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따냈다.

삼성은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3으로 승리하며 76승 2무 47패로 앞으로 남은 8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선동열 전 감독이 이끌었던 2006년 이후 5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탈환한 삼성은 이제 포스트시즌 체제로 전환해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준비에 돌입한다.

'철벽' 투수진, 정규리그 우승 일등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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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삼성의 우승 원동력은 역시 막강한 투수진이다. 윤성환, 차우찬, 장원삼 등이 선발진을 이끌었고 뒤늦게 합류한 외국인 투수 덕 매티스와 저마노 역시 9승을 합작하며 힘을 보탰다.

11승을 거둔 안지만을 비롯해 권혁, 정현욱, 권오준 등 경험과 실력을 두루 갖춘 구원투수들도 제 역할을 해냈다. 무엇보다 완벽한 마무리를 자랑하며 '삼성은 8회까지만 야구한다'는 농담까지 만들어낸 오승환은 상대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마무리투수 불안으로 1년 내내 가슴을 졸여야 했던 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 등으로서는 선동열, 임창용 이후 최고의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불리는 오승환이 버티고 있는 삼성이 부러울 수밖에 없었다.

평균자책점 3.37이라는 빼어난 기록으로 8개 구단 중 1위에 오른 투수진과 달리 팀 타율은 2할6푼3리로 6위에 그쳤지만 타자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타율, 홈런, 최다안타 등 공격의 모든 부분에서 선두권에 이름을 올린 최형우는 새로운 전성기를 열었고 배영섭, 김상수, 강명구 등이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149개로 팀 도루 1위에 오르는 '기동력'을 발휘했다.

다만 삼성이 포스트시즌이라는 단기전에서 SK 와이번스, KIA 타이거즈 등 노련한 강팀들을 꺾고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노린다면 타자들이 더 분발해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줄 필요가 있다.

류중일, 데뷔 첫해 우승 거둔 행복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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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삼성 야구의 '관전 포인트'는 선수가 아닌 감독이었다. 삼성에서 선수로 13년, 코치로 11년간 몸담았던 류중일 감독은 오랜 기다림 끝에 1군 감독의 꿈을 이뤘지만 모두의 환영을 받지는 못했다.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준우승에도 불구하고 경질된 선 전 감독의 퇴장을 반대하던 팬들은 '초보' 류 감독의 능력에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냈다.

삼성이 SK, KIA 등과의 치열한 선두권 경쟁을 이겨내고 1위를 질주하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선 전 감독이 꾸준히 쌓아올린 탄탄한 투수진의 덕을 본 것이라며 평가절하했다.

이같은 시선을 느낀 류 감독 역시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된 뒤 "난 솔직히 한 게 없다"며 코치들과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하지만 아무리 선수 자원이 좋더라도 감독 데뷔 첫해부터 우승을 차지하기까지는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었다.

24년간 오로지 '삼성맨'이었던 류 감독은 누구보다 삼성의 장, 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었고 선수단 장악력도 무난했다. 또한 부진했던 두 외국인 선수 라이언 가코와 카도쿠라 켄을 모두 시즌 도중 교체하고 매티스와 저마노를 영입한 승부수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류 감독은 여전히 선 전 감독의 그늘에 있다. 올 시즌 진정한 성과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 필요하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도 류 감독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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