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커플즈>에서 병찬 역을 맡은 공형진이 31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커플즈>에서 병찬 역을 맡은 공형진이 31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영화 <커플즈>는 아무래도 공형진의 배우 생활의 전환점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브라운관에서는 지난해 <추노>의 업복이 역할이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며 연기에 대한 진정성을 엿볼 수 있었다면, <커플즈>에서 공형진은 스크린에서 자유로이 날아다닌다.

<커플즈>는 김주혁·이윤지·공형진·이시영·오정세 등이 만들어가는 로맨틱 코미디. 올 가을 연인끼리, 친구끼리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에서 잔잔하고 달콤한 부분을 김주혁과 이윤지가 책임을 진다면 이시영과 공형진 커플은 웃음을 책임진다. 헛헛한 웃음이 아닌 안정된 연기를 바탕으로 '빵빵' 터진다.

공형진은 극중에서 조폭 생활을 청산하려고 하는 병찬 역할을 맡았다. 수십년을 조폭으로 살았지만 그에게 남은 것은 외로움과 공허함. 그런 와중에 운명의 상대인 꽃다운 나리(이시영 분)을 만나게 된다.

근데 조폭 역할을 맡은 공형진, 멋있다. 기존에 생각했던 '단무지(단순·무식·지X)' 캐릭터의 조폭이 아니다. 조금은 지적인데다가, 콧수염도 멋지게 길렀다. 코트 자락도 휘리릭 휘날리며 수트도 잘 어울린다. 한 여자를 향한 순애보는 외적 멋스러움을 완성시킨다.

 영화<커플즈>에서 병찬 역을 맡은 공형진이 31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커플즈>에서 병찬 역을 맡은 공형진이 31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병찬은 기존 조폭들의 회화되고 무식한 이미지랑 달리가자고 했어요. 사실 또 막상 진짜 조폭들은 그렇게 무식하지만도 않고요. 여기에 좀더 인간적인 모습을 담아야 되겠다 싶었습니다.

또 병찬은 사랑이 없다고 느끼는 남자입니다. 그래서 보통의 평범한 여자가 아니라 치기 어린 악녀인 나리를 만나게 되는데 그녀의 허점을 알면서도 그걸 감내하고 보듬어줍니다. 자신도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이니까 그런 어설픈 악녀를 감당할 수 있는 것이고 안고 가는 거죠."

외향적으로는 여성관객들이 보기에 '괜찮다' '멋있다'라는 느낌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공형진의 계산이 들어 있었다.

"배역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죠. <연애시대>의 공준표, <추노>의 업복이 역할을 굉장히 좋아해주셨는데 이번 역할에서는 '의외다' '멋있다'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 부분이 이번 작품에서 충분히 어필이 되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31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배우 공형진. 영화<커플즈>에서 병찬 역을 맡은 공형진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31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배우 공형진. 영화<커플즈>에서 병찬 역을 맡은 공형진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이시영과의 코믹 시너지, 웃음 책임진다

그리고 코믹의 시너지를 불러일으킨 이시영과의 호흡이다. <위험한 상견례>에서 이미 코믹한 면을 유감없이 발휘했던 이시영은 <커플즈>에서도 여전히 웃기다. 그녀의 아리따운 얼굴과 언발란스한 과감하고 엉뚱한 연기와 호탕한 웃음이 관객들마저도 그 웃음에 빠져들게 한다.   

"시영이 같은 경우에는 <부자의 탄생>을 보면서 '쟤 봐라~'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잘 하더라고요. <커플즈>로 함께 호흡을 맞추게 돼서 정말 좋았습니다. 촬영을 할 때는 제 파트너를 챙기는 편이라서 먼저 다가가서 공통된 분모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신뢰가 쌓이게 됐어요. 

시영이는 여성이고 여배우지만 굉장히 승부욕이 강해요. 사실 연기적으로 기본기가 탄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감각적이고 끝까지 해내려고 하는 근성이나 집념이 무척 강합니다. 너무 고맙고 반가웠던 것은 코미디감이 굉장하다는 거였어요."

코미디감이 강한 이시영 덕분에 두 사람의 자연스러운 애드리브가 촬영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터져 나왔다. 사실 공형진은 다른 작품에서처럼 이번 작품은 애드리브를 많이 하려고 하지 않았는데 이시영과 연기를 하면서 마치 시나리오에 원래 쓰여 있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애드리브가 나왔다고.  

"형님 죽여주십시오." / "지금?"
"너도 설사 많이 했냐?" / "나는 헐었다"
"나리야. 그만 울어, 시끄러워"

이런 대사뿐만 아니라 돈을 갖고 튀었다고 생각한 복남(오정세 분)의 머리에 빨간색 망사 팬티를 씌우는 것도 즉흥적으로 공형진이 만들어낸 애드리브였다고.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는 거의 모든 지점들을 공형진과 이시영이 애드리브로 완성했다니 코믹 애드리브의 달인이라는 수식을 붙이는 것이 과하지 않다.

 31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배우 공형진. 영화<커플즈>에서 병찬 역을 맡은 공형진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31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배우 공형진. 영화<커플즈>에서 병찬 역을 맡은 공형진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배우마다 유형이 굉장히 다르겠지만 저는 시나리오를 많이 보지 않는 편입니다. 처음에 받으면 시나리오를 정독하고 사건들과 인물들이 이렇게 표현되는구나 개념적으로만 알고 있어요. 그리고 시나리오를 안 봐요. 촬영 당일 날 콘티를 보고 이 신을 찍는다는 것만 알고 들어갑니다.

애드리브는 절대 미리 준비해서 되는 것이 아니에요. 저는 그렇게 설정을 하지는 않습니다. 기존에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애드리브가 나오면 나오는 것이고 안 나오면 안 합니다.

시영이와 할 때는 제가 애드리브를 했을 때 시영이가 툭툭 잘 받아줘서 신뢰가 확 왔어요.
'아 준비가 돼 있는 아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러면서 시너지가 나는 것 같아요. 상대 배우를 믿고 존중하면서 더 큰 에너지가 나오는 것 같아요. 이시영과 호흡은 굉장히 좋았어요. 나름대로 긴장을 했을 텐데 다 준비를 하고 다 받아줘서 그게 예뻐 보였습니다."

* 다음은 공형진 인터뷰 2편이 이어집니다.  "황정민아, 연기 좀 가르쳐주라!"

공형진 커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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