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 동물농장>은 누군가로부터 잔인하게 폭행당한 황구를 우연히 발견한 제작진이 이를 구조하는 과정을 촬영해 6월 12일 방송했다.

SBS 은 누군가로부터 잔인하게 폭행당한 황구를 우연히 발견한 제작진이 이를 구조하는 과정을 촬영해 6월 12일 방송했다. ⓒ SBS


부상당한 동물을 장시간 방치했다는 문제가 제기됐던 SBS <TV 동물농장>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의 의결이 보류됐다.

방통심의위는 <TV 동물농장>에 대해 "큰 부상을 입은 동물의 즉각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고 장시간 방치한 것은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 동물의 생명을 경시한 것"이라는 심의 요청 민원을 받고, 이 안건을 7일 제37차 방송심의소위원회 정기회의에서 논의했다. SBS의 정병욱 CP(책임 프로듀서)와 박두선 차장으로부터 당시 상황에 대해 의견을 진술 받았다.

일부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의 연출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문제가 불거진 방송은 지난 6월 전파를 탄 이른바 '황구 학대 사건'이다. 일부 매체와 시민단체는 현장 취재를 통해 "SBS가 이틀에 걸쳐 촬영을 하고 마치 하루 동안 있었던 일로 조작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방통심의위, 추가 자료 확인 후 재차 논의 하기로

SBS 측은 "애완동물 학대 장면이 자주 목격된다는 제보를 받고, 5월 24일 해당 마을을 찾아가던 중 우연히 (황구가 폭행당하고 있는) 사건을 목격했다"며 "용의자를 추격했다가 놓친 후 현장으로 돌아오니 학대당한 황구가 20여분간 미동도 하지 않아 죽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진술했다. 제작진은 "현장의 사건 보고 직후 시민단체인 동물자유연대와 수의사에게 구조 요청을 했으나, 황구가 죽은 것 같다는 추가 보고를 받고 출동 취소 연락을 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목줄이 있어 주인이 있다고 판단되는 황구를 이송할 수 없어 철수를 결정했으나 가해자를 찾고 사체처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아 다음날(5월 25일) 현장을 재방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뜻밖에도 황구는 살아 있었고, SBS는 "급히 구조요청을 했으며 이틀에 걸친 상황을 편집해 방송하다보니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편집에 대해 SBS는 "전날(5월 24일) 촬영한 영상이 거의 없어 죽었다 살아난 상황에 대한 묘사가 힘들어 편집한 것"이라며 "시점이 생략된 것일 뿐 사실 왜곡을 위해 조작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한 응급상황에 굳이 현장과 멀리 떨어진 종로구 소재의 수의사를 호출한 이유로 "출동에 협조적인 수의사 리스트를 토대로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매번 현장에서 적당한 의료시설을 찾아다니는 것보다 이 경우가 효율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방통심의위 측은 "의견진술에도 의문이 해소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며 SBS 측에 당시 황구가 죽은 것으로 알았다는 근거로 제시한 문자메시지 사본 외에 실제 통신 기록과 촬영한 원본테이프 등을 추가로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이 안건은 추후 방송사가 제출하기로 한 관련 자료를 확인한 후 차기 회의에서 재차 논의될 예정이다.

 SBS <동물농장>은 7월 31일 죽은 어미 곁은 지키는 새끼고양이를 구조하는 모습을 방송했다. 심야시간에 발견된 새끼고양이는 다리에 부상을 입었으나, 다음날 오전에야 병원으로 후송돼 죽었다. 제작진은 "경계심이 심한 새끼들을 섣불리 구조하려다가 자칫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어 날이 밝기를 기다려 구조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소위원회에 출석한 SBS <동물농장>측은 7월 31일 방송된 새끼 고양이 사건의 경우 "밤 11시 제보 전화를 받고 새벽 2시 20분쯤 현장에 와 용인에 있는 수의사에 연락, 새벽 4시 50분경에 도착했다"며 "그 사이 날이 밝다보니 방송에서는 상당시간이 지체된 것으로 보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 이현진



한편 7월 31일 방송된 새끼 고양이 사건의 경우 SBS 측은 "밤 11시 제보 전화를 받고 새벽 2시 20분쯤 현장에 와 용인에 있는 수의사에 연락, 새벽 4시 50분경에 도착했다"며 "그 사이 날이 밝다보니 방송에서는 상당시간이 지체된 것으로 보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이 방송은 부상당한 새끼 고양이의 구조를 미뤄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황구 학대 사건' 때와 같은 지적을 받았다.

SBS 측은 "동 프로그램은 10년째 이어오고 있는 동물 전문 프로그램으로, 제작과정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늘 느끼고 있다"며 "인위적인 연출이라는 오해가 제기되는 것은 유감이며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매뉴얼을 합리적으로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동물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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