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인화학교사건해결과 사회복지사업법개정을 위한 도가니대책위' 소속 회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 발표 및 사회복지사업법 개정 촉구 10만인 청원운동 선포식'을 열고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 해결과 인화학교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사회복지법인 운영의 투명성과 개방성 강화를 위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광주인화학교사건해결과 사회복지사업법개정을 위한 도가니대책위' 소속 회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 발표 및 사회복지사업법 개정 촉구 10만인 청원운동 선포식'을 열고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 해결과 인화학교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사회복지법인 운영의 투명성과 개방성 강화를 위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TV 개그프로그램(<개그콘서트><개그투나잇>)은 정치인, 기득권층을 풍자하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씁쓸한 웃음을 선사한다. 이에 반해 영화에서는 그 진실을 다큐에 가깝게 담아내며 관객들에게 더욱 묵직한 감동과 공동의 부채감을 전하고 있다. 

올해 한국 영화는 유독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싶은 이 사회의 뼈아픈 현실들을 스크린에 많이 담아냈다. 장애 아동들에게 행한 추악한 성폭행의 진실, 가해자들의 인권보다 무시되는 피해자들의 인권, 철거민들의 인권탄압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도가니> 장애아동들을 향한 인권유린 고발 

 영화 <도가니>의 개봉을 앞둔 배우 공유가 14일 오후 삼청동 한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한 공유.

ⓒ 민원기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공지영 소설 원작의 영화 <도가니>는 올가을 충무로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왔다. 4년 동안 청각장애학교에서 장애학생들을 성폭행한 교장과 교직원의 이야기는 모두를 분노케 했다.

인간의 탈을 쓰고는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이 실제 사건이 영화를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됨에 따라 잠자코 있었던 법조계와 정부도 그제야 제도 정비에 나섰다.  

한 편의 영화로 '도가니 법'이 제정되기에 이르렀고, 이 영화의 배경이 된 인화학교와 인화원을 운영하는 복지법인 우석에 대한 법인 허가가 취소됐다. 또한 뒤늦게 인화학교에 대한 재수사에 들어간 경찰은 14명을 입건했다. 

<오늘> 가해자보다 못한 게 피해자인가요?

이정향 감독이 <집으로...>이후 9년 만에 묵직한 소재를 가지고 돌아왔다. 가해자의 인권만 중시하는 이 사회에 자신의 가족이 살해를 당해도 보복이 두렵거나 혹은 용서를 강요하는 주변 사람들 때문에 오히려 숨죽이며 살아야 하는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화두로 삼았다. 

영화는 약혼자를 죽인 15살 소년을 너무 빨리 용서한 다큐멘터리 PD가 '용서'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더욱 혼란에 휩싸인다는 이야기를 담는다. 이 이야기를 통해 이정향 감독은 피해자보다 오히려 가해자 인권을 감싸고 두둔하면서 어서 빨리 용서하라고 강요하는 이 시대를 담담히 고발했다.

이정향 감독은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서 "2005년 사형제폐지운동이 일기도 했는데 그때 많이 놀랐다. 그에 관해서 유가족들에게 의견을 물어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우리는 용서에 대해 강요받고 있고 용서의 강박증에 억눌려 있는 것 같다. 용서 안 할 자유도 있지 않을까. 가해자가 뉘우치든지 말든지, 무조건 용서를 강요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반성이 없는 용서는 진짜 용서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남들의 의견에 동참해서 용서하는 경우도 있는데 나중에 스스로 후회할 수도 있다. 그런 노파심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각자 용서의 방법이 다를 수 있다는 거다"고 말했다.

<특수본> 철거민들을 인권은 없다? 

 26일 오전 서울 건대입구역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특수본>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엄태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황병국 감독, 오른쪽은 배우 주원.

26일 오전 서울 건대입구역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특수본>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엄태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황병국 감독, 오른쪽은 배우 주원. ⓒ 이정민


최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특수본>은 단순한 범죄수사물이 아니었다. 영화 엔딩 부분에 철거민 수십 명이 건물에 올라가서 시위하며 경찰과 대치하는 모습이 용산 참사를 연상케 했던 것. 경찰은 물대포를 쏘고 철거민을 구타했다. 

황병국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사회적인 이슈를 넣은 것에 대해 "비리의 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비리의 끝을 내가 알고 있고 알 수 있는 것들로 집어넣은 것뿐이다. 내가 용산 근처에 살고 있어서 현장을 몇 번 보기도 했기에 삽입한 것일 뿐이다"고 전했다.

<특수본>은 용산 참사 외에도 모범이 되어야 할 경찰이 오히려 비리를 저질러 스스로의 얼굴에 먹칠하는 '경찰비리' 사건을 화두로 삼았다. 국민의 행복과 안위를 위해 일해야 하는 경찰들이 오히려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서슴지 않고 비리를 저지르며 조폭과 결탁하는 모습은 씁쓸함을 안긴다.

이정향 감독 "상식에 비춰봤을 때 의문이 생기면 화가 납니다"

 배우 송혜교가 영화 <오늘>로 돌아왔다. 약혼자를 뺑소니로 치고 죽게 만든 사람이 17세 소년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용서를 빨리 해버린 다혜 역할을 맡았다. <미술관 옆 동물원><집으로...> 이후 9년 만에 돌아온 이정향 감독이 송혜교를 여주인공으로 캐스팅해 몇 개월간 함께 촬영하며 동고동락했다.

배우 송혜교가 영화 <오늘>로 돌아왔다. 약혼자를 뺑소니로 치고 죽게 만든 사람이 17세 소년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용서를 빨리 해버린 다혜 역할을 맡았다. <미술관 옆 동물원><집으로...> 이후 9년 만에 돌아온 이정향 감독이 송혜교를 여주인공으로 캐스팅해 몇 개월간 함께 촬영하며 동고동락했다. ⓒ 롯데엔터


이처럼 올해 충무로가 사회적 문제를 화두로 삼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이정향 감독은 "내 기준점은 상식이다. 상식에 비춰봤을 때, 아니다 싶으면 의문이 생기고 화가 난다. 이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을 해보고 싶은 거다. 이렇게 소재를 잡으면 이 이야기가 세상에 필요한 것일지, 내가 이 작품을 완성하면 인간적으로 성장해있을지 생각한다. 이 두 가지가 다 오케이면 그때부터 영화 작업에 돌입한다"고 했다.

상식에 비쳐서 아닌 이야기들이 사회에 넘쳐나 분노를 일으킬 때, 관객들과 직접 소통하고 싶은 충무로 감독들이다.

오늘 특수본 이정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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