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배성재 아나운서는 2005년 KBS 31기 공채 아나운서가 됐지만, 2006년 다시 시험을 보고 SBS에 입사했다. 학창시절부터 스포츠에 관심이 있었던 그는 SBS에서 주로 축구 캐스터로 활약하고 있다.

SBS 배성재 아나운서는 2005년 KBS 31기 공채 아나운서가 됐지만, 2006년 다시 시험을 보고 SBS에 입사했다. 학창시절부터 스포츠에 관심이 있었던 그는 SBS에서 주로 축구 캐스터로 활약하고 있다. 최근 운동을 해서 무려 10kg을 감량했다는 그는 지난해 겨울 만났을 때와 사뭇 달라 보였다. ⓒ SBS


작년 겨울, SBS 배성재 아나운서를 인터뷰했을 때였다. 기사 제목을 '배성재 아나운서와 함께 축구 개(그)드립의 세계로!'로 뽑아놓고 좀 미안했는데, 정작 본인은 "(그)를 빼면 더 좋았을 텐데"라고 한 술 더 떴다.

축구 중계를 하며 끊임없이 시도하는 개그, 이른바 '개드립'으로 정평이 나 있는 배성재 아나운서가 이번 2012 런던올림픽에서도 활약을 하고 돌아왔다.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중계 당시 할리우드 액션을 하는 선수에게 써먹었던 "벌에 쏘였나요?"를 '재탕'했는데도, 다시금 '드립 어록'에 올랐다.

그의 개그 뿐 아니라, 언젠가부터 'SBS가 축구 중계를 하면 이긴다'는 기분 좋은 속설도 화제가 되면서 배성재-차범근은 꽤 인기 있는 콤비로 각광받고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두 사람이 함께 중계한 스위스·영국·일본과의 세 경기에서 모두 한국이 이겼다.

"축구협회 관계자들도 SBS가 중계하면 좋아해요.(웃음) 이번에 홍명보 감독님도 차범근 위원에게 'SBS가 중계하면 지지 않더라' 했다더라고요. 그런 징크스는 좋은 것 같아요."

"<무한도전> 김태호 PD에게 좀 죄송하더라"

SBS는 이번 올림픽 축구 4강전인 한국-브라질 경기의 중계권을 획득하지 못해 라디오로 중계를 했다. 하지만 불행은 어떤 면에서 기회가 되기도 했다. 중계권 획득 실패를 아쉬워하는 배성재 아나운서의 트위터 글에 MBC <무한도전>의 김태호 PD가 "M(BC) 화면에 S(BS) 라디오를 틀어놓고 볼까요?"라고 격려하면서 오히려 화제가 된 것.

배 아나운서는 당시 상황을 두고 "김태호 PD님과 공연을 같이 본 게 인연이 되어서 밥 먹고 인사드린 적이 있다"며 "내가 팬이라서 트위터 팔로워였는데, 그분도 나를 팔로우하고 있었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분명히 그쪽(MBC)에서는 분위기가 안 좋았을 수도 있는데, 좀 죄송하더라"라고 덧붙였다.

 SBS 차범근 해설위원과 배성재 아나운서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호흡을 맞춘 이후 2012 런던올림픽 3연전까지 축구 중계를 함께했다. 두 사람이 중계한 한국 경기는 9승 1무라는 결과를 내며 'SBS가 중계하면 한국이 이긴다'는 속설을 낳기도 했다.

SBS 차범근 해설위원과 배성재 아나운서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호흡을 맞춘 이후 2012 런던올림픽 3연전까지 축구 중계를 함께했다. 두 사람이 중계한 한국 경기는 9승 1무라는 결과를 내며 'SBS가 중계하면 한국이 이긴다'는 속설을 낳기도 했다. ⓒ SBS


평소 축구 팬들이 즐겨 찾던 배성재 아나운서의 트위터는 런던올림픽 중계 이후로 팔로워가 2배가 늘었단다. SNS 상에서의 SBS 축구 중계에 대한 호평에 힘을 받은 배성재 아나운서와 차범근 해설위원은 승부차기까지 이어진 영국전 당시, 130분 동안 서서 중계를 하기도 했다. 앉으면 그라운드가 보이지 않아서 섰지만, 현장감 전달에는 더 효과적이었다고.

"차범근 위원은 우수한 인재, 하지만 단점은?"

명콤비로 불리는 차범근 해설위원과 배성재 캐스터는 성향이 다른 편이다. 차 위원이 빠르게 선수들의 상황을 파악해서 차분하게 전달한다면, 배 아나운서는 촌철살인의 농담으로 재미를 주는 데 능하다. 하지만 대개 차범근 위원은 그의 유머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아왔다.

"차범근 해설위원이 (개드립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잘 못 알아들으세요. 이전에 차 위원이 함께 중계를 했던 김성주 캐스터는 대중적인 언어를 쓰고 예능감도 있다면, 저는 축구 팬들이 공감할 만한 말을 하거든요.

차 위원은 중계 다음날 복습을 위해 방송을 다시 듣곤 하는데, 그때 좀 웃으세요. 그리고 안 웃어서 미안하다고 하시죠.(웃음) 가끔 제가 차 위원에게 면박을 주기도 하는데, 오히려 재밌어 하세요. 옆에서 분위기를 밝게 하는 사람을 좋아하시거든요."  

 2012 런던올림픽 축구 중계를 맡은 SBS 차범근 해설위원(오른쪽)과 배성재 캐스터

2012 런던올림픽 축구 중계를 맡았던 SBS 차범근 해설위원(오른쪽)과 배성재 캐스터 ⓒ SBS


배성재 아나운서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부터 함께 호흡을 맞춘 차범근 해설위원의 장점에 대해 "한 눈에 선수들의 상태를 금방 파악한다"고 설명하며 "워낙 사람이 좋으면서도 우수한 인재"라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조금만 온도가 올라가거나 내려가면 바로 몸이 반응하는 것이 단점"이라며 "경기 중에 잘 들어보면 이상한 소리가 나는데, 차 위원이 옷을 껴입느라 그런 것"이라고 귀띔했다.

"회사에서 축구 외에 야구 캐스터도 하라는 제의를 했는데, 축구 중계만 하기에도 벅차요. 일주일에 축구 경기 하나를 중계하려면 3일 정도 준비를 해야 하거든요. 앞으로도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는 축구 중계를 계속 하고 싶어요.

스포츠 중계 외에 하고 싶은 건 라디오 DJ예요. 4년 동안 라디오(<배성재의 행복한 아침>)를 진행하면서 청취율도 올라가고 광고도 완판돼서 행복했는데 지금은 하차했어요. 축구와 둘 중에 선택할 수 없을 정도로 라디오가 좋아요. 제가 TV에서 얼굴을 내놓는 걸 불편해 하거든요. 웬만하면 얼굴이 적게 나왔으면 좋겠어요.(웃음)"

배성재 차범근 SBS 축구 개드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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