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구장의 명물 턱돌이 독특한 세리머니와 깜짝 이벤트로 관중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는 턱돌이는 불행하게도 넥센 선수들보다 더 먼저 떠오르는 캐릭터다. 2012시즌부터는 선수들이 턱돌이보다 더 먼저 기억되기를 기대한다.

▲ 목동구장의 명물 턱돌이 독특한 세리머니와 깜짝 이벤트로 관중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는 턱돌이는 불행하게도 넥센 선수들보다 더 먼저 떠오르는 캐릭터다. 2012시즌부터는 선수들이 턱돌이보다 더 먼저 기억되기를 기대한다. ⓒ 넥센히어로즈


독특한 세리머니와 함께 예측할 수 없는 퍼포먼스 그리고 깜짝이벤트 등을 만들며 목동구장을 찾은 팬들 뿐만 아니라 방송으로 지켜보는 야구팬들에게도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며 프로야구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던 턱돌이가 최근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며 대형 선수를 영입하고 있는 구단의 행보에 떨고 있다.

지난 연말 LG에서 FA를 선언한 이택근에게 50억 원이라는 거액을 안겨주며 친정팀으로 복귀시켰던 넥센은 18일 마지막 해외파인 '핵잠수함' 김병현 영입을 발표하며 프로야구계를 술렁이게 했다. 2007년 팀 창단 후부터 지난 시즌까지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해 제대로 된 FA 영입은커녕 있는 선수들조차 현금트레이드 하며 프로야구의 선수공급원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던 넥센을 생각한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다.

그렇다면 전력강화와 이미지쇄신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며 대형 선수를 영입한 구단의 행보에 턱돌이가 떨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는 최초 목표로 잡았던 600만 관중을 넘어 역대 최다인 680만명의 관중을 동원하며 한국 프로스포츠의 역사를 새로 썼다. 그러나 제대로 된 스타플레이어 하나 없이 선수들의 이름조차 제대로 기억되지 못했던 넥센으로서는 역대 최다관중 동원이라는 말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2011시즌 한국야구위원회(KBO) 구단별 관중현황을 살펴보면 넥센은 지난해 8개 구단 중 가장 적은 44만1427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이는 지방을 연고로 하면서도 50만 이상의 관중을 동원한 KIA나 삼성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치고 탈꼴찌 경쟁을 하며 46만 명의 관중을 동원했던 한화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다.

두산, LG와 함께 서울을 연고로 하면서도 잠실이 아닌 목동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넥센 입장에서는 경기장 시설면이나 접근성 등을 고려할 때 나름 선방했다라고 항변할 수 있지만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해 팀의 주축선수들이었던 장원삼, 이현승, 고원준, 황재균 등 스타급 선수들을 연이어 트레이드 하며 팀을 대표할만한 스타선수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스타 아닌 스타 '턱돌이'... 이제는 진짜 스타가 간다

심판까지 넘보는 턱돌이 턱돌이는 경기중 시간이 있을때마다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와 심판들이 예상하지 못한 기행을 저지르기도 하며 팬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 심판까지 넘보는 턱돌이 턱돌이는 경기중 시간이 있을때마다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와 심판들이 예상하지 못한 기행을 저지르기도 하며 팬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 넥센히어로즈


사실 목동구장을 찾았던 야구팬들 중 일부는 넥센이나 원정팀 선수들 보다 턱돌이를 먼저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홈팀과 원정팀을 가리지 않고 덕아웃을 기웃거리다 선수들로부터 갖은 구박(?)을 당하면서도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위해서 상상 밖의 퍼포먼스와 독특한 세리머니를 보여줬던 턱돌이는 스타선수가 절대 부족했던 넥센에게 청량제와 같은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부터는 목동구장을 찾는 팬들이 턱돌이에게 관심을 가질 시간이 있을지 의문이다. 3년 전 울며 겨자 먹기로 어쩔 수 없이 보냈던 이택근을 다시 데려왔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김병현을 3년간 구애 끝에 품에 안은 넥센이다. 이는 곧 구단가치 상승과 함께 스타선수 부재라는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팀 성적까지 올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주말경기가 열릴 때 특히, 전국구 인기구단인 KIA나 롯데가 방문경기를 펼치면 1루쪽 원정팀 응원석이 모자라 3루쪽 홈 관중석에서도 원정팀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었던 곳이 목동구장이고 선수들이나 감독의 이름보다 턱돌이라는 캐릭터가 먼저 떠올랐던 팀 또한 넥센이었다.

이번겨울 공격적이고 과감한 투자로 가난한 구단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스토브리그를 지배했던 넥센이 2011시즌 관중동원 꼴찌라는 불명예를 털어내고 목동구장을 찾은 팬들이 턱돌이보다는 선수와 감독을 먼저 연호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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