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행이 확정된 이승준과 동부 강동희 감독

원주행이 확정된 이승준과 동부 강동희 감독 ⓒ KBL


될 집안은 정말 뭘 해도 되는가 보다. 이승준의 차기 행선지가 원주 동부로 결정났다.

지난 3일 동부와 SK는 나란히 이승준이 1순위로 적힌 영입의향서를 제출했다. 보수총액이 높은 구단에 우선협상권이 주어지는 규정이 있었지만 이는 유명무실한 규정에 불과했다. 혼혈선수 연봉 상한선은 지난 시즌 샐러리캡 20억 원의 25%라는 제한을 받는다. 두 팀이 규정상 귀화혼혈선수에게 제시할 수 있는 최대금액인 5억원(연봉 4억 5천만 원, 인센티브 5천만 원)을 배팅하는 것은 당연했다. 각각 오리온스와 모비스로 이적하게 된 전태풍과 문태영의 연봉 역시 5억 원이다.

KBL은 7일 오전 10시 KBL 센터에서 혼혈선수 추첨을 진행했다. 추첨은 동부와 SK, 양 팀 크기가 같은 황금색 공을 한 개씩 넣고 안준호 이사가 뽑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50% 확률 게임의 승자는 지난 시즌 정규시즌 우승팀 원주 동부였다. '복불복' 게임의 승패가 결정되자 동부측 관계자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SK측은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SK는 김선형과 이승준의 콤비탄생을 기대했지만 모든 게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반면 동부는 군입대 한 윤호영의 공백을 메우며 다음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승준-김주성, 새로운 콤비의 탄생

이승준이라는 거물을 품에 안은 동부는 이승준과 김주성이라는 역대 최강급 콤비를 보유하게 됐다. 김주성이 FA 신분을 얻게 됐지만 그가 원주 동부의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점, 또한 그의 몸값이 7억원이라는 점에서 김주성의 이적은 생각하기 어렵다. 여기에 드래프트를 통해 뽑게 될 외국인선수까지 가세하면 새로운 트리플 타워를 이룰 수 있다.

이승준은 윤호영보다 7cm가 더 높다. 안 그래도 높은 동부의 높이가 더욱 높아진 셈이다. 점점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김주성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을 뿐더러 다소 빈약한 것으로 평가받던 동부의 공격력에 활로를 뚫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이승준은 높이는 높지만 본래 수비력이 강한 선수는 아니다. 블록슛도 윤호영의 1.4개보다 다소 낮은 1.2개에 그쳤을 뿐만 아니라, 수비에 대한 의지가 약하다는 평가를 자주 받아왔다.

또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끈끈한 농구가 장점인 동부에 이승준이 녹아들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화려한 농구를 추구하는 이승준은 서울 삼성 시절 다소 무리한 공격으로 팀의 흐름을 끊어버리는 원흉이 되기도 했다. 끈끈하고 조직적인 수비 농구를 지향하는 원주 동부가 이승준에게는 맞지 않는 옷이 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원주 동부의 이승준 영입은 지난해 극강의 모습을 보인 원주 동부에 날개를 달아준 격이 됐다. 파란 유니폼 대신 녹색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이승준이 지난시즌 동부의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의 한을 풀어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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