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조작 파문에 가슴을 쓸어내렸던 프로야구가 2012시즌 준비로 분주하다. 겨우내 해외에서 땀을 흘리며 시즌을 준비했던 각 구단들은 겨울훈련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고, 주전도약을 노리는 선수들은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시범경기에서 감독들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시험대에 오른다.

그런데 시즌 준비로 바쁜 것은 선수들뿐만 아니다. 이번 시즌 손님맞이를 위해 새롭게 단장하는 구장들도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개막일정에 맞춰 공사를 마무리 하느라 정신없다. 이미 국내 최고시설을 자랑하는 인천 문학구장은 또 다른 변신을 시도하고 있고, 악명 높기로 소문난 광주구장은 선수들의 부상방지를 위해 인조잔디를 걷어내고 천연잔디로 옷을 갈아입었다.

광주구장, 부상방지 위해 인조잔디에서 천연잔디로

 부상으로 악명높았던 광주구장이 선수들의 부상 방지를 위해 낡은 인조잔디를 걷어내고 천연잔디로 탈바꿈했다.

부상으로 악명높았던 광주구장이 선수들의 부상 방지를 위해 낡은 인조잔디를 걷어내고 천연잔디로 탈바꿈했다. ⓒ 광주광역시


야구장의 변화로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단연 광주구장이다. 광주는 지난 2010년 우여곡절 끝에 기존의 축구장을 개조해 새로운 야구장을 짓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고 부족했던 예산은 KIA가 보탰다.

무엇보다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전용구장이라는 꿈을 안고 지난해 첫 삽을 뜬 신축구장의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는 축구장 건물이 모두 허물어진 상태다. 광주의 신축 야구장은 2013년 공사를 마치고 KIA는 2014년부터 새로운 구장에서 경기를 하게 된다.

또한 악명 높기로 소문난 광주구장의 그라운드도 낡은 인조잔디에서 천연잔디로 옷을 갈아입었다. 지난해 10월 고향 팀 KIA의 감독으로 부임한 선동열 감독이 강운태 시장과 만난 자리에서 선수들의 부상방지와 경기력 향상을 위해 천연잔디 교체를 요청했고, 광주시와 KIA가 공동 투자해 잔디교체 공사를 진행했다.

지난해뿐만 아니라 수 년 동안 딱딱한 인조잔디에서 경기를 하며 잔부상을 안고 경기를 뛰어야 했던 KIA선수들은 이번 시즌부터 천연잔디에서 뛰게 돼 부상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광주구장의 천연잔디 공사는 지난 8일 끝났고, 현재는 마무리 작업과 함께 시범경기와 시즌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팬들이 'OK' 할 때까지... 또 다른 변신 꿈꾸는 문학구장

국내 최신식 시설을 자랑하며 다양한 볼거리와 환경 친화적인 구장으로 탈바꿈한 문학구장의 변신은 올해도 계속된다. 이미 지난해 포스트시즌이 끝난 뒤 공사를 시작했던 문학구장은 가장 먼저 석면 검출로 논란이 됐던 사문석 파쇄토를 제거했다. 그리고 군데군데 구멍이 났던 천연잔디도 보강해 말끔한 그라운드로 변모했다.

특히, 홈플레이트 뒤쪽을 인조잔디로 교체 한 것이 눈에 띈다. 홈플레이트 근처는 경기를 전후해서 선수들이 가장 많이 연습을 하는 곳이라 잔디손상이 심하고 관리 또한 쉽지 않다. SK는 이런 불편을 없애기 위해 홈플레이드 뒷부분만 인조잔디로 교체했고 인조잔디 보호를 위해 천연고무나 폐타이어 분쇄물이 아닌 흙을 썼다는 점도 이채롭다.

또한 SK는 팬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인천시설관리공단과 협의해 1층 1, 3루 화장실에 대한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이고 테이블석을 비롯한 관중석도 보수작업 중이다. 1루측 2층 복도에 있었던 기존의 배팅존 시설은 철거되고 팬들이 상품을 더욱 손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상품매장이 들어선다.

가장 작은 구장? 메이저리그 맏형도 왔는데...

 전국에서 가장 작은 구장으로 알려진 대전구장이 2012시즌에는 중규모 구장으로 탈바꿈한다(조감도 참고). 대전구장은 기존 1만500석 규모의 관중석을 1만5000석 규모로 늘렸다.

전국에서 가장 작은 구장으로 알려진 대전구장이 2012시즌에는 중규모 구장으로 탈바꿈한다(조감도 참고). 대전구장은 기존 1만500석 규모의 관중석을 1만5000석 규모로 늘렸다. ⓒ 대전광역시


이밖에 8개 구단 중 가장 작은 대전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고 있는 한화도 지난해부터 대전시와 130억 원을 들여 대전구장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야왕' 신드롬을 일으키며 늘어나는 관중수요를 이겨내지 못했던 한화는 기존 1만500석 규모의 관중석을 1만5000석 규모로 늘리고 내야 1, 3루는 스카이 박스와 가족석 설치 등 팬들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시설을 추가한다.

무엇보다 한화는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 맏형 박찬호를 영입했고 지난 2010년 일본무대로 떠났던 김태균도 돌아오면서 일약 4강 후보로 떠오르고 있어 관중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대전구장의 리모델링 공사는 5월 초에 마무리 될 예정이어서 한화는 4월 한 달 동안 제 2의 홈구장인 청주에서 경기를 치르게 된다.

이처럼 팬들을 맞이하기 위한 각 구장들의 변화는 올해도 어김없이 진행되고 있지만, 사실 700만 관중을 목표로 하는 프로야구의 가장 큰 문제는 인프라 개선이다. 현재 광주와 대전, 대구 등 지방에 있는 구장들은 사실상 야구장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고 볼만큼 낙후되고 노후됐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광주를 제외한 그 어느 곳에서도 신축구장에 대한 공사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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