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서울 논현동 플럭서스뮤직 사무실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자신의 음악 인생과 매니저로서의 이야기를 풀어낸 김병찬 대표가 CI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16일 오후 서울 논현동 플럭서스뮤직 사무실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자신의 음악 인생과 매니저로서의 이야기를 풀어낸 김병찬 대표가 CI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러브홀릭스와 클래지콰이, W&Whale(더블유 앤 웨일), 윈터플레이, 안녕바다, 어반자카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색깔이 뚜렷한 음악을 한다는 것일 게다. 하지만 그것 말고도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플럭서스 뮤직'이라는 한울타리에 있는 뮤지션이다.

"아이돌 중심 시장에 2년간 혹독했죠"

2002년 플럭서스 뮤직을 만든 김병찬 대표는 2009년과 2010년 가장 혹독한 나날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아무리 좋은 음반을 내놔도 시장에는 아이돌밖에 없었다. 그는 지난해 음악 시장 매출을 아이돌 대 비 아이돌로 따져봤을 때 "9대 1 정도였다"고 했다. 홍대 인디신, 라이브신은 성장했지만 매출 자체는 적었던 터라 고민이 많았다고. 그는 "다행히 2010년 말에서 2011년 초부터 많이 꺾어서 정상적으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버클리 음대에서 뮤직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그는 1996년 선배, 동료와 의기투합해 대학로에 '난장 커뮤니케이션스'를 만들었다. 당시 영화 <꽃을 든 남자> O.S.T를 만들다 홍대에서 자우림을 발굴했고, 이후 2000년까지 자우림과 김광민, 사물놀이 관련 앨범을 만들었다고. 그는 '플럭서스 뮤직'이라는 자신의 회사를 만들기로 결심하면서도 나름의 '방침'이 있었다고 했다.

"자기 음악을 하는 뮤지션의 레이블을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자기 음악을 작곡하는 것과 음반 프로듀싱은 조금 다르니까요. 자기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이 커뮤니케이션을 하다 보면 차별화된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저, 부활 원년멤버입니다"

그가 음악과 연을 맺은 것은, 어쩌면 운명일지도 모른다. 4살부터 초등학교 3학년까지 바이올린을 배운 그는 중학생이 되어 팝을 접하고 본격적으로 기타를 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 밴드를 하다 '록 음악의 산실'이라는 파고다 극장에서 초기 시나위, 부활 등을 만났다고. 그는 부활의 1집 멤버였다. 베이스를 쳐 1집을 낸 뒤 군대에 갔으니 6~7개월 동안 부활에 몸담았던 셈이다.

"전역 후 유학을 갔어요. 컴퓨터 공학을 공부하려고 했는데 가는 길에 미련이 남아 미국 보스턴에 잠시 들렸죠. 그때 찾은 곳이 버클리였어요. 그곳에서 기타리스트 한상원씨를 만났습니다. 정원영, 김광민씨도 만났고요. 제가 4년 만에 온 한국 학생이라 정말 잘해줬거든요. 그래서 아예 거기 눌러앉게 됐죠."

김 대표는 버클리에서 본격적으로 베이스를 쳤다고 회상했다. 매일 합주를 하며 실력이 부쩍 늘었던 덕에 한국에 돌아온 뒤, <수요예술무대> 김광민 밴드에서 베이스를 쳤고 한충완, 남궁연과 '트라이빔'이라는 재즈 밴드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때는 그가 '난장 커뮤니케이션스'를 만든 시기이기도 했다. 밴드로 활동했지만 회사 대표 겸 아티스트로 활동한다는 것에 한계를 느낀 그는 결국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음악을 했겠지만.."이라고 답을 대신했다. 지금도 음악을 하느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안해서 그런지 불러주는 데가 없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K-POP 붐 힘입어 '한국 음악' 알리련다"

플럭서스 뮤직의 첫 타자는 '러브홀릭'이었다. 강현민과 이재학을 주축으로, 인터넷 공모로 보컬리스트를 뽑았다고. '난장뮤직'부터 인연을 이어왔던 호란과 캐나다 밴쿠버까지 찾아가 발굴한 DJ클래지, 알렉스는 '클래지콰이'가 되었다. '윈터플레이'는 <수요예술무대>에서 만난 이주환의 프로젝트였고, W&Whale은 오디션으로 발굴한 웨일과 W를 연결한 결과물이다.

이들은 국내에서 각자의 색깔을 뽐내고 있는 것은 물론,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DJ클래지의 실력은 이미 일본에서도 인정했으며, 윈터플레이는 초기부터 일본 대표 레이블에서 눈독을 들였다고. 그는 "하고 싶었던 음악을 하기에는 국내 시장이 굉장히 작다고 생각했다"며 "회사를 처음 만들었을 때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뒀다"고 했다.

"우리의 대중음악은 서양에서 온 틀을 차용해서 만든 것이 대부분입니다. 해외에 나가려면 우리만의 차별성이 있어야 하죠. 그래서 프로덕션과 기획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사실, 음악이라는 콘텐츠는 국경을 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지금 전 세계에 뿌리내린 'K-POP 붐'은 우리나라의 차별성을 널리 알리면서 음악은 물론, 전반적인 문화에 대한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죠. 시작은 아이돌이었지만, 나머지 음악도 함께 나갈 수 있는 판로가 생겼다고 봅니다."

"버스커버스커 영입? 본인들이 원한다면..."

플럭서스 뮤직의 식구가 되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회사의 문을 두드리는 뮤지션이 많다. 김 대표는 "좋은 뮤지션이 참 많은데 오히려 여력이 없어서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에게 2011년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자 중 눈여겨본 인물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Mnet <슈퍼스타K3> 준우승을 차지한 버스커버스커를 꼽았다.

"버스커버스커 장범준은 음악을 만드는 능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목소리도 개성이 있고요. 그런 팀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상위권까지 올라간 것은 분명히 음악 시장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합니다. (플럭서스 뮤직으로) 영입할 계획은 없느냐고요? 본인들이 원한다면요.(웃음)"

김병찬 대표 플럭서스 뮤직 나는 매니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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