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6일 전에 21점차를 뒤집으며 대역전승을 거뒀던 울산 모비스. 그들에게 13점차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포기할 줄 모르는 모비스 선수들에게 '패배'의 두려움은 보이지 않았다.

3월 2일 모비스의 경기는, 지난 2월 25일 경기의 데자뷔 같았다. 그 당시 안양 KGC에게 21점까지 뒤졌던 울산 모비스. 팀의 기둥인 양동근과 테렌스 레더를 벤치를 벤치로 불러들인 상황이었기에, 모두가 모비스의 패배를 예감했었다. 그렇지만 함지훈을 중심으로 박구영과 박종천의 3점포가 부활하며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대역전극을 만들어 낸바 있다.

그리고 펼쳐진 3월 2일 모비스와 SK의 경기. 모비스는 4쿼터 중반까지 외곽포가 극도의 난조를 보이며 SK에게 한 때 13점차까지 끌려갔다. 게다가 양동근과 레더는 5반칙 퇴장으로 빠진 상태였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모비스에는 함지훈이 있었다. 함지훈이 SK의 골밑을 유린하자, 송창용은 골밑을 파고들며 4쿼터에만 8점을, 김동우는 종료 3분을 남기고 3점포 4방으로 12점을, 임상욱은 몸을 날리는 허슬 플레이로 3분 동안 3개의 스틸을 연달아 선보이며 승부를 뒤집었다.

@IMG@
모비스로서는 2번의 역전승을 통해 2승 이상의 엄청난 소득을 얻게 됐다. 지난 KGC전에서는 박종천과 박구영의 3점포가 부활하는 소득을 얻었고, 이번 SK전에서는 김동우의 폭발적인 3점 능력과 송창용, 임상욱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두 번의 역전승 모두 양동근과 레더가 없는 상항에서 이뤄낸 것이기에, 선수단 전체에게 큰 자신감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지난 KGC전에서의 21점차 역전승은 생각보다 높게 평가받지 못했다. 상대팀이었던 KGC에서 4쿼터에 후보급 멤버들을 투입했고, 그 선수들을 상대로 모비스가 역전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번 SK전 승리는 달랐다.

SK는 주희정, 김선형을 비롯해서 용병 알렉산더 존슨까지 계속 코트를 지켰다. 반면에 모비스는 박구영, 임상욱, 송창용, 김동우, 함지훈의 라인업으로 13점차를 뒤집었다. 비록 SK가 9위 팀이라고는 하지만, 지난 KGC전 대역전승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행운이 아니었음을 증명해 보인 것이다.

시즌 중후반까지만 해도 울산 모비스는 양동근과 레더의 투 맨 팀이었다. 전체 시즌 중 42경기를 치렀을 때까지, 모비스 전체 팀 득점에서 양동근과 레더가 차지하는 득점의 비중은 무려 54.2%였다. 두 선수가 팀 전체 득점의 절반 이상을 책임질 정도로 팀 내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IMG@
그렇지만 현재의 울산 모비스는 2번의 역전승을 거둔 경기에서, 이 두 선수가 없이도 승리를 거두는 모습을 보였다. 군에서 전역한 함지훈이 두 명의 에이스들이 빠진 자리를, 가드부터 센터까지 도맡아서 소화해줌으로서, 팀의 전력을 크게 강화 시켜주고 있다.

함지훈이 팀의 윤활유 역할을 해주자, 그동안 침묵의 늪에 빠졌던 슈터들의 3점이 고르게 터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2번의 역전승을 거둔 경기들을 포함해 최근 3경기에서 모비스 전체 득점 중 레더와 양동근이 차지한 비중은 단 28.8%에 불과했다.

폭발력을 지닌 김동우, 박종천 등의 3점 슈터들이 돌아가며 살아나고 있고, 2번의 대역전승을 거두며 자신감을 얻은 울산 모비스. 모비스의 정규 시즌 최종전 상대는 1위 원주 동부다. 만약 모비스가 4강 플레이오프에 올라설 경우, 그 상대 또한 원주 동부가 된다.

1위를 일찌감치 확정 지은 동부지만, 4강에서 만나게 될 수 있는 모비스를 상대로, 어느 정도 전력을 다할 가능성이 크다. 더군다나 동부는 정규 시즌 한 자리 수 패배의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과연 모비스의 역전 매직은, 최강 원주 동부를 상대로도 발휘될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울산모비스 양동근 테렌스레더 함지훈 김동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스포츠를 사랑하는 분들과 소중한 소통을 나누고 싶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