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일본챔피언 소프트뱅크 호크스에게 완패를 당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시리즈 챔피언' 삼성은 26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야구장에서 열린 2011 아시아시리즈 이틀째 경기에서 소프트뱅크에게 0-9로 완패를 당했다.

대만의 퉁이 라이온즈에 이어 삼성까지 꺾은 소프트뱅크는 결승 진출이 '사실상' 확정됐고, 1승 1패가 된 삼성은 27일 저녁에 열릴 퉁이전 결과에 따라 결승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깜짝선발' 이우선 1.1이닝 만에 강판, 류중일 감독의 '플랜A' 실패

 류중일 감독의 게임플랜은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류중일 감독의 게임플랜은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 삼성 라이온즈

이번 아시아시리즈 삼성의 1차 목표는 역시 결승 진출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4년 연속 아시아시리즈를 지배한 일본보다는 호주와 대만 대표를 제압하고 결승에서 다시 승부를 거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다.

이에 따라 삼성은 호주 대표 퍼스 히트와의 개막전에서 에이스 장원삼을 투입해 10-2 대승을 거뒀다. 또 한 명의 선발 투수 배영수는 결승 진출의 분수령이 될 퉁이 라이온스전(27일)에 투입될 예정이다.

탐색전 성격이 짙은 소프트뱅크와의 예선전에서 류중일 감독은 이우선을 선발로 투입했다. 이우선은 삼성의 중간계투 중에서도 후순위에 포함된 투수로 올 시즌 승, 패, 세이브, 홀드 기록이 전혀 없다.

소프트뱅크는 올 시즌 7승 7패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한 좌완 야마다 히로키를 선발로 내세웠다. 소프트뱅크 역시 삼성과 마찬가지로 와다 쓰요시, 스기우치 도시야, 데니스 훌턴 등 선발투수들이 대거 불참해 전력이 완전치 못하다.

이우선은 1회부터 1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마쓰다 노부히로를 삼진, 하세가와 유야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슬기롭게 위기를 넘겼다. 소프트뱅크의 중심타선을 상대로 공격적인 투구가 효과를 발휘했다.

삼성 역시 1회말 신명철, 박석민의 연속안타와 최형우의 볼넷으로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소프트뱅크의 1회초 공격처럼 후속 타자들이 각각 삼진,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기회를 무산시켰다.

역시 선취점을 낼 수 있을 때 내지 못하면 위기가 찾아오게 마련. 소프트뱅크는 2회초 아카시 켄지의 볼넷과 도루, 그리고 후쿠다 유헤이와 호소카와 도오루의 연속 안타로 가볍게 2점을 선취했다.

무명 이동걸, 3.2이닝 2자책으로 '경험'을 얻다

 비록 삼성은 크게 패했지만, 이동걸은 소프트뱅크전에서 값진 경험을 쌓았다.

비록 삼성은 크게 패했지만, 이동걸은 소프트뱅크전에서 값진 경험을 쌓았다. ⓒ 삼성 라이온즈

사실 류중일 감독의 계획은 이우선이 경기 초반 소프트뱅크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하면 경기 중반부터 정인욱으로 시작되는 필승조를 가동해 승부를 걸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우선이 1.1이닝 만에 강판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삼성은 두 번째 투수로 통산 1군 기록이 단 3경기밖에 없는 무명 투수 이동걸을 내세웠다. 전력을 대만 대표 퉁이에게 집중해 결승에서 다시 한 번 소프트뱅크에게 도전하겠다는 '플랜B'가 가동된 것이다.

이동걸은 3점을 더 허용하며 스코어는 순식간에 5-0으로 벌어졌다. 하지만 운이 따른 내야안타도 있었고 내야진의 아쉬운 수비도 있었기 때문에 이동걸에게 책임을 묻긴 힘든 상황이었다.

실제로 이동걸은 3회부터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다. 이동걸은 5회초 2점을 더 허용하며 강판됐지만, 1군 무대 경험이 통산 2.1이닝에 불과한 이동걸에게 일본 챔피언을 상대로 던진 3.2이닝은 대단히 소중한 경험이다.

삼성은 6회부터 김기태를 투입해 또 한 점을 내주며 사실상 경기 포기 선언을 했다. 7회부터 권혁, 정인욱, 박민규가 이어 던지며 마지막 3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 막은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이는 곧 결승에 올라 총력전을 펼치면 대등한 승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결승에서 소프트뱅크를 다시 만나기 위해서는 반드사 퉁이를 넘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르지만 말이다.

프로야구 아시아시리즈 삼성 라이온즈 소프트뱅크 호크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