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세 감독

2008년 전주국제 영화제를 찾은 이명세 감독. ⓒ 성하훈


문제의 발단은 어디서부터일까. 영화 <미스터 K>를 둘러싸고 제작사 JK필름이 3일 공식 입장을 전한 가운데 이명세 감독이 심경을 밝혔다.

이명세 감독은 4일 저녁 <오마이스타>와의 통화에서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현재 입장을 언급했다.

JK필름의 공식입장 발표가 있기 전, 본래 이명세 감독은 7일 기자들을 불러 그간의 상황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제작사 측이 기자회견을 한 상황에 이명세 감독은 대응을 하지 않는 쪽으로 생각을 굳힌 것이다

이명세 감독은 "원래는 아는 기자 분들을 불러서 (기자회견을) 할 생각이었지만 지금 상황에서 대응을 한다는 게 내가 괴물이 돼 가는 느낌이다"면서 "추후에 입장을 정리해서 말씀을 드리겠다. 하나님은 다 아실 것이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그간 이명세 감독에 대한 보도와 JK필름 측의 공식 입장을 미루어 보면, <미스터 K> 하차과정과 함께 작품의 저작권, 위자료 및 잔금 지급 문제 등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울러 대기업 투자사의 외압 여부도 일각에서 문제 제기를 하는 상황이다.

JK필름 측의 공식 기자회견 이후 이명세 감독은 "기사가 많이 나왔다는 이야기만 들었고 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시간이 조금 더 지나서 말할 수 있을 때, 그때 뵙겠다"라며 현재의 입장을 정리했다.

영화는 계속 진행,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는 많다

 영화 <M> 촬영 당시 이명세 감독

영화 촬영 당시 이명세 감독 ⓒ 청어람


JK필름의 길영민 대표는 3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은 이명세 감독님과 신뢰가 깨진 상황이라 생각한다"며 "<해운대> <퀵> 조감독 출신인 이승준 감독이 연출을 맡아 5월 중순 촬영을 재개할 생각"임을 밝혔다.

길영민 대표는 "<미스터 K>의 저작권 관련 문제 역시 정리가 필요하다"며 법적인 대응 의사를 보이기도 했다. 이명세 감독은 지난 4월 24일 <미스터 K>에 대한 저작권을 본인의 이름으로 등록을 했다. 이에 대해 이명세 감독은 "원안과 각색 부분은 윤제균 감독과 공동으로 명의를 갖고 각본은 박수진 작가가 갖는 걸로 처음부터 얘기가 된 상황이었다"고 말한 걸로 알려졌다.

이 지점이 양측의 이야기가 갈리는 부분이다. 애초 JK필름이 정리한 사건일지를 보면 JK필름이 2009년 <미스터 K>를 기획, 2010년 박수진 작가가 시나리오 초고를 완료한 후, 이명세 감독과 연출 계약을 한 걸로 돼 있다.

하지만 이명세 감독은 <오마이스타>와 통화에서 "저작권 크레딧은 이미 작품을 하기로 시작할 때부터 정리를 한 상황이었다. 저작권 등록한 건 내가 정리한 촬영 버전이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윤제균 감독이 작업을 하자고 했을 때 시나리오가 완성된 게 있는 줄 알았는데 일종의 아이디어만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한국판 '007' 같은 첩보 액션을 가미하면 어떨지 아이디어를 주었고, 이후 초고가 나온 것"이라고 언급했다.

영화 <미스터K>는 최근 <최종협상종결자>라는 제목으로 촬영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영화는 대한민국 최고의 비밀요원이 국가가 지시한 작전을 수행하던 중, 그의 아내가 사건에 휘말린다는 내용의 액션영화다. 제작비 100억 원대의 대작 <미스터 K>는 현재까지 33억 원의 제작비가 이미 들어간 상황이다.

제작 과정에서 영화의 투자 배급을 맡은 CJ의 입김이 들어갔다는 정황에 대해 CJ측은 "<미스터 K> 사태와 관련한 문제는 제작사인 JK필름 측 의견에 따를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JK 필름 역시 "그건 아니다. 작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부분도 (CJ 측의) 검열이 아니라 작업하면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부분이며, (이번 문제는) CJ와 상의는 했지만 제작사와 감독 간의 문제"라고 입장을 전했다.

한편, 영화는 기존의 배우들을 중심으로 일부 스태프를 재정비 한 다음 <최종협상종결자>란 이름으로 5월 중순에 재개할 예정이다.

영화 <미스터 K> 사건일지 (2012년 5월 5일 기준)

2010.7  JK필름 박수진 작가의 <미스터 K> 시나리오 초고 완료.
(이명세 감독 합류 순서는 JK는 초고 완성 이후로 이명세 감독은 초고 완성 전으로 상이)

2012.3.12  <미스터 K> 타이 크랭크인. 6회차 촬영.

2012.3.29~4.2  국내 촬영 크랭크 인. (양수리 세트장)

2012.4.4 이명세 감독 1차 편집본 전달, JK필름 확인 후 감독과 대화 시도. (9회차 촬영)

2012.4.6 JK필름이 제작 진행 점검을 위한 촬영 중단을 감독에게 요청.

2012.4.7 이명세 감독, 현장에 변호사 대동.

2012.4.8 이명세 감독과 윤제균 감독(JK필름) 첫 번째 만남. (합의 안됨)

2012.4.9~10 JK필름, 스태프들에게 이번 문제가 장기화될 것 같다는 사실을 알림.

2012.4.16 이명세 감독과 윤제균 감독 두 번째 만남. 이명세 감독이 공동 연출 제안함.
('코미디는 윤제균, 액션은 이명세가 찍는 방향' 윤제균 감독이 거절)

2012.4.22 <미스터 K> 조감독, JK필름에 전화해 이명세 감독 하차 의사 전달.

2012.4.24 이명세 감독, <미스터 K> 하차 결정 기사화.

2012.4.25 JK필름, 이명세 감독이 <미스터 K>가 이명세 감독 이름으로 지적 재산권 등록이 된 사실 확인.

2012.4.26 이명세 감독과 윤제균 감독 세 번째 만남. 스태프 문제 협의.

2012.5.3 JK필름 공식 기자 회견. 이명세 감독 대신 <퀵> 조감독 출신인 이승준 감독 연출 사실 공지. 영화 이름은 <최종협상종결자>로 변경.

2012.5.3~5.4 이명세 감독 <오마이스타> 및 여러 매체와 통화. 공식 기자회견 없을 것이라는 사실 고지. 촬영 재개 위해 협의 중.


이명세 윤제균 미스터K 설경구 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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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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