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의 소속팀 퀸즈파크 레인저스(이하 QPR)가 노리치 원정에서 힘겨운 승점 1점을 기록했다. 한국시각 25일 밤에 열린 노리치와의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경기에서 박지성은 중앙미드필더로 선발출전해 90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첫 승점에 일조했다.

QPR의 경기내용은 여전히 불안했다. 폭풍영입이 가져온 어쩔 수 없는 결과가 아닌가 싶다. 1차전 참패를 만회하기 위해 QPR의 마크휴즈감독은 새로운 선수조합을 꺼내들었다. 타랍을 대신해 자모라를 시세의 파트너로 선발출전시켰고, 측면에는 트라오레가 선발출전의 기회를 얻었다.

홈팀 노리치의 일방적인 공격에 고전하던 QPR은 전반 10분만에 선제골을 허용한다. 오른쪽측면이 완전히 열린 상황에서 연결된 패스를 노리치의 시메온 잭슨이 헤딩골로 연결시키며 기세를 올렸다.

QPR의 허술한 수비조직력이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중앙쪽에 치우쳐 수비를 하던 파비우가 자신의 오른쪽을 완전히 내준 것. 박지성의 커버플레이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수의 선수가 볼을 향해 달려들면서 결국 측면공간을 허용하고 말았다.

전반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허용한 QPR. 스완지시티전 참패의 기억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다행히 9분뒤 QPR의 자모라가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안도의 한숨을 내 쉴 수 있었다.

다소애매할 수 있는 상황, QPR에게는 행운과도 같은 PK선언이었다. 측면에서 연결된 볼을 받는 과정에서 시세가 PK를 얻어냈고, 직접 킥한 볼이 골키퍼 손에 맞고 흘러나오는 것을 자모라가 달려들어 골을 성공시켰다. 자모라의 시즌1호골이자 팀의 시즌 첫골 그리고 팀에게 승점 1점을 안기는 귀중한 골이었다.

동점골이 터진 이후 QPR은 다소 안정세를 찾아갔다. 초반 우왕좌왕하던 수비가 어느 정도 안정되면서 노리치의 공격의 위력이 상당부분 반감되었고, 많은 활동량을 선보인 미드필더진의 수비지원에 힘입어 초반 불안했던 상황을 모면 할 수 있었다.

모레알 수비조직력, 보싱와 합류가 한가닥 희망?

하지만, 여전히 QPR의 갈길은 멀어 보인다. 흐트러진 조직력을 하루빨리 되찾아야 하는 수비가 가장 큰 문제. 노리치전 1실점으로 막아 내긴 했지만 온전한 수비력이 만들어 낸 결과는 아니다. 파비우와 노리치전 후반 교체출전한 보싱와가 하루빨리 측면을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

교체 출전으로 20분간 활약한 보싱와는 일단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파비우다. 스완지전에 이어 노리치전에도 선발 출전했지만 확실한 측면자원으로써 가치를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 맨유에서도 벤치를 지키는 일이 더 많았던 파비우에게 좀 더 많은 시간과 경험이 필요해 보이지만, QPR에게 그럴 여유가 없다.

당장 9월 1일(3라운드)에 맨체스터 시티, 15일(4라운드) 첼시, 23일(5라운드) 토트넘을 상대해야 한다. 이 세경기는 파비우 뿐만 아니라 QPR에게도 중요하다. 강팀을 상대로 어떤 활약,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느냐에 따라 올시즌 성적을 좌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루빨리 자신감을 찾는 것이 급선무로 보인다.

 노리치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준 박지성.

노리치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준 박지성. ⓒ EPL


QPR이 해결해야 할 또 다른 중요 과제는 박지성의 파트너를 찾는 일이 아닐까 싶다. 물론, 중앙미드필더로 계속 경기에 나선다는 전제하에서다. 노리치전 박지성과 함께 호흡을 맞춘 중앙미드필더는 디아키테였다.

전반 초반만 하더라도 디아키테는 안정적으로 보였다. 볼키핑력과 패스 정확도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불필요한 볼터치가 늘어났고, 이내 상대압박에 볼을 빼앗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첫 번째 볼터치까지 불안해 지면서 패스의 질도 떨어졌다. 간결한 볼터치가 아쉬웠다.

이에 비해 박지성은 주장역할 뿐만 아니라 경기 중 자신의 역할까지 빠르게 적응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완지전과 비교해 본다면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주장으로써 동료들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기도 하고, 심판에게 동료들의 행동에 대한 정당성을 적극 제기하며 주장역할에 확실히 녹아드는 분위기였다.

이런 적극성은 경기내용에도 영향을 미쳤다. 스완지전 중앙미드필더의 역할과 타랍의 움직임으로 인해 모호했던 움직임과는 달리 노리치전에는 공수에 걸쳐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전매특허인 최후방을 넘나드는 적극적인 수비가담은 말할 것도 없고, 동료들의 움직임이 여의치 않을 경우 자신이 직접 드리블로 상대수비를 돌파하는가 하면, 최전방 시세를 향한 정확한 롱패스를 성공시키며 노련함 과시했다.

이런 박지성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확실한 중앙미드필더만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따라서 중앙미드필더 자원확보가 급선무다. 또 , 여전히 박지성에게 가장 어울리는 포지션이 측면이라는 점에서도 중앙미드필더의 확보는 마크휴즈감독에게 있어 보다 다양한 전술의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물론, 선택은 감독의 몫이다. 현재로써는 센트럴 박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이지만, QPR의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여지가 있다. 바로 그 여지가 강팀과 만나는 3,4,5라운드가 될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

조직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한 QPR!! 하지만, 일정은 일단  QPR의 편이 아닌 듯하다. 물론, 강팀과의 경기에서 이변을 일으키며 그 기운이 팀 정비로 이어진다면 그보다 좋은 시나리오는 없다.

QPR의 마크휴즈 감독 뿐만 아니라 박지성에게도 강팀과의 3연전은 중요하다. 노리치전에서 보여준 적극적인 플레이가 더욱 요구된다.아니,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 한발 물러나 수비적인 모습으로 경기를 펼친다면 박지성 자신에게 뿐만 아니라 팀에게도 이로울 것이 없다.

적극적인 플레이로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고, 맨유에서 처럼 파울을 유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그것이 바로 현재의 위기에 처한 QPR에서 박지성이 해야 할 가장 큰 임무일 것이다.

QPR 박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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