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캠프>에 출연한 안철수 원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

<힐링캠프>에 출연한 안철수 원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 ⓒ SBS


"(대선 출마) 조만간 결론을 내려야 겠죠."

성격 급한 이들을 만족시킬 '선언'은 없었다. 하지만 "나라의 운명을 TV 프로그램 출연하는 것에 맡겨서는 안 될 것"이라던 박근혜 캠프를 비롯한 여당과 야당의 경선 후보들, 그리고 보수 언론들을 긴장시키기엔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의 출연 소식이 알려지며 정치권을 비롯해 온국민의 눈과 귀를 집중시킬 것이라 예상됐던 23일 SBS <힐링캠프> 방송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전국 시청률 18.7%(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 서울 기준으론 22%. 방영 전후 SNS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안철수 효과'가 지상파에서 입증되는 순간이었다.  

이는 지난 1월 출연한 대권주자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 출연 분의 12.2%나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의 10.5%와 비교했을 때 실로 압도적인 수치로, <힐링캠프>만 놓고 봤도 전주 보다 무려 6.8%P 수직 상승을 이뤘고, 이전 자체 최고 기록인 '고소영 편'의 13.2%에서도 5.5%P 상승한 수치다.

안 원장의 출연 소식이 알려진 요 며칠간 정치권과 일부 언론으로부터 공정성과 형평성 논란에 시달려야 했던 <힐링캠프>와 SBS 측은 충분한 명분과 성과를 보상받은 셈이 됐다. 시청자들 또한 안 원장의 그간의 입장을 브라운관으로 확인하는 계기가 되어줬다.

그렇다면 여기서 잠깐, 그렇다면 박근혜․문재인 두 대권주자가 출연했을 당시 지지율과 현재의 지지율은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그렇게도 여야를 모두 긴장시켰던 <힐링캠프>의 시청률과 비교한다면 또 어떤 흥미로운 결과가 나올까.

'힐링' 성적표는 박근혜 12.2% VS 문재인 10.5% VS 안철수 18.7%

<힐링캠프> 박근혜․문재인 편이 연이어 방영된 후 1주일이 지난 시점인 1월 셋째 주 리얼미터 조사결과(19살이상 유권자 3750명 대상, 휴대전화 20%, 유선전화 80%,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1.6%포인트)를 보자.

대선주자 다자대결 구도에선 '박근혜 28.8%, 안철수 28.1%, 문재인 15.3%'란 결과가 도출됐다. 이때까지 서울시장 선거의 여파가 남아있던 안철수 원장의 인기가 만만치 않았던 시기였다. 

'안철수 56.4% VS 박근혜 34.9%', 대선주자 양자대결 구도에서는 안철수 원장의 압도적인 우세였다. 현재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인 문재인 상임고문은 '4.11 총선'까지도 석 달을 남겨놨던 이 시기, 노무현 재단 이사장의 위치에서 인지도를 쌓던 상태였다.

정확히 6개월이 지난 7월 23일, 이 3인의 유력 대권주자들의 지지율은 이 기간 꽤나 변동이 있었다. 안철수 원장이 정중동을 고집하며 장고를 거듭하는 사이 지지율은 떨어졌고, 박근혜 의원은 40% 선을 고수해 왔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총선 승리 이후 차곡차곡 지지율을 쌓아 올리며 2위 자리를 꿰찼다.

변수는 역시 "가능성을 열어놓고 국민의 판단을 듣겠다"고 밝힌 안철수 원장이었다. 지난 19일 <안철수의 생각> 출간과 함께 대선행보에 시동을 건 안철수 원장은 23일 리얼미터 조사에선 다시 2위로 올라섰다.

'박근혜 37.8%, 안철수 18.8%, 문재인 17.2%' 박근혜 의원은 전주에 비해 3.4% 하락했고, 안철수 원장은 출판과 <힐링캠프> 출연으로 다시금 주목을 받으며 2위로 복귀했다. 박근혜, 안철수의 양자 대결은 47.7% VS 44.8%. 1월과 비교, 6개월 동안 1, 2위는 뒤짚어졌지만 안 원장의 지지율이 다시 상승하면서 전주보다 2.9%p 좁혀졌다. 박근혜 대 문재인은 '51.2% 대 38.8%'였다.

 <힐링캠프> '안철수 편'의 한 장면

<힐링캠프> '안철수 편'의 한 장면 ⓒ SBS


인터넷, SNS 평정한 <힐링캠프> 효과의 후폭풍은?

지난 1월 문재인 상임고문은 <힐링캠프> 출연으로 지지율이 전주 대비 5.9%p 상승하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낳았다. 안 원장의 출연에 정치권이 촉각을 세웠던 이유가 거기에 있다.

단순 시청률만 놓고 보면, 18.7%의 의미를 폄훼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상파가 전부가 아니었다. 실제 <힐링캠프> 안철수 편이 방영되던 오후 11시, 인터넷 PC와 모바일, 태블랫 PC로 실시간 시청이 가능한 '티빙'의 시청률은 49.5%까지 치솟았다.

인터넷과 SNS 상에서의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1분당 이름을 검색 숫자를 나타내는 포털 다음의 '트위터 인물' 코너는 오후 11시 이후 안철수 원장의 검색 수가 분당 3000회라는 압도적인 숫자로 치솟기도 했다. 각종 포털 검색어 SNS 검색어 역시 '안철수' '안철수 힐링캠프' '안철수 아내' '청춘콘서트' 등으로 도배됐다.

그러니까, 관심은 <힐링캠프> 출연 이후 안 원장의 지지율 상승과 같은 변화 폭이다. 문재인 상임 고문의 5.9%를 넘어설지, 또 박근혜 의원과의 양자 대결에서 지난 1월의 우세를 되찾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철수 원장이 어제 박근혜 후보를 양자대결 구도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습니다. 대담집 출간 이후 지지율이 계속 상승중인데, 힐링캠프 방송전에 조사를 한것이므로, 오늘 조사에서도 추가로 상승할지, 상승세를 유지하는 수준일지 주목됩니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의 트위터 촌평처럼, 공정성 시비를 뒤로 한 채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힐링캠프> 안철수 편의 후폭풍을 지켜보도록 하자.

안철수 힐링캠프 박근혜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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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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