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 배우 김수정.
영화<챔프>

▲ 김수정 영화 <챔프>에서 차태현과 모녀 호흡을 맞추며 열연을 펼친 아역배우 김수정 ⓒ 민원기


차태현과 김수정의 호흡이 돋보이는 영화 <챔프>는 사고로 부인을 잃고 후유증으로 시력을 점차 잃어가는 기수와 하나밖에 없는 딸의 휴먼스토리를 그린다. 인생 밑바닥까지 떨어져 재기를 노리는 승호(차태현 분)에게 돌아온 기회는 다리를 절어 결국 퇴출당한 우박이였다. 딸 예승(김수정 분)이의 깜찍한 모습과 이들 주변에서 함께 부대끼는 기마경찰대 F4가 승호의 재기를 위해 서로 협력한다. 여기에 돈을 노리며 이들을 훼방하는 악당들은 끈질기게 따라붙는다.

지난 7일에 개봉한 영화 <챔프>는 우선 온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가족영화라는 점에서 현재 개봉한 다른 영화들과 차이점이 있다. 주말과 추석 연휴기간 가족, 친척들과 함께 극장을 찾는 관객에게 <챔프>는 우선순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다는 것. 말이라는 동물과 함께 아빠와 딸의 따뜻한 사랑을 다뤘다는 점에서 우선 기본 점수 이상을 줄만하다. 여기에 속도감을 최대한 살리며 디지털 기술을 절제한 경마 경기 장면은 이 영화의 또 다른 백미다.

이환경 감독에게 영화 <챔프>의 관람포인트는 무엇인지 직접 물었다.

 이환경 감독
영화<챔프><각설탕> 연출

▲ 이환경 감독 영화 <각설탕>에 이어 추석 신작으로 영화 <챔프>를 선보이게 됐다. ⓒ 민원기

"<챔프>에서 포기할 수 없던 게 경주 장면이었습니다. 영화 촬영 끝까지 놓지 않았던 부분이죠. 8개월 동안 필름도 많이 들어가고 또 공중 촬영을 위한 헬리캠을 구하기 만만치 않아서 전국에 헬리캠 띄우는 분들 수소문했습니다.

'한 번만 도와주세요' 했는데 저가에 정말 싸게 해주셨어요. 비용적으로 굉장히 많이 비싼데 거의 무상으로 해주셨죠. 또한 경마장의 기수 분들이나 조교사 분들도 그렇고 영화 <각설탕>때 함께 했던 분들이 대부분 한번 더 뭉쳤어요.

스태프들도 마찬가지죠. 오히려 그때 참여했던 저희 기술진들은 '그때 못했던 걸 이번에 제대로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서로가 낮밤 안 가리고 작업했습니다.

이 영화는 기다림에 미학이기도 해요. 모든 촬영이 배우가 아닌 말의 컨디션에 맞춰 진행이 됐죠. 말이 눕는다든가 바다에서 사람에게 다가온다거나 하는 장면은 철저히 말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촬영을 한 겁니다. 극영화가 아닌 순간순간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는 건가 착각하기도 했답니다. 그만큼 시간과 공이 들어갔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제게 '이젠 좀 강한 영화, 19금 영화 같은 것도 만들 때가 되지 않았냐'고 많이들 얘기 하시는데 전 제 딸이 열아홉 살 넘기 전까진 함께 제 영화도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하고 있어요. 딸과 함께 자라는 영화 말이죠."

 배우 권상우
영화<통증>

▲ 권상우 영화 <통증>에서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남순 역을 맡은 권상우. ⓒ 민원기


권상우와 정려원이 멜로 호흡을 맞춘 영화 <통증>. 사고로 가족을 잃은 게 자신 탓이라고 생각했던 남순(권상우 분)은 그 최책감과 사고 후유증으로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무통각증을 앓는다. 자해를 하면서 대출금 추심 일을 하는 동현은 혈우병을 지닌 채 길거리에서 악세사리 노점을 하며 자신의 삶을 꾸려가는 동현(려원)을 우연히 만난다. 돈을 갚으라며 자해를 일삼는 동현은 남순에 대한 남다른 감정을 느끼고 둘 사이는 결국 서로의 어두운 면을 감싸주는 연인 관계로 발전한다. 치명적인 약점을 안은 채 각자의 삶을 보듬어 가는 이들에게 주변 상황은 녹록치 않은 장애로 다가온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멜로라는 장르를 기본 골격으로 했다. 남녀의 사랑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끝없이 생산되고 그만큼 향유되는 베스트 아이템. 특히 이 작품은 <친구>(2001), <태풍>(2005), <눈에는 눈 이에는 이>(2008) 등을 제작하면서 남성 중심의 이야기, 강렬한 액션과 스케일을 고수해 왔던 곽경택 감독의 멜로 영화라는 점에서 신선하다. 물론 <사랑>(2007)이라는 작품으로 멜로 장르를 이미 선보인 적이 있지만 남녀 두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작품은 아니었다. 만화가 강풀 원안에 시나리오 수정작업을 거쳐 감각적인 이야기 토대가 나왔다. 오묘한 색감과 박자감 있는 카메라 워크도 또 다른 재미다.

곽경택 감독에게 영화 <통증>의 관람포인트는 무엇인지 직접 물었다.

 곽경택 영화감독.


영화<통증><친구>등 연출

▲ 곽경택 감독 영화 <친구>로 유명세를 떨친 곽경택 감독이 진한 멜로의 향기를 담은 영화 <통증>으로 돌아왔다. ⓒ 민원기


"시나리오 보고 제가 설득 못 당하면 영화를 못 만들죠. 강풀의 작품을 원안으로 하면서 시나리오 작업이 됐어요. 시나리오 보는데 세 번쯤 울컥 울컥 하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한 겁니다. 원작이 훌륭했고 또 한수련 작가가 잘 다듬어 주었어요. 멜로를 하게 되면서 결심한 게 있는데 소위 다른 영화에서 본듯한 장면 하지 말자는 거였어요.

원랜 이야기에 건달도 더 많이 등장하고 동현이의 아버지도 살아 있었고 그랬는데 그걸 에피소드 별로 정리하면서 나름 새롭게 만들어 보자 했죠. 일단 캐릭터 자체가 딱 잡혀있으니까요. 강풀이 셋업한 캐릭터가 절반 이상이었고 거기에 한수련 작가가 여성으로서 그 특유의 감성을 불어넣었죠. 그렇지 않았으면 제가 동현이라는 캐릭터를 감당 못했을 겁니다.

배우 역시 캐스팅을 처음부터 염두해 둔 겁니다. 느낌에 권상우가 하면 살 것 같았죠. 권상우도 '감독님이 하시면 영화 할게요'이래서 처음부터 그 친구를 떠올리며 만들어 갔죠. 감독이란 게 배우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표정이나 연기를 끄집어내는 데서 쾌감을 느낍니다. 제가 봤을 때 충분히 상우에게서 새로운 면을 꺼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 실제로도 잘 했죠. 려원도 마찬가지였죠. 리허설을 가고 테이크를 하면 바꿀 게 거의 없더라고요."

이환경 통증 챔프 곽경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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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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