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서울 정동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영화 고지전 제작보고회에서 장훈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장훈 감독은 <영화는 영화다>와 <의형제>를 만든 감독이다.

▲ 영화 <고지전> 연출한 장훈 감독 14일 오전 서울 정동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영화 고지전 제작보고회에서 장훈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장훈 감독은 <영화는 영화다>와 <의형제>를 만든 감독이다. ⓒ 이정민


스승을 배신한 제자로, 제자가 떠난 것에 대해 다큐멘터리 영화로 그 실체를 낱낱이 공개한  감독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장훈 감독과 김기덕 감독. 그동안 장훈 감독은 영화 <고지전> 촬영 때문에 공식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었다. 반면 김기덕 감독은 다큐멘터리 영화 <아리랑>을 통해서 자신의 심경을 솔직하게 공개했다.

김기덕 감독의 제자인 전재홍 감독과 과거 김기덕 감독의 제자였지만 지금은 그를 떠난 장훈 감독이 13일과 14일 나란히 공식 석상에 자리했다. 전재홍 감독은 김기덕 감독이 제작과 각본을 맡았던 영화 <풍산개>의 시사회장에서 그리고 장훈 감독은 영화 <고지전>의 제작발표회 자리에 나타나 김기덕 감독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각각 말문을 열었다.

장훈 감독은 14일 열린 영화 <고지전>의 제작보고회에서 김기덕 감독과의 논란에 질문을 받고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간단하게 말하자면, 기사를 통해서 <아리랑>을 접하고 예고편을 봤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장 감독은 "<고지전> 후반 작업을 하던 중에 아주 힘들었다, 아직도 사실은 그렇다"고 착찹한 심경을 전했다. 

"김기덕 감독님은 여전히 큰 스승님이시고 여전히 존경한다"라며 "감독님이 <아리랑>을 통해서 마음이 좀 편해지셨으면 좋겠다. 어쨌든 제자로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김기덕 감독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김기덕 감독

▲ 김기덕 감독 영화 <아리랑>에서 제자인 장훈 감독을 기회주의자라고 표현해 논란 ⓒ 이한철


'김기덕 사단'인 장훈 감독은 김기덕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을 맡은 <영화는 영화다>(2008)를 연출, 평단의 호평과 더불어 영화가 흥행이 되고 난 이후에 (주)김기덕필름을 떠나 쇼박스가 투자와 배급을 맡은 영화 <의형제>를 연출했다.

이후 2010년 말에 김기덕 감독이 장훈 감독에게 배신당해 폐인이 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무로 관계자들 사이에서 파란이 일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에서 김기덕 감독이 각본 감독 연출 제작 출연을 모두 혼자 도맡아서 한 영화 <아리랑>이 공개돼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이 영화에서 김 감독은 "장훈 감독과 <영화는 영화다> 이후 두 편을 함께 하기로 했지만 나도 모르게 메이저 영화사와 계약했다"라며 "사람들은 배신이라고 하지만 그냥 떠난 거다. 하지만 방법이 잘못됐다. 시간이 지나니까 사람들이 기회주의자처럼 보이더라"고 고백했다.

13일 영화 <풍산개>의 시사회에는 김기덕 감독이 나타날지 취재진의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김기덕 감독은 해외 체류 중이어서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그의 제자 전재홍 감독은 "김(기덕) 대표님이 다시 일어나야 할 영화였기 때문에 무조건 했다"라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한데 이어, "이 영화를 만든 이유는 진짜 한국영화에서 돈으로 영화를 만드는 게 아니라 열정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훈 김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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