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김선빈은 올해야말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골든글러브 유격수로 우뚝설 수 있을까?

과연 김선빈은 올해야말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골든글러브 유격수로 우뚝설 수 있을까? ⓒ KIA 타이거즈


'5월은 어린이달, 김선빈 세상!'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에 '무등 메시'라 불리는 김선빈(23)이 없었으면 어찌할 뻔 했을까. 상상만으로도 KIA팬들은 등골이 서늘해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김선빈이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8시즌 프로에 데뷔한 이래 김선빈은 KIA에서 가장 기복 없이 꾸준한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가장 어려운 포지션 중 하나인 유격수를 맡고 있으면서도 준수한 타격 솜씨를 뽐내고 있으며 크고 작은 문제에 일절 휘말리지 않은 채 오직 야구에만 집중하고있는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선빈의 프로활동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화순고 시절부터 투타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리틀 이종범'으로 불렸지만 프로야구 최단신(164cm)이라는 신체적 약점으로 인해 저평가 당하기 일쑤였다. 그로 인해 연고팀 KIA 입단도 불투명해 보였는데 다행히(?)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화로 인해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프로에 입단해서도 김선빈 앞에는 항상 장벽들이 존재했다. 김선빈이 막 입단했을 당시 조범현 감독은 LA 다저스에서 백업 유격수로 활약한 윌슨 발데스를 데려와 유격수 포지션을 맡겼다.

동계훈련 당시 김선빈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것은 사실이었지만 당장 주전으로 쓰기에는 미덥지 못했던 것. 발데스를 퇴출한 이후에도 최고의 수비수 중 하나인 이현곤이 김선빈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하지만 김선빈은 주변 상황에 흔들리기보다는 묵묵히 자신의 실력 향상에 몰두했다. 그 결과 공수에서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고 어느새 KIA의 주전 유격수는 그의 몫이 됐다.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 보여준 김선빈

그럼에도 김선빈은 한동안 계속해서 살얼음 행보를 걸어야 했다. 한창 넥센이 '선수 팔기'로 팬들의 비난을 사던 시절, 일부에서는 연고지 출신 대형 유격수인 강정호(넥센)의 트레이드 루머가 돌며 구단 안팎으로 시끄러운 적도 있었다. 강정호를 데려온다는 것은 김선빈이 팀을 떠나야 하거나 혹은 백업으로 밀린다는 얘기인지라 당사자 입장에서는 상당한 심리적 압박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팀들이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넥센 선수들을 끌어모으는 와중에도 KIA는 여기에 동참하지 않았고 김선빈은 이러한 구단의 믿음에 보답하듯 해가 갈수록 실력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정호 트레이드 설이 한창이던 당시 다른 팀 팬들은 "도덕적으로 안 될 일이다"며 KIA를 공격했다.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들은 넥센 선수들을 사들여 전력보강을 했음에도 아직 결과도 나오지 않은 팀을 비난했던 것. 어찌 보면 황당하기 이를 데 없는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지난 시즌은 김선빈 입장에게 상당히 아쉬운 시즌이었다. 시즌이 시작되기 무섭게 공격 각 부분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4월 한때 타격(0.600)-최다안타(9개)-타점(7개)-도루(4개)-출루율(0.684)까지 무려 5개 부문에서 리그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김선빈은 수비 도중 타구에 맞아 얼굴을 크게 다쳐 상승세가 꺾였다. 당초 시즌 아웃이라는 얘기까지 있었지만 김선빈은 팀 사정을 감안해 예상보다 훨씬 빨리 돌아오는 '근성'까지 보여줬다.

김선빈은 큰 부상으로 몸 상태는 물론 페이스가 완전히 망가져 버렸음에도 타율 0.290, 22도루 50볼넷의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고 유격수 부분 골든 글러브 후보로 마지막까지 다른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었다.

김선빈, 3할 타율과 30도루가 절실하다

올해 역시 김선빈은 상당히 좋은 페이스를 유지해가고 있다. 타율 0.318로 전체 9위(유격수 부분 2위)를 달리는 것을 비롯 볼넷(전체 2위), 도루(전체 6위), 출루율(전체 2위)등 공격 각 부분에서 고르게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장타력을 앞세운 강정호(넥센)가 워낙 맹위를 떨치고 있어 눈에 덜 띌 뿐 올해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현재의 추세만 꾸준히 이어갈 경우 유격수 부분에서 강정호의 아성에 도전할 유일한 유격수가 될 가능성도 크다.

데뷔 첫해부터 10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타율 0.255를 기록한 김선빈은 매해 2할대 후반의 타율을 기록했다. 포지션이 유격수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굉장히 준수한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프로야구에는 강정호 외에도 김상수-오지환-이대수 등 공수를 겸비한 좋은 유격수들이 대거 활약 중이다. 어지간한 성적으로 골든 글러브를 노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김선빈 입장에서 올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데뷔 후 한 번도 해내지 못한 3할 타율과 30도루가 절실하다.

김선빈은 5월 들어 매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4경기에서 무려 8개의 안타를 몰아친 것을 비롯해, 5타점-3도루로 다방면에서 고르게 활약했다. 지난 3일 SK전에서 철벽 마무리 정우람을 상대로 2타점 동점 적시타를 쳐내는가 하면 어린이날이었던 5일 넥센전에서는 4안타-3도루로 팀 타선을 이끌었다.

이범호-김상현의 중심 타선이 빈 데다 '톱타자' 이용규마저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임을 감안했을 때, 김선빈의 5월 상승세는 소속팀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과연 김선빈은 올해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골든 글러브 유격수로 우뚝 설 수 있을까. 5월의 대반란을 노리는 김선빈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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