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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복 없었던 선동열 감독, 용병 잘 뽑는 팀 덕을 볼 수 있을까?

타이거즈 최초의 용병이었던 숀 헤어. 가난했던 구단 사정상 마음에 드는 용병이 있어도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다, 당시 분위기상 어쩔 수 없이 큰돈 들여 영입했던 용병이지만 그가 한국무대에서 보여준 것은 고작 29경기 출장에 2할대 초반(0.206)의 초라한 성적뿐이었다.

전신인 해태 시절 숀 헤어의 실패를 경험했던 탓일까? KIA는 2000년대 들어 용병농사에서만큼은 8개 구단 중 가장 성공한 사례로 꼽히고 있고, 특히 2009년에는 용병듀오 로페즈와 구톰슨을 앞세워 12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맛보기도 했다.

용병복 없었던 선동열 감독, 이번에는...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고향 팀 KIA의 사령탑에 오른 선동열 감독은 검증된 용병 로페즈를 포기하면서까지 용병 둘을 모두 왼손투수로 영입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하지만 '왼손 강속구 투수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와라'는 야구계의 속설처럼 왼손투수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았고 KIA는 일본무대 경험이 있는 오른손 앤서니 르루와 왼손 알렉스 그라만을 영입했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선 감독이 원했던 왼손 불펜요원 그라만이 메디컬체크에서 이상이 생겨 계약도 하지 못하고 짐을 꾸린 것이다. 이미 삼성 감독 시절부터 유난히 용병투수와 인연이 없었던 선 감독은 그라만의 퇴출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토종 왼손투수 양현종과 심동섭이 잇따른 부상으로 훈련에 차질이 생기며 상황이 달라졌다.

부임 초기부터 우승후보 삼성을 겨냥하며 왼손투수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정 반대의 결과가 나타나며 마운드 구상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전신인 해태 시절부터 유독 왼손투수와 인연이 없었던 KIA와 용병투수 복이 없었던 선 감독으로서는 왼손투수에 대한 갈증을 또다시 느낄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이런 선 감독의 마음을 알았을까? KIA는 지난 23일 메이저리그 통산 40승을 거둔 왼손투수 호라시오 라미레즈 영입을 공식 발표했고 24일 캠프에 합류한 라미레즈는 26일 연습투구를 선보이며 투수평가에 인색한 선 감독으로부터 '왼손 타자들이 공략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후한 평가를 받았다.

이미 애리조나 연습경기에서 합격판정을 받은 르루와 연습투구를 마친 라미레즈는 이번시즌  KIA의 선발진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KIA는 지난해에도 오른손 로페즈와 왼손 트레비스를 모두 선발로 활용했고 이들이 부상으로 낙마하기 전인 전반기에 선두를 질주하며 용병 덕을 톡톡히 봤다.

최근 우리 프로야구는 과거와 다르게 수준급의 용병선수가 영입되며 용병선수들의 활약에 따라 팀 성적이 좌우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유독 용병투수와는 인연이 없었던 선 감독이 마크 키퍼, 다니엘 리오스, 세스 그레이싱어 등 용병투수들을 잘 뽑아왔던 KIA에서는 용병 덕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선동열 감독 외국인 용병 호라시오 라미레즈 앤서니 르루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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