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스타K4 결승전에서 로이킴이 최종우승자로 자신이 발표되자 놀라고 있다. 왼쪽은 딕펑스가 축하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23일 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스타K4 결승전에서 로이킴이 최종우승자로 자신이 발표되자 놀라고 있다. 왼쪽은 딕펑스가 축하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 이정민


24일 오전 2시가 가까워져 오는 시각, 취재진의 박수를 받으며 등장한 로이킴은 아직도 얼떨떨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예선 참가 직후 한순간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 그는 몇 개월 만에 5억 원의 상금과 초호화 음반 발매의 기회, 그리고 Mnet이 주최하는 음악 시상식에서 자신만의 무대를 가질 수 있는 영광의 '슈퍼스타'가 됐기 때문이다.

우승자 발표 이후 무대에서 큰절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던 로이킴은 23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Mnet <슈퍼스타K4>(이하 <슈스케4>) 생방송이 끝나고 취재진과 만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을지 몰랐다"며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했다.

우승자로 호명됐을 때 잠시 눈물을 보이기도 한 로이킴은 "눈물이 나려고 하면 참는 습관이 있는데, 순간 울컥하지 않을 수 없더라"며 "열심히 했던 게 빛을 발한 것 같아 뿌듯했고, 부모님께도 감사하다"고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23일 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스타K4 결승전에서 탑12이 최종우승자인 로이킴을 축하하고 있다.

23일 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스타K4 결승전에서 탑12이 최종우승자인 로이킴을 축하하고 있다. ⓒ 이정민


"내 위기의 순간, 불안했던 매주였다"

로이킴은 3차 예선 당시, 호평을 받았지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를 구원한 것은 바로 심사위원이었던 DJ DOC 이하늘의 '슈퍼패스'. 벼랑 끝에 몰렸다 살아남은 경험은 로이킴을 각성하게 했다.

"슈퍼패스를 받았을 때 되게 많이 얼얼했어요. (나중에) 생각했는데 자만했더라고요. 자만하면서 들어갔는데, 슈퍼패스로 통과한 게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됐어요. 그때부터 '더 열심히 해야겠다' '잘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보여야겠다'해서 더 많이 연습하고 새로운 걸 배우는 자세로 임했는데 여기까지 오게 돼서 감격스러워요."

배우는 자세로 임했다고 하지만, 경연 내내 로이킴은 불안함에 시달렸노라고 고백했다. 매주 화제의 인물이 뒤바뀌고, 스포트라이트가 옮겨가면서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로이킴은 <슈스케4>의 위기의 순간을 묻자 "매주"라고 답했다.

"이번 <슈스케4>는 '이 사람이 히트할 것 같다' 하면 또 다음 주는 다른 사람이 히트할 것 같고, 그렇게 바뀌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위기의 순간은 제가 다른 사람이 1등 할 것 같다고 느꼈던 매주에요. 매번 '이 분이 치고 올라가시는구나' '저분이 1등 하겠구나' 하면서 저는 천천히 한 계단씩 올라갔던 것 같아요. 그게 맞다고 생각했고요. 제 의도대로 어떻게 된 것 같아 감사하죠.(웃음)"

"TOP3에서 탈락한 건 정준영에겐 굉장히 득될 것"

 23일 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스타K4 결승전에서 로이킴이 최종우승자로 발표되자 딕펑스가 축하의 박수와 포옹을 하고 있다.

23일 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스타K4 결승전에서 로이킴이 최종우승자로 발표되자 딕펑스가 축하의 박수와 포옹을 하고 있다. ⓒ 이정민


 23일 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스타K4 결승전에서 최종우승자가 된 로이킴이 탑12의 축하를 받으며 앵콜송을 부르고 있다.

23일 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스타K4 결승전에서 최종우승자가 된 로이킴이 탑12의 축하를 받으며 앵콜송을 부르고 있다. ⓒ 이정민


로이킴이 <슈스케4>를 하며 또 얻은 것은 바로 좋은 동료다. 먼저 함께 결승전을 치른 딕펑스를 두고 "딕펑스 형들이 잘했다"며 "내가 왜 우승했는지 모르겠다"고 평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우리 모두 '누가 우승하든 무대에 대해 후회는 하지 말자. 잘하고 내려오기만 하면 어떻게 되든 행복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무대가 끝나고 모여서 '잘했다, 후회 없다'고 말했다"고 동료애를 드러냈다.

"딕펑스 형들은 네 명이 무대를 장악할 수 있는데 저는 솔로로 나오니까. 부러웠어요. 이 큰 무대를 나 혼자 장악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고요. 아무래도 팀이다 보니 서로 기댈 수도 있었을 거고, 이렇게 말하면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딕펑스는) 서로가 있어 부담이 좀 덜했을 것 같아요. 하지만 형들은 정말 노력해서 여기까지 온 분들이고, 제가 힘들 때마다 옆에서 보살펴 준 분들이에요. 그래서 외롭다고는 느껴본 적은 없어요."

슈퍼위크 때부터 우정을 나눴던 TOP3 정준영도 빼놓을 수 없다. 로이킴은 그가 탈락하자 손 편지로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먼지가 되어' 이후 두 사람의 묘한 경쟁구도가 생겼던 것도 사실. 이를 두고 로이킴은 "사실 우리는 되게 친한데, (제작진에서) 라이벌로 잘 만들어주신 것 같더라"고 말했다.

"준영이 형 팬덤이 강한 것은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잖아요. '이번에 준영이 형이 위험하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올라오고, '대광이 형이 1등 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또 준영이 형이 올라오고. 그래서 저도 약간 멘붕이었어요.(웃음) '이번엔 내가 가나' 하는 생각도 했어요. 형이 떨어졌던 건 오히려 좋았던 것 같아요. 제가 이기적이게 저에게 좋아서 그렇다는 게 아니라, 모든 면을 봐도 형에게 득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때 탈락하신 건 그분께는 굉장한 득입니다."

"앞으로 좀 더 배워서 멋진 뮤지션이 되고 싶습니다"

 23일 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스타K4 결승전에서 최종우승자가 된 로이킴의 모친이 뺨을 만져주며 격려하고 있다.

23일 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스타K4 결승전에서 최종우승자가 된 로이킴의 모친이 뺨을 만져주며 격려하고 있다. ⓒ 이정민


 23일 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스타K4 결승전에서 최종우승자가 된 로이킴을 부친이 축하해주고 있다.

23일 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스타K4 결승전에서 최종우승자가 된 로이킴을 부친이 축하해주고 있다. ⓒ 이정민


이제 로이킴은 할 일이 많다. 로이킴은 "일단 다음 주에 MAMA(Mnet 아시안 뮤직 어워드) 공연이 문제다"면서 "생방송 공연만 열심히 하다 보니 준비를 못 했는데, 이제 준비를 빡세게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결승전 전 내걸었던 공약도 지켜야 한다. 그는 "아빠가 막걸리 이야기는 더 하지 말라고 했는데"라며 "그래도 축하할 만만 상황인 것 같으니 기회가 되면 언제든 막걸리를 돌리겠다"며 공약 이행의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또 다른 공약 역시 잊지 않았다. 로이킴은 "기부는 사실 아빠의 아이디어였다"며 "3차 예선을 나갔을 때 엄마가 '1등 하면 어떡할 거야?'라고 하니까 아빠가 '당연히 기부해야지' 하셔서, 저도 장난삼아 알겠다고 했는데 정말 여기까지 왔으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개인적인 생각으로 한 군데에 큰 액수를 기부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곳에 조금씩 보탬이 되고 싶다"며 "동물 학대를 정말 싫어해서, 동물학대협회에도 꼭 기부하고 싶다. 거기가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로이킴이 <슈스케4>를 통해 얻은 것은 음악을 반대하던 집안의 허락을 받은 것. 그의 아버지가 결승전에서 영상을 통해 "음악 하는 것을 더 이상 반대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한 것이다. 아버지는 우승자로 호명된 그에게 화환을 걸어 주며 "축하한다, 있다가 보자"는 인사를 건넸다고 했다.

"제가 학업 말고 다른 분야에서도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 드리고 싶었어요. 여기까지 올지는 진짜 몰랐고, 지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일이 많이 커졌어요. 부모님도 그렇게 생각하실 거예요. 여기까지 열심히 해 왔는데 여기에서 끝난다고 말하면 제가 바보인 것 같고요, 이런 기회를 제가 잡았으니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23일 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스타K4 결승전에서 최종우승자인 로이킴과 탑12가 환호하고 있다.

23일 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스타K4 결승전에서 최종우승자인 로이킴과 탑12가 환호하고 있다. ⓒ 이정민


하지만 완전히 음악에 몰두하기 전에, 남은 문제가 있다. 바로 학업이다. 로이킴은 "(음악과) 밸런스를 어떻게 맞춰야 할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며 "학업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말씀드렸는데 정말이다. 대학교는 다녀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내 "음악을 포기한다는 것이 아니다. 한국에서 데뷔해 활동할 것"이라며 "이미 <슈스케4>를 통해 딕펑스나 저나 데뷔했다고 생각하고, 이제 음악의 길이 열린 이상 이겨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음악성으로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3차 예선 때에는 음악보다 비친 모습이 더 부각됐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일부러 다른 장르를 해보면서 (외적인 조건이) 부각되는 걸 좀 막으려고도 노력했던 것 같아요. 음악성을 더 보여 드리려고요. 물론 제가 음악을 되게 잘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거든요. 그냥 음악을 제 느낌대로 했는데 그걸 좋아해 주신 것 같아요.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좀 더 배워서 멋진 뮤지션이 되고 싶습니다."

로이킴 슈퍼스타K4 슈스케4 정준영 딕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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