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윌

케이윌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그동안 시작과 끝이 분명하고 스케일까지 큰 발라드곡을 많이 불렀던 케이윌(K.Will, 본명 김형수).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 '눈물이 뚝뚝' 등 케이윌표 발라드를 좋아했던 이들이라면 지난 10월 발표한 < The 3rd Album Part.1 >이 낯설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최근 2년 동안에는 '가슴이 뛴다' '니가 필요해' 등 밝은 노래를 전면에 내세웠으니 더욱 그럴 법하다.

거의 봄에 활동하다 찬바람 부는 계절로 온 터라 자신의 색깔을 뻔하지 않게 드러내고 싶다는 마음이 무엇보다 컸다. 구성이 독특한 '버터플라이'가 그나마 기존 케이윌이 부르던 발라드에 가깝다면, 타이틀 곡 '이러지마 제발'에 '나가면 고생이야' '환상 속의 그대' 등은 분명히 다른 느낌이다. 평소 독창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과감하게 시도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케이윌은 "'믿고 가자' 했는데 잘한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사실 10대 시절 케이윌에게는 흑인 음악이 전부였다. 앨범에 담긴 자작곡 'Bluffing' 또한 네오소울 풍의 곡이다. 전체적으로 흑인 음악 분위기를 내고 싶었기에 프로듀서 프라이머리와도 작업했단다. 평소 프라이머리의 음악을 "감각적인 사운드와 세련된 진행, 리듬"이라고 생각했다는 케이윌은 "다양한 시도가 기분 좋은 배움을 가져다줬다"고 회상했다.

"그동안 케이윌이라는 사람을 앨범으로 표현하는 데 있어서 진지한 면이 부각되지 않았나 싶다. 사실 난 위트도 좋아하고 섬세하다. 예능에서나 콘서트 등에서는 예상치 못한 상황을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앨범에서는 많이 못 살린 것 같았다. 이번엔 많은 시도를 했고, 여러 가지 색깔을 보여 드리게 되어서 좋다. 내게는 익숙한 목소리지만 '환상 속의 그대' 도입부 목소리를 듣고 '케이윌 맞냐'고 묻는 분들도 있더라. 재밌게 자유롭게 하다 보니 폭도 넓어진 것 같다."

"'이러지마 제발' 리듬 타기도 애매하고 안 타자니 심심해"

새롭다는 것은 동시에 익숙지 않다는 의미다. 무대에 홀로 서서 '이러지마 제발'을 부르며 손을 앞으로 뻗으며 아련한 눈빛을 보이는 케이윌의 모습에 익숙해지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린다. "춤을 추자니 곡의 본질을 훼손할 것 같고, 가만히 서서 부르자니 심심할 것 같아서 모션을 취했는데 '오글거린다'는 의견도 있었고 '보다 보니 괜찮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춤에 자신이 있느냐고? 처음엔 굉장히 쑥스러웠다. 감정을 몸으로 표현해야 하는 건데 나 혼자 느끼는 것과 보는 사람이 느끼는 게 다르니까. 아무리 나 혼자 느낀다고 해도 몸에 익기 전까지는 보시는 분들이 '저게 뭐하는 거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니가 필요해' '가슴이 뛴다'를 부르면서도 춤을 췄는데 난 '에라 모르겠다' 쪽인 것 같다. 뻔뻔해진 것 같기도 하다. '이러지마 제발'이 슬픈 노래가 아니었다면 리듬을 좀 더 탔을텐데. 세게 타기도 애매하고, 안 타자니 심심할 것 같고."

 케이윌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케이윌은 지난 앨범부터 자작곡을 실었다. 열 손가락 물어 안 아픈 손가락 있겠느냐마는 반응에는 가장 신경이 쓰인다고. 하드록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을 쓰고 싶다는 케이윌은 다만 "내가 쓴 곡이기 때문에 억지로 앨범에 우겨넣고 싶진 않다"면서 "앨범의 전체적인 흐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앨범을 <파트 원>이라 이름 지었으니 조만간 <파트 투>도 낼 계획이다. 내년 초에는 케이윌의 또 다른 음악을 만나볼 수 있다. <파트 원>에 대한 좋은 반응으로 기대감과 용기를 얻은 만큼 진지하게 <파트 투>를 준비할 계획이다. 디지털 싱글, 미니앨범 등이 판치는 시대에 '정규 앨범'이 주는 무게감을 온전히 느끼고 싶었다는 게 케이윌의 설명이다.

"<파트 투>이기 때문에 동떨어진 느낌이 되진 않을 것 같다. 만약 싱글을 냈는데 음악적으로 달라졌다면 이벤트라고 생각할 수 있을 텐데 정규 앨범에서 어느 정도 큰 폭의 변화를 갖고 왔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것 같다. <파트 원>에서 다시 소폭의 변화가 있을 것 같다. 난 지금 느낌이 좋다. 재밌다. 이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다."

"변화에 대한 확신? 단 한 번도 '잘 되겠다' 생각한 적 없어"

 케이윌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변화에 대한 확신은 늘 없다"고 전한 케이윌은 "단 한 번도 '이 노래 잘 되겠다' 생각한 적은 없다"고 했다. 그저 매순간 최선을 다해 준비할 뿐이라고. "성적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1등을 한다는 건 솔직히 무섭다. 얼마나 오래 버티느냐의 문제이지, 내려갈 길밖에 없으니까"라고 고백했다. 다만 그는 "지는 시기가 분명히 있고 그 시점이 오늘일 수도 생각한다"면서 "매번 여러 가지가 남을 수 있는, 재밌는 것을 하려고 노력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가수로서의 목표보다 사람으로서의 목표가 더 중요한 것 같다. 행복한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다. 하지만 나는 노래하지 않고, 음악하지 않으면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 2030년쯤 2010년 전후를 되돌아봤을 때 '케이윌 되게 멋진 가수였어'라는 말을 듣고 싶다. 아이돌이 초강세이지만 난 그 틈바구니에서 내일을 위해 올해 살아남는 작업을 하고 있다.

평범한 10대, 다이내믹한 20대를 보냈다. 20대에는 가수라는 삶을 준비했다면 30대는 가수로 시작된 것 같다. 누군가 다 버리고 20살로 돌아갈 수 있겠느냐고 물으면 난 무조건 돌아간다.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남들이 봤을 때 기분 좋은 것을 많이 쥐게 되지만 그것도 많이 무겁다. 20대 초반에는 열정도 있고, 노래에 미쳤으니까. 나이 드는 게 두렵지만 멋있게 늙어야지."

케이윌 이러지마 제발 콘서트 프라이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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