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밤 11시부터 12일 새벽 1시까지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Mnet '슈퍼스타K3'파이널 무대에서 최종우승자인 울랄라세션을 포함한 TOP11이 울랄라세션의 앵콜송을 함께 부르며 인사하고 있다.

Mnet '슈퍼스타K3'파이널 무대에서 최종우승자인 울랄라세션을 포함한 TOP11이 앵콜송을 함께 부르며 인사하고 있다 ⓒ 이정민


오디션은 한때 부는 광풍이 아니었다. 최근 방송가는 형식만 조금 바꾼 오디션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생산해내고 있다. 끝물이라고 했던 SBS < K팝스타 >가 나온 후로도 <보이스 코리아> <슈퍼디바 2012> 등의 오디션이 또 나왔다.

가수는 물론, 연기자, 아나운서, 모델, 디자이너, 라디오 DJ까지 온 국민의 오디션화를 야기한 장본인은 아무래도 Mnet <슈퍼스타K>다. 2009년 시작해 무려 4년째 오디션 바람을 이끈 그 <슈퍼스타K>가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역시 명불허전일까. 지난 8일 접수를 시작한 <슈퍼스타K4>, 약 1주일만에 20만 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각 방송사에서 그렇게 많은 오디션을 치르고도 아직 숨은 실력자들의 밑천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게 신기할 정도. < 슈퍼스타K >의 뒤를 이어 나온 오디션들에 보란듯이 돌아온 네 번째 시즌이 그 관록을 얼마나 잘 활용해 스타를 발굴해 낼지 궁금하다. 

 'K팝스타'의 심사를 맡고 있는 SM·YG·JYP 엔터테인먼트의 보아·양현석·박진영

'K팝스타'의 심사를 맡고 있는 SM·YG·JYP 엔터테인먼트의 보아·양현석·박진영 ⓒ SBS


달라진 오디션 풍경, '슈스케'의 포지셔닝은? 

특히 비슷한 상품이 많아진 만큼, <슈퍼스타K4>가 어떤 보완을 하고 돌아왔는지가 관건이다. <위대한 탄생> < K팝 스타 > <보이스 코리아> <메이드 인 유> 등, 각종 서바이벌 오디션이 진행되는 동안 스타를 뽑는 것은 심사위원들만의 몫이 아니었다. TV를 보며 옥석을 가려내 온 시청자들의 눈도 함께 전문가 수준이 되었다.

후발주자였던 < K팝스타 >가 여타 오디션과 달랐던 것은 심사위원석의 부각이었다. 수많은 오디션을 거쳐 지금의 가수들을 탄생시켰을 각 기획사의 수장들이 짚어내는 지점은 감정적인 '독설' 이상이라는 초반 평가를 얻었다.

하지만 "공기를 활용하라"는 박진영 심사위원의 디테일해 보이면서도 실상 시청자들은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복잡한 조언 등으로 인해 심사 기준을 두고 지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진영은 공기밥을 좋아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그만큼 오디션에 훈련된 시청자들이 이제는 참가자 뿐 아니라, 심사위원의 심사도 재단하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해석할 수 있다. 때문에 작년까지도 오디션의 최대 상품이었던 '독설'은 극의 재미를 주기 위한 장치로만 기능해서는 역효과를 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슈퍼스타K > 이후 < K팝스타 >와 <보이스 코리아>가 기술적인 지적을 하거나 장점을 살려주는 심사를 통해 '독설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입장을 취한 것에서도 최근 오디션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Mnet <슈퍼스타K3> TOP11

Mnet <슈퍼스타K3> TOP11 ⓒ CJ E&M


'슈퍼스타K', 자극적 논란을 '동력'으로 삼지 말길
독설과 더불어 그간 < 슈퍼스타K >를 가장 돋보이게 한 것은 불명예스럽게도 '논란'이었다. 일반인인 참가자들이 도마 위에 오르내리도록 의도적인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은 이른바 < 슈퍼스타K >의 장기, '악마의 편집'이라 불려왔다.

독설과 이른바 '악마의 편집'은 가수가 아닌 이야깃거리를 만들려는 의도에서 출발하기 마련이다. 오디션의 본질이 아닌 논란을 동력으로 삼아 프로그램을 달구는 방식은 < 슈퍼스타K >에서 가장 지양해야 할 단점일 것이다. 자극도 여러 번이면 지겹다.  

그나마 < 슈퍼스타K >는 '스타 등용문'이라는 원래 목표에 따라, 잔치가 끝난 뒤 사후관리에 비교적 신경을 쓰는 편이다. CJ E'&M이라는 거대 기업의 지원 하에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진행해왔고, 시즌1부터 시즌3까지 발굴된 참가자들은 각각 둥지를 찾아 떠났다. 서인국과 허각, 존박, 장재인에 이어 버스커버스커 등 < 슈퍼스타K > 출신이 정규 앨범을 발매하고 '오디션 참가자'에서 '가수'로 거듭난 점은 고무적이다.

과연 자타공인 '원조'라 불리는 < 슈퍼스타K > 시리즈가 올 여름을 또 다시 오디션에 열광하며 보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줄 수 있을지 일단은 기대가 앞선다. 달라진 오디션 풍경에서 여전히 '명불허전'임을 증명할지, 그냥 우려먹는 '사골'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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