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유운성 프로그래머

전주국제영화제 유운성 프로그래머 ⓒ 전주국제영화제


유운성 프로그래머가 자신을 해임한 전주영화제측에 공식으로 항의서를 보냈다.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12일 오전 '전주국제영화제의 프로그래머 부당해임조치에 대한 항의서'라는 제목의 문서를 작성, 공식 배포했다.

문서에는 그간 유운성 프로그래머가 주장했던 내용이 정리돼 있었다. 지난 5일 민병록 전주국제영화제 위원장에게 해임통보를 받은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그동안 해임 이유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혀 달라고 요구했음에도 제대로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면서 "그간 해임에 대해서 들은 말은 민병록 집행위원장이 '결산 기자 회견 때 한 말 때문에 지역 언론이 뭉쳐서 가만 두면 안 된다 난리니 그만둬야 할 것 같아' 뿐이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된 유운성 프로그래머의 발언은 지난 5월 4일 영화제 공식 결산 기자회견자리에서 나온 말이었다. 당시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 영화와 공연 말고는 볼  게  없었다는  시민들의  지적이  많다"는 전주지역 신문기자의 질문에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도 트는 축제가 아니라 말 그대로 영화제"라고 답한 걸로 알려졌다.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서면에서 "지난 6월 1일 전주국제영화제 측은 비밀리에 인사위원회를 소집, 저를 해임키로 결정했다"면서 "영화제 측이 내놓은 공식입장이란 게 독단적인 태도나 행동이 조직의 화합과 운영에 중대한 과실을 초래 한다는 모호한 답변이었다"고 설명했다.

공식 항의서를 통해 유 프로그래머는 해임을 철회와 즉각 복직 절차 이행을 요구했고, 6월 1일에 열린 인사위원회 회의록과 해임이유를 분명히 밝힐 것을 촉구했다. 또한 당시 인사위원회에 참여한 민병록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김건 부집행위원장 등 총 5명의 인사들의 사퇴를 요구했다.

 지난 전주영화제 기간 중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민병록 위원장(맨 우측)과 유운성 프로그래머(맨 좌측)

지난 전주영화제 기간 중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민병록 위원장(맨 우측)과 유운성 프로그래머(맨 좌측) ⓒ 전주국제영화제


적극적 대응하겠다는 유운성 프로 말에 국내외 영화인들 적극 동참

지난 8일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오마이스타>와의 통화에서 전주국제영화제 측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관련기사: 전주영화제 공식 입장 "유운성 해임, 어떤 외압도 없었다"

이에 따라 지난 11일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생들이 유운성 프로그래머 해임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유 프로그래머와 함께 영화제를 맡아 일해 왔던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램팀 및 사무국 스태프 16인 역시 "유 프로는 독단과는 거리가 먼, 오히려 가장 소통하기 편했던 상대였다"며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전주국제영화제와 적극적인 유대관계를 맺어온 스위스 로카르노영화제는 유운성 프로그래머의 해임 소식에 전주영화제와의 관계를 중단하겠다는 뜻을 전해오기도 했다. (관련기사: 로카르노영화제, 프로그래머 해임한 JIFF와 협력 중단?

또한 유운성 프로그래머에 따르면 영화 <토리노의 말>을 연출한 벨라 타르 감독, 2012 전주영화제 개막작인 <시스터>의 위르실라 메이에 감독, <아직 할말이 남았지만>의 잉량 감독 등 해외 영화인들의 지지 역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국내외 영화인들이 전주국제영화제 측의 태도에 대해 직간접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편, 전주국제영화제 홍영주 사무국장은 지난 8일 <오마이스타>와의 통화에서 "구체적 해임 사유에 대해선 서면으로 이미 발송했다"면서 "해임사유를 공개하기는 곤란하다. 유운성 프로그래머가 사건을 공개하기에 앞서 대화를 시도하지 않아 유감"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12일 <오마이스타> 측에 "영화제 측이 공개하면 서로 다친다고 했던 해임 사유는 저에 대한 인신공격이 될 것임을 확인했다"고 알려왔다. 또한 전주국제영화제 사무국의 한 스태프는 12일 부로 유운성 프로그래머 지지 성명에 추가로 12명이 동참해 총 28명의 인원이 되었음을 알렸다.

유운성 프로그래머의 공식 항의서 전문

 지난 11일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들이 붙인 벽보 사진.

지난 11일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들이 붙인 벽보 사진. ⓒ @kjhyun84


전주국제영화제의 프로그래머 부당해임조치에 대한 항의서

지난 6월 5일 화요일, (재)전주국제영화제(조직위원장 송하진, 집행위원장 민병록)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제게 해임을 통보해 왔습니다. 그동안 민병록 집행위원장과 영화제사무국 측에 제 해임의 이유를 분명하게 공식적으로 밝혀 달라고 요구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저는 제대로 된 답변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제 해임을 통보한 5일, 민병록 집행위원장에게서 다음과 같은 말을 들은 것이 전부입니다. "그... 결산기자회견에서 유프로(유운성 프로그래머)가 한 말 때문에... 아주 지역언론들이 똘똘 뭉쳐서... 이런 사람을 가만 두면 안 된다고 난리야. 내가 막으려고 해 봤는데... 역시 유프로가 그만둬야 할 것 같애."

지난 5월 4일 금요일,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 결산기자회견장에서,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 영화와 공연 말고는 볼 게 없었다는 시민들의 지적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한 전주지역 신문기자의 질문에 저는 다음과 같이 답변했습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도 트는 축제가 아니라 말 그대로 영화제입니다."

지난 6월 1일 금요일, 전주국제영화제 측은 비밀리에 인사위원회를 소집하고 저를 해임키로 결정했습니다. 해임통보 당시,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만을 내놓았을 뿐입니다.

이후 여러 사람들이 보다 수긍할 만한 이유를 제시할 것을 요구하자, 전주국제영화제 측은 지난 6월 7일 발표한 공식입장을 통해 "13회 영화제 기간 내내 보여준 유운성 프로그래머의 독단적인 태도나 행동은 조직의 화합과 운영에 중대한 과실을 초래하였"다는 모호한 답변을 추가로 제시했을 뿐입니다. (게다가 이 '공식입장'을 담은 보도자료는 소식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주지역의 언론에만 배포되었습니다.)

이에 저는 전주국제영화제 측에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입니다.

1. 나는 2012년 6월 5일에 비공식적인 방식으로 통보된 나의 해임이 전적으로 부당하다고 생각하며 전주국제영화제가 즉각 이를 철회하고 복직절차를 밟아줄 것을 요구한다.

2. 나는 전주국제영화제 측이 지난 2012년 6월 1일에 열렸던 인사위원회의 회의록을 공개하고
나를 해임한 이유를 명확히 밝혀줄 것을 요구한다.

3. 나는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송하진 전주시장)가 지난 6월 1일 비밀리에 열린 인사위원회에 참여한 민병록 집행위원장 이하 5인을, 내 해임사유에 관해 거짓을 말하거나 모호하게 언급해 현재와 같은 사태를 초래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 즉각 해임시킬 것을 요구한다.

(6월 1일의 인사위원회에 참여했던 이들은 다음과 같다 : 민병록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김건 (전주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 홍영주 (전주국제영화제 사무국장) 이영호 (전북독립영화협회 이사장) 노학기 (전주시 신성장산업본부장))

유운성 전주국제영화제 지역언론 한예종 민병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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