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직 할 말이 남았지만>의 한 장면.

영화 <아직 할 말이 남았지만>의 한 장면. ⓒ 전주국제영화제


순조롭게 개막을 알린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지만 준비과정에서 상영작 하나가 출품되지 못할 뻔한 사연이 있었다.

해당 영화는 잉 량 감독의 <아직 할 말이 남았지만>이다. 중국 사법 권력의 비합리적 행동을 날카롭게 짚어낸 이 영화는 전주국제영화제의 간판 코너 중 하나인 'JIFF 프로젝트-디지털 삼인삼색 2012' 부문에 출품 된 작품이다.

전주국제영화제 측에 따르면 <아직 할 말이 남았지만>이 출품되기로 한 이후 한 낯선 사람이 개막 전 영화제 사무국으로 찾아왔고 이 영화의 판권을 사고 싶으니 대신 영화제 상영을 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 사무국이 이런 요구를 거부하면서 사건은 종결되었고 영화는 예정대로 출품됐다.

이 이야기는 26일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 당일 알려진 내용이다. 개막식이 치러지는 과정에서 무대 위로 오른 민병록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중국이 영화제 개막 전, 어떤 영화를 상영하지 못하도록 압박을 가해왔지만 영화의 판권을 100억 원을 준다고 해도 사지 않겠다고 했다"고 운을 뗐었다. 영화 제목은 밝히진 않았지만 잉 량 감독의 <아직 할 말이 남았지만>이 그 대상이었던 것.

중국 정부 직접적 압력은 없어...무역상 자처한 한국 사람이 판권 문의 한 것

유운성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중국 정부는 아니었고 사무실로 어떤 한국 분이 무역상이라며 왔었고, 중국 쪽 연락을 받고 왔는데 그 영화를 살 수 있느냐. 사면 영화제에서 상영을 안 할 수 있느냐고 물은 것이 정확한 내막"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중국에서 100억에 사겠다는 말이 아니라 그 무역상이 자기에게 팔라고 하기에 우리 쪽에서 100억 원을 준다고 해도 팔 수 없다고 답한 것"이라고 전후 과정을 설명했다. 

 <아직 할 말이 남았지만>을 연출한 잉 량 감독. 현재 그는 중국 공안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홍콩에 머물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아직 할 말이 남았지만>을 연출한 잉 량 감독. 현재 그는 중국 공안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홍콩에 머물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 전주국제영화제

잉 량 감독의 <아직 할 말이 남았지만>은 중국 경관 6명을 살해한 양지아라는 남자를 중국 정부가 4개월 만에 사형시킨 사건을 담은 작품이다.

당시 양지아는 3개월 만에 3심 판결을 모두 받았고, 그의 어머니는 중국 정부에 의해 정신병원에 감금당했다. 영화는 이 사건을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을 따라간다.  

현재 중국에선 이 사건의 공식적 언론보도가 금지된 상태다. 중국 정부는 작품을 연출한 잉 량 감독에게도 공안을 보내 작품을 폐기하면 영화 제작비를 보존해주겠다는 말을 전했고, 현재 잉 량 감독은 정부 당국의 감시를 피해 홍콩으로 몸을 피한 상태로 알려졌다.

한편 영화 <아직 할 말이 남았지만>은 28일 오후 5시 전주시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에서 상영된다.

전주국제영화제 중국 임슬옹 손은서 사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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