계적 거장 이안 감독의 신작 <라이프 오브 파이>. 이번에는 난파당한 보트 위에 무시무시한 호랑이와 사이좋게(?) 지내야 했던 한 소년의 이야기다.

동물원을 경영하는 아버지 덕분에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내온 피신 몰리토 파텔(수라즈 샤르마 분). 본명으로 놀림을 받자 자신의 예명을 만들 정도로 적극적이고 새로운 무언가에 관심이 많았던 소년은 캐나다 이민을 위해 그동안 사육하던 동물들과 함께 인도를 떠난다. 그러던 중, 폭풍을 만나 파이는 얼룩말, 오랑우탄, 하이에나, 그리고 벵갈 호랑이 '리처드 파커'와 함께 살아남게 된다.

얼룩말과 오랑우탄을 죽이는 하이에나마저 제압하는 리차드 파커에 생존의 위협을 느끼던 파이는 뗏목을 만들어 자리를 피하고자 한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리차드 파커를 피할 수만은 없는 법. 파이는 호랑이와의 공존을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살아남아 말한다. '만일 리차드 파커가 없었다면 자신도 살 수 없었다'고 말이다.

거친 폭풍에 휩쓸려 가족을 잃고 끝이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 위에 헤매고 있는 것에 모자라, 호랑이에게 생존 위협까지 받아야했던 파이. 자신에게 달려드는 호랑이가 사라져야 자신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믿었던 소년은 리차드 파커가 건재해야 자신 또한 바다 위에서 살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과연 이 소년은 어떻게 이를 깨우쳤을까?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사슬 앞에서 결코 양립되어 보일 수 없었던 인간과 호랑이의 아름다운 공존. 당장 생존에 지장을 줄 법한 호랑이를 적으로 간주하기보다, 함께 위기를 해쳐갈 동반자로 보았던 파이의 지혜. 나와 다른 무언가를 인정하기보다, 형식적인 상생을 강조하는 승자독식시대에 파이의 생존은 진한 깨달음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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