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

'빅초이' 최희섭의 거취가 도마 위로 떠올랐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연말에 열린 선수단 납회식과 새해 첫 워크숍 그리고 신년 첫 합동훈련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최희섭은 지난 8일 감기 몸살을 이유로 구단 지정병원인 한국병원에 입원하며 여러 가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선동열 감독 또한 "훈련을 할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닌데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말로 최희섭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과 함께 "몸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캠프 합류는 어렵지 않겠는가?"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KIA는 지난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 당시 같은 광주일고출신인 투수 김병현을 포기하고 허약한 타선을 보강하기 위해 최희섭을 선택했다. 최희섭 또한 입단 첫 해 52경기에 출장해 타율 0.337 홈런 7개를 기록하며 다음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2008시즌을 앞두고 갑작스런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했던 최희섭은 부상과 부진을 거듭하며 고작 55경기에 출장해 2할대 초반의 타율로 실망감만 남겨줬다.

의기소침해진 최희섭은 2009시즌을 앞두고 겨우내 산에서 몸과 마음을 수련하며 오기를 불살랐고 2009시즌 시작과 함께 잠재되었던 방망이는 식을 줄 모르게 터졌다. 때마침 고향 팀으로 돌아온 이적생 김상현과 허약했던 중심타선을 이끌었고 팀의 열 번째 우승의 중심에 서며 '역시 최희섭이다'라는 말을 들었다.

이듬해에도 3할을 넘기지는 못했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중심타선에서 이탈한 김상현과 나지완을 대신해 상대투수들의 집중견제를 이겨내며 나홀로 중심타선을 이끌었던 최희섭은 왜 KIA가 김병현을 포기하고 자신을 영입했는지에 대해 팬들에게 확실히 어필할 수 있었다.

거듭된 부상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

2011시즌 KIA는 이범호를 깜짝 영입하며 2009년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했다. 이범호가 가세한 공격력은 한층 강화되었고 팀은 전반기를 마감할 때까지 2위 삼성을 2경기차로 재치며 후반기 선두 굳히기에 들어갈 태세였다. 하지만 부상에 발목 잡힌 KIA는 4위로 시즌을 마감했고 부상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최희섭 또한 꼭 필요했던 순간 타석에 없었다.

이미 전지훈련 시작부터 허리디스크로 고생하다 중도에 귀국했던 최희섭은 그해 6월 19일 광주 삼성전에서 8회 2루타를 치고나간 뒤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끝내 일어나지 못한 채 구급차에 실려 나갔다. 한 달 뒤인 7월에는 자신의 타구에 오른쪽 발가락을 맞아 미세골절로 병원신세를 졌고 시즌 막바지인 9월에도 허리디스크와 감기몸살이 겹치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미 2007년 입단 때부터 크고 작은 부상으로 전지훈련과 시즌 중에 여러 차례 전력에서 이탈했던 최희섭은 국내무대 5년 동안 자신이 최고 시즌을 보냈던 2009과 2010년을 제외하고는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고 경기 출장횟수도 지난해 70경기가 최다였다.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이기도 하지만 대표적인 멘탈스포츠다. 투수가 던지는 공 하나하나에 작전이 걸리고 타석에 들어선 타자와 마운드에 서있는 투수는 끊임없는 두뇌싸움을 펼친다. 그리고 어느 한쪽이 심리적으로 무너질 경우 싸움은 끝난다.

부상 또한 예외는 아니다. 프로야구 뿐 만 아니라 모든 운동선수들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시즌을 치르고 선수생활을 이어간다. 문제는 부상을 극복하는 자세와 시간이다. 팀 사정상 어쩔 수 없이 조기복귀를 해 고통을 감수하고 잔여 시즌을 치르는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완벽한 몸을 만들어 돌아가야 한다. 또한 부상 후 복귀까지는 재활의 연속이고 이는 곧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거듭된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최희섭에 대한 팬들의 신뢰는 떨어지고 있고 일부 언론에서는 최희섭이 KIA와 결별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분명한 것은 최희섭은 현재 KIA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것이다. 나지완-이범호-김상현 등 중심타자들은 모두 오른손타자고 톱타자 이용규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왼손타자가 없는 것이 KIA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선수로서 감내해야 하는 것에 비단 자신의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잘 할 때는 환호를 보내지만 조금이라도 기대치를 밑돌면 금세 변하는 것이 팬들의 마음이다. 때문에 선수는 자신을 떠나 팬들의 관심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고 그에 대응하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 때문에 지금 최희섭 선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팬들의 따뜻한 관심과 걱정이며 본인 또한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는 강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최희섭 최희섭 부상 KIA 타이거즈 부상선수 프로야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