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골밑을 지배한 다니엘스

KT의 골밑을 지배한 다니엘스 ⓒ KBL

KGC는 2008-2009 시즌이 끝나고 주전 포인트가드 주희정을 SK 김태술과 트레이드했다. 그 뒤 김태술과 양희종을 나란히 군에 입대시켰다. 당장의 성적을 포기하고 연세대 듀오를 필두로 팀 리빌딩을 시도하겠다는 의지였다.

 

김태술과 양희종이 군에서 돌아왔다. 그런데, 돌아와서 보니 KGC의 리빌딩은 '덜컥' 완성돼 있었다. 김태술과 양희종이 2년 동안 군에 있는 동안 박찬희와 오세근이 팀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2년 연속 신인 드래프트 1번을 뽑은 천운도 KGC의 팀 리빌딩을 도왔다.

 

이렇듯 KGC의 리빌딩 과정은 대단히 순조로웠다. 그리고 그들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첫 해. KGC는 정규시즌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리고 KGC는 창단 후 처음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KGC는 3월 24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 프로농구 부산 KT와의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양희종과 다니엘스의 활약을 앞세워 85-64 대승을 거뒀다.

 

마른 수건을 짜냈던 KT의 전반전

 

KT 전창진 감독은 3차전 승리 뒤 "선수들이 마른 수건을 짜내 일군 승리"라고 평했다. 체력적인 한계 속에서 정신력으로 버텨냈다는 의미였다. KT의 정신력은 4차전 전반에도 빛을 발했다. 그 중심에는 3월 24일 생일을 맞은 박상오(KT)가 있었다.

 

경기 시작과 함께 3점포를 터뜨린 박상오는 1쿼터에만 3점슛 3개 포함 11득점을 올렸다. 이어 KGC가 다니엘스의 골밑 공격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으나 1쿼터 막판 개인 돌파에 이은 리버스 레이업까지 성공시킨 박상오의 활약 속에 KT는 1쿼터를 19-15로 앞섰다.

 

2쿼터 들어 KGC가 반격에 나섰다. KT의 턴오버를 연속해 속공으로 연결시키며 추격에 나섰고, 이정현(KGC)의 미들라인 점프슛과 노장 김성철(KGC)의 3점포로 전세를 뒤집었다. 김성철이 나서자 KT의 노장 표명일도 가만있지 않았다. 표명일은 2쿼터에만 3점슛 2개 포함 8득점을 올리며 KT가 다시 전세를 뒤집는데 기여했고, 찰스 로드(KT)가 2쿼터 막판에 호쾌한 덩크슛을 터트려 3점 차까지 앞섰다. 하지만, KGC의 다니엘스가 버저비터 3점슛을 성공시켜 36-36, 팽팽한 균형 속에 전반전을 마쳤다.

 

'미남 슈터' 양희종의 대폭발

 

전반전 KT의 야투율은 KGC보다 월등히 높았다. 하지만 KGC 보다 6개나 많은 10개의 턴오버를 범해 전반 승기를 잡는데 실패했다. 후반전 KT의 해법은 당연히 턴오버를 줄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KT 선수들의 체력은 급격히 떨어졌다. 지난 3월 8일 이후 17일 동안 격일로 아홉 경기를 치렀던 그들. 이전 여덟 경기에서 연장 승부도 2차례 있었다. 또한 5점 차 이내의 박빙의 승부를 펼친 것은 무려 다섯 경기.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 당연했다. 3쿼터 들어 마른 수건을 짜내던 KT 선수들의 정신력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고군분투하던 찰스 로드의 체력적 한계는 더욱 두드려졌다. 다니엘스를 상대로 좀처럼 골밑으로 치고 들어가지 못했다. 볼이 외곽에서만 도는 공격은 빡빡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다니엘스는 KT 골밑을 제 집 드나들듯 넘나들며 손쉽게 득점을 올렸다. KT가 힘겹게 따라붙던 3쿼터 중반, 승부의 균형추는 KGC 쪽으로 넘어갔다.

 

47-46, 1점 차로 앞서던 KGC는 무섭게 KT를 몰아 붙였다. '미남 슈터' 양희종이 폭발했다. 양희종은 3점포로 'KGC 타임'의 시작을 알렸다. 박찬희(KGC)가 연이어 3점슛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이어가자 양희종은 곧바로 상대의 볼을 가로채 속공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순식간에 10점 차까지 점수차를 벌리는데 성공했다. 분위기를 탄 양희종은 체력이 떨어진 KT가 턴오버를 남발하는 사이 골대 중앙에서 터닝슛까지 성공시키며 60-46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양희종은 3쿼터에만 13득점을 기록했고, KGC는 62-48로 앞선 채 3쿼터를 마쳤다. KT는 3쿼터에만 7개의 턴오버를 범했다.

 

'손맛' 찾은 양희종

 

 KGC 양희종 선수

KGC 양희종 선수 ⓒ KGC 누리집

승부는 4쿼터 시작하자마자 결정 났다. 4쿼터 시작과 함께 손맛을 찾은 양희종이 3점포를 성공시켰고, 다니엘스의 골밑슛과 자유투 득점으로 순식간에 20점 이상 점수 차를 벌렸다. KT는 마지막 힘을 짜냈지만 4쿼터 중반 박상오가 부상으로 코트를 떠나고 경기 종료 4분여를 남기고 터진 다니엘스의 3점포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위닝샷'이었다. 85-64로 경기를 마무리한 KGC는 첫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자축했다.

 

KGC 다니엘스는 30득점 11리바운드로 골밑을 완전히 장악하며, 찰스 로드와의 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또한, 양희종은 18득점을 기록하며 외곽 공격을 주도했다. 반면, KT 박상오는 전반에만 15득점을 올리는 등 19득점을 기록하며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찰스 로드의 체력적 한계 속에 다니엘스와의 맞대결에서 해법을 찾지 못하고 턴오버를 남발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KGC는 전신 안양 SBS 시절을 포함해 16번째 시즌 만에 처음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상대는 '극강' 원주 동부. KGC는 정규리그에서도 동부에 1승 5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팀 리빌딩을 완성한 KGC의 젊은 선수들이 분위기를 탄다면 해볼만한 승부라는 전망도 나온다. '젊은 피' KGC가 첫 번째 챔피언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7선 4선승제로 진행되는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3월 28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다.

2012.03.24 18:13 ⓒ 2012 OhmyNews
K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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