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뽀로로가 꽉 잡고 있던 봉제인형 판매대를 브라우니가 차지했다. <개그콘서트>에 출연해 인기스타가 된 이 시베리안 허스키 종 인형은 어린이들의 대통령인 뽀통령의 자리를 위협하는 것은 물론, 성인들의 마음까지 빼앗았다.

이제 장난감은 어린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어른들에게 동심의 상징은 역설적으로 우스꽝스럽게 만들거나 더럽히기 좋은 아이템이 되곤 한다. 여기, 당신의 마음에 때를 묻혀줄 솜털 보송보송한 장난감 인형들이 준비돼 있다.

브라우니 - 구매하기에 가격이 너무 오른 인기견

대기실 앞에서 포즈 취하는 브라우니 전용 대기실이 생긴 브라우니. 녹화 전 쾌적하게 홀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것에 즐거운 듯한 모습이다.

KBS 2TV <개그콘서트> '정여사' 코너에 출연 중인 강아지 인형 브라우니가 자신의 대기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민상


인기는 많은데 가지고 놀 수 없다. 도도해도 너무 도도하다. 어떤 문제 어떤 프라블럼(Problem) 때문인지는 몰라도 절대 짖지 않는 과묵한 성격이다. 알아듣는 명령어는 '기다려'뿐. 썰매 개로 알려졌는데 도무지 활동성이 없고, 시종일관 앉아만 있다. 주인의 말에 복종하지 않지만, 그 시크함이 매력인 '나쁜 수컷'이다.

그렇게 브라우니는 대사 한 마디도 없이 코너 '정여사'를 띄운 일등공신. 그 인기를 증명하듯, 지난주 '정여사'에는 중국배우 장백지가 특별 게스트로 출연해 브라우니와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인형 값도 덩달아 치솟았다는 게 문제. 예전 가격에 비해 8배 정도 비싸진 브라우니는 장난감으로 가지고 놀기에 몸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   

테드 - 동안이지만 알 거 다 아는 '19금' 곰돌이

 영화 <19곰 테드>의 한 장면

영화 <19곰 테드>의 한 장면 ⓒ UPI코리아


행여나 귀여운 곰 인형이 웃고 있다고 해서 <19곰 테드>를 가족영화로 선택했다가는 온 가족이 서먹해지는 수가 있다. 1985년, 어린 존의 크리스마스 선물로 등장했을 때까지만 해도 테드는 섬유유연제 광고에 어울릴법한 아기곰이었지만, 이제는 닳고 닳아 알 거 다 아는 질펀한 중년 곰이 됐다.

여성편력이 대단한 테드의 특기는 안기는 척하면서 몸 더듬기. 가슴 부위에는 "아이 러브 유"라고 말하는 장치가 내장돼 있는데, 만지면 흥분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가끔 운전을 대신 해주거나, 부모님께 말 못할 고민을 상담해주는 등 좋은 친구 노릇도 한다. 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대마초를 권할 수 있다.

비스티 토이즈 - 음주가무형 장난감 항시 대기

 tvN <코미디 빅리그> '비스티 토이즈'에서 놀이방 에이스로 등장하는 곰돌이(윤진영 분)

tvN <코미디 빅리그> '비스티 토이즈'에서 놀이방 에이스로 등장하는 곰돌이(윤진영 분) ⓒ CJ E&M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의 주제곡 'You've Got a Friend in me(난 너의 친구가 될 거야)'가 이렇게 불온하게 들린 적이 있었나. 영화 <비스티 보이즈>와 <토이스토리>를 조합한 <코미디 빅리그> '비스티 토이즈'는 손님의 마음에 쏙 들만 한 장난감으로 매일 물갈이 하는 놀이방을 호스트바에 빗대며 성인용 개그를 선보이고 있다.

이 놀이방에는 비위 잘 맞추는 싹싹한 우디와 '에이스' 곰돌이, 눈치 없는 레고 외에 노래 부를 때 박수 잘 치는 나비와 싸이보다 말춤을 잘 추는 경마인형 등 음주 가무에 어울리는 친구들도 항시 대기 중이다. 상의만 입은 채 "바지 한 벌 해달라"며 빌붙는 버릇을 못 고친 곰돌이만 조심하면, 동심 따윈 잊고 한바탕 신나게 놀 수 있다. 

브라우니 19곰 테드 비스티 토이즈 개콘 코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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