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듀엣송] <놀러와> 유재석, 김원희 '그 남자 그 여자'

 천상의 (개그) 하모니. 이들의 듀엣은 두 MC가 함께 했던 시간 만큼이나 깊은 감동이 있었다.

천상의 (개그) 하모니. 이들의 듀엣은 두 MC가 함께 했던 시간 만큼이나 깊은 감동이 있었다. ⓒ MBC



왜, 그런 적 있지 않은가. 너무 아름다운 음악을 들었을 때. 그것이 지상엔 없는, 천상의 그 무엇이라 느낄 때. 바로 그때, 나는 눈물이 흐른다. 주책없지만 사실이다.

이들의 듀엣도 그랬다. 4분 남짓한 이들의 환상적인 하모니를 들었을 때, 그리고 그 소리가 끝났을 때, 나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미친 사람처럼 몸을 뒹굴 거리면서 그렇게 눈물을 흘렸다. 아! 알레그리의 '미제레레 메이'를 듣던 시스티나 성당에 신자들이 이런 마음이었을까!

지난 3월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의 '위대한 멘토 스페셜' 편에 등장한 유재석, 김원희의 듀엣곡 '그 남자 그 여자'는 엄청난 충격을 안겼다. 아직 접하지 못한 분이 있다면 반드시 들어보기를 권하는 바다. 2011년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을 예능프로그램 최고의 듀엣곡. 특히 "우린~ 미치도록~"하는 부분이 백미다.

벨 소리 하고 싶다. 진짜로.

[최고의 소통] <무한도전> '무한상사' 특집

 MBC <무한도전> '무한상사' 편에 등장한 '그랬구나' 코너

MBC <무한도전> '무한상사' 편에 등장한 '그랬구나' 코너 ⓒ MBC



사람과 사람. 마음과 마음. 이것이 서로 통한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가. 우리가 접하는 그 수많은 소통의 오류. 그 안에서 누군가에게 진심을 전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MBC <무한도전> '무한상사' 특집에서 보여준 '그랬구나' 코너는 올해 대한민국의 화두였던 '소통과 이해'에 대한 성찰을 보여준 훌륭한 사례였다.

같은 멤버인 길에게 "그만큼 (악플을) 받았으면 이제 그만 빠져라아"라고 선배답게, 형답게 부드럽게 권하는 박명수. "친구 좀 만들어라아. 그러다 혼자된다아. 전 국민이 좋아해도 혼자다아"라고 유느님 유재석에게 따뜻한 충고를 권내는 하하. 그리고 그것을 수용하며 다 함께 "그랬구나아~"를 외치는 멤버들.

"그랬구나아~ 우리는 그렇게 하나가 되는 거구나아~"

[최고의 다큐] <비틀즈 코드> '평행이론'

 대한민국 과학의 메카 대덕 연구소의 박사님들이 왜 소녀시대를 불렀을까. 이것만 봐도 이 <비틀즈 코드>는 과학이 틀림없다.

대한민국 과학의 메카 대덕 연구소의 박사님들이 왜 소녀시대를 불렀을까. 이것만 봐도 이 <비틀즈 코드>는 과학이 틀림없다. ⓒ Mnet



이 프로그램은 엄밀히 말하자면 예능이 아니다. 몇몇 사람들이 오해를 하는 게 바로 그 점이다.

Mnet <비틀즈 코드>는 일종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전혀 다른 두 사람이 하나의 인생의 길을 걷고 있다는 소름 끼치는 평행이론을 대덕에 있는 박사들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끝에 '발견'해 프로그램을 통해 '발표'하는 형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딱히 최고의 에피소드를 꼽기에 애매하다. 이 모든 것은 박사들이 최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수집해 슈퍼 컴퓨터에 입력해, (윤종신의 표현을 빌리자면) "쯔즙~ 쯔즙~"하고 프린터로 출력되어 프로그램 전체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아. 예. 물론 실제로 믿으시면 곤란합니다.

[최고의 희망] <개그콘서트> '사마귀 유치원'

  KBS 2TV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사마귀 유치원'

KBS 2TV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사마귀 유치원' ⓒ KBS



여러분~ 곧 있으면 크리스마스예요~ 이럴 때일수록 옆구리가 시리시다구요? 날씨는 추워지고 쌍쌍이 붙어 다니는데 외로우시다구요?

크리스마스에 애인 만드는 법! 어~렵~지 않아요오~ 크리스마스에 애인을 만들려며언~ 우선 남자, 여자 둘 다 정규직 직업을 갖고, 남자는 개인 소유의 고급 외제차, 여자는 양악수술을 통한 탤런트 정도의 외모만 있으면 돼요오~

나는 차도 없고, 별로 예쁘지도 않다구요? 걱정하지 말아요오~ 우리에겐 법정최고금리 연 39퍼센트의 대부업체들이 있어요~ 일단 돈을 빌린 다음, 차를 사고 성형을 받은 뒤에, 숨만 쉬면서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1월부터 12월까지 오로지 이자 갚는데 올인해서 일하면 돼요오~ 그러면 우리 모두 1년 365일 중 크리스마스 하루는 애인을 만날 수 있어요오~ 원금이요? 그건 또 내년에 개처럼 일하면서 숨만 쉬면서 갚으면 돼요오~

와~ 신난다~~

[최고의 재발견] <라디오 스타> '감자골 4인방'

 MBC <라디오스타>에서 대격돌을 펼친 '감자골 4인방'

MBC <라디오스타>에서 대격돌을 펼친 '감자골 4인방' ⓒ MBC



기욤 에르네의 책 <파리를 떠난 마카롱>에서는 트렌드의 사회학적 개념을 설명한다. 21세기 개인은 분명 자유롭다. 그러나 대중을 지배하는 트렌드는 자유로운 개인에게 스스로의 속박을 강요하며, 귀속을 유도한다.

웃음의 코드는 분명 유행을 탄다. 최근 트렌드는 짧고, 빠르고, 거칠다. 그런 측면에서 20세기 개그스타 '감자골 4인방'인 김국진, 김용만, 김수용, 박수홍은 MBC <라디오스타>에 어울리지 않은 게스트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웃음의 유행 기저에 있는 본질에 가까운 웃음의 페이소스에 대해 말했다. 

여기까지 쓰다 보니 거창하고 복잡한데 요약한다. 김용만이 김수용의 다크서클을 보며 "(주식의) 하한가 느낌이 난다"고 한 멘트. 김수용이 "난 (고소당하면) 국선변호사 쓸 거야"라고 한 멘트들은 말 그대로 올해 최고다.

내 멋대로 리뷰 2011년 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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