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회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기자회견

17회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기자회견 ⓒ 성하훈


17회 만에 20만 관객 돌파했고, 제주 4.3 항쟁을 소재로 한 오멸 감독의 <지슬>이 4관왕을 차지했다. 관객들의 성숙한 관람 문화는 영화제 성공의 바탕이 되면서 영화제 위상에도 많은 도움을 줬다.

17회 부산국제영화제 13일 오전 결산기자회견을 갖고 올해의 성과를 평가했다.

무엇보다 눈에 띠는 것은 관객 수 증가다. 부산영화제 측은 폐막일 일반상영작 중 현장 매표 분을 제외한 전체 관객수가 22만 1002명이라고 밝혔다. 이용관 위원장은 "정확하게 집계하면 22만 3천명 정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간 늘 목전까지 갔지만 한 번도 넘지 못했던 2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이다.

올해 영화제 관객 증가는 기간이 하루 늘면서 두 번의 주말을 이용할 수 있게 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용관 위원장은 기간을 늘리는 게 어려운 면이 있다면서 더 늘리기 보다는 금요일에 개막해 그 다음 주 일요일에 폐막하는 방식을 검토해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20만이 넘은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관객들의 성숙한 관람 문화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개폐막식의 경우 처음으로 지정좌석제를 실시했는데, 관객들의 협조가 잘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제 기간 내내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관람문화가 영화제 위상 제고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고 덧붙였다.

"관객들 성숙한 관람 문화가 영화제 성공에 기여"

지난해 완공된 영화의 전당은 2년차를 맞아 잘 정착되면서 성공적 영화제 개최를 뒷받침했다. 작년에는 관리 주체인 영화의 전당과 사용 주체인 부산국제영화제 측이 심한 갈등을 빚으며 논란이 있기도 했으나, 올해는 비교적 손발이 잘 맞았다고 영화제 측은 밝혔다.

다만 이 위원장은 영화의 전당이란 공간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영화제가 워낙 가난하게 시작한 탓에 영화에 전당에 맞는 벽지를 고르거나 구입할 여력도 아직 안 된다"는 표현으로, 에둘러 불편함이 있음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한 실무 관계자는 "서로의 조직 문화가 다르다 보니 이해를 못하거나 안 맞는 면이 많다"고 말했다.

 17회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기자회견에서 올해의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용관 집행위원장

17회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기자회견에서 올해의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용관 집행위원장 ⓒ 성하훈


아시안 필름마켓은 참가자수가 늘고 새로운 프로그램들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안정적 성장세를 보여줬다.

CJ엔터테인먼트의 <광해> <연가시> <용의자X> <오싹한 연애>, 쇼박스의 <도둑들> <회사원>, 미로비전의 <가족의 나라> <멜로> <줄탁동시>, 나이너스의 <네버 엔딩 스토리> <결정적 한방> 등이 판매계약을 맺었고 약 70여 편의 영화가 거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영화 외에 미국의 CMG, 독일의 솔라 미디어와 베타시네마, 프랑스의 셀룰로이드 드림즈와 르 팍트 등 미주나 유럽에서 온 많은 영화사들도 아시아 여러 나라에 영화를 판매했다.

제작지원 프로그램인 아시아시네마펀드(ACF)도 완성된 14편이 초청돼 5편이 각종 상을 수상했고, 알자지라 방송과 공동 워크샵 프로젝트 사업을 연장하길 하는 등 해외와의 교류도 활성화되는 성과를 이뤘다.

일부 야외무대 행사 및 관객과의 영화인들의 대화 행사가 일부 취소된 것에 대해서는 소통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같다고 말했다. 영사사고 등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한 관계자는 "일반 상영 도중 영어 자막이 안 뜨는 경우가 몇 건 발생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제 잘못이 아닌 상영관 기자재의 문제로 상영관 측이 개선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오멸 감독 "지슬을 통해 4.3에 대한 잘못된 이해 바로잡히길 바라"

 제주 4.3 항쟁을 소재로 한 <지슬>로 부산국제영화제 4개 부문에서 수상한 오멸 감독

제주 4.3 항쟁을 소재로 한 <지슬>로 부산국제영화제 4개 부문에서 수상한 오멸 감독 ⓒ 성하훈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주요 경쟁부문 수장작도 발표됐다. 신인 감독들에게 수상하는 뉴커런츠 상은 태국 감독 나와폰 탐롱라타나릿의 <36>과 레바논 감독 마리암 나자피의 <카얀>이 선정됐다. <36>은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 수상작으로도 결정돼 2관왕을 이뤘다.

비아시아권 영화에 수여되는 플래시 포워드 상은 체코 즈데넥 이라스키 감독의 <꽃봉오리>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심사위원장인 립스테인 감독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뽑았다며 "최고의 영화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편 다큐멘터리를 대상으로 하는 선재상에는 이란 니칸 네자미 감독의 <조금만 더 멀리>와 박범 감독의 <목격자의 밤>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인 비프 메세나상은 레바논과 카타르, 아르메니아에서 제작된 타마라 스테파니안 감독의 <기억의 잔상>과 민환기 감독의 <불안>이 각각 선정됐다.

아시아 영화진흥기구상(NETPAC)은 제주 4.3 항쟁을 소재로 한 영화 오멸 감독의 <지슬>이 수상했다. 특히 <지슬>은 한국영화감독조합상-감독상과 부산시네필상, 시민평론가상, CGV 무비콜라쥬상 수상작으로도 선정돼 4관왕이 됐다.

심사위원들을 <지슬>에 대한 심사평을 통해 "절제된 톤으로 극적인 실제 사건을 담았다. 또한 뛰어난 흑백영상으로 가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페이소스와 마음을 끌어내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오멸 감독은 "제가 감독이라기보다는 제주 섬이 감독이었다. 여기서 찍어라 저기서 찍어라 말해줬다"며 "영화를 통해 4.3에 대해 잘못 이해되고 있는 것들이 바로 잡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17회 부산국제영화제 수상작

 17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감독조합상 수상자들

17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감독조합상 수상자들 ⓒ 성하훈


●뉴 커런츠상
<36> / 나와폰 탐롱라타나릿(태국)
<카얀> / 마리암 나자피(레바논/캐나다)
*특별언급 : <시네마> / 니틴 카카르 (인도)

●플래시 포워드상
<꽃봉오리> / 즈데넥 이라스키 (체코)

●선재상
(아시아) <조금만 더 멀리> / 니칸 네자미 (이란)
(한국) <목격자의 밤> / 박범 (한국)
*특별언급 : <전학> / 카나이 주니치 (일본)

●비프메세나상
(아시아) <기억의 잔상> / 타마라 스테파니안 (레바논/카타르/아르메니아)
(한국) <불안> / 민환기 (한국)
*특별언급 : <웰랑 뜨레이> / 김태일 (한국)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FIPRESCI)
<36> / 나와폰 탐롱라타나릿(태국)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NETPAC)
<지슬> / 오멸 (한국)

●KNN관객상
<빛의 손길 > / 장영치(대만)

●한국영화감독조합상-감독상
<지슬> / 오멸 (한국)
<러시안 소설> / 신연식 (한국)

●한국영화감독조합상-남자배우상
<1999, 면회> / 심희섭, 김창환, 안재홍 (한국)

●한국영화감독조합상-여자배우상
<공정사회> / 장영남 (한국)

●부산시네필상
<다섯 대의 부서진 카메라> / 에마드 부르낫, 기 다비디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프랑스, 네덜란드)

●시민평론가상
<지슬> / 오멸 (한국)

●CGV무비꼴라쥬상
<지슬> / 오멸 (한국)



부산국제영화제 B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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