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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1일 오후 7시 강릉종합경기장에서 '현대오일뱅크 2011 K리그' 13라운드  강원FC와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가 열렸다. 결과는 강원FC가 1-0으로 부산을 물리치고 승리를 거두었다. 전반 41분 부산 수비수의 자책골을 끝까지 잘 지켜내 그동안 목마르게 기다리던 리그 첫 승을 신고하고 승점 3점을 확보한 것이다.

강원의 2011 K리그 성적은 말 그대로 바닥에서 납작 엎드려 있다. 이전 12경기에서 3무 9패로 16개 팀 중에 1승도 신고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여 이 날의 첫 승은 선수에게나 팬들에게는 길고 긴 악몽의 터널을 빠져나와 환희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강원은 이 날 부산을 물리치며 K리그 첫 승을 신고하여 1승 3무 9패 승점 6이 되었다. 15위 성남 일화가 13라운드 경기에서 광주FC에게 1-0로 패해 승점 차를 5로 줄였다. 강원의 입장에서 탈꼴찌가 전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앞으로 17경기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강원은 최전방 공격수로 정성민과 김영후를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윤준하와 박상진을 선발 출전시켰다. 강원의 맏형 이을용과 부지런한 권순형이 중원에서 활동했고, 측면수비수로 이민규와 이상돈이 중앙 수비수로는 곽광선과 이진환이 선발 출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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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의 도시 강릉 팬들에게 첫 승의 기쁨을 선사하겠다는 강원 선수들은 중원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통하여 볼 점유율을 높였고, 부산 골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부산의 밀집된 수비벽은 좀처럼 허물어지지 않았다.

전반 9분 강원 정성민이 페널티 박스 라인 왼쪽에서 날린 슈팅은 골키퍼 전상욱의 선방에 막혔고, 이 후 강원은 경기를 압도하며 쉼 없이 부산의 골문을 위협했지만 부산의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그러나 전반 41분 그동안 지긋지긋하게 골 운이 비켜가던 강원에게 행운이 찾아왔다. 이을용이 중원에서 최전방으로 길게 패스한 볼이 부산 문전으로 떨어지면서 수비수 이정호와 김영후의 경합이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이정호가 먼저 볼을 걷어내려 터치한 볼이 오히려 골로 연결된 것이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강원은 후반 골잡이 서동현과 강원의 젊은 기대주 김정주를 김영후와 이을용을 대신 해 교체 투입했다. 하지만 만회골을 위한 부산의 공격은 파상적이었다. 좌우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도 날카롭게 전개되었다. 그러나 강원의 한 점을 지키기 위한 협력수비는 물샐 틈이 없었다. 이 날 경기장을 찾은 5천여 명의 홈 팬들은 열광적으로 강원을 응원했고, 선수들은 끝끝내 실점을 막아내며 리그 첫 승을 신고하였다.

강원FC는 이날 승리에도 불구하고 이미 마음을 돌려버린 홈 관중들을 어떻게 다시 운동장으로 모을 수 있는지에 대한 대안 마련이 시급하게 되었다. 강릉은 전국에서 알아주는 축구의 도시이다. 지난 6월 1일 올림픽대표 평가전에서 모인 2만 여 명의 축구팬과 지난 5일 열린 강릉제일고 대 강릉중앙고의 정기전에 모인 일만 오천 여 명의 강릉 축구팬들의 마음을 다시 운동장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자는 리그 첫 승을 맛본 강원FC 김상호감독과 전화 인터뷰를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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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데뷔 후 첫 승입니다. 승리 소감과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텐데요.
"먼저 어려운 상황에서도 항상 최선을 다하여 훈련하고 경기에 임한 선수들에게 고맙습니다. 그리고 제가 감독으로 데뷔하여 9경기 만에 첫 승을 했는데, 그동안 3무5패를 했습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선수들 모두 빨리 승리의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늦은 점 죄송한 마음입니다. 창단 후 강원FC 팬들께서 열정적인 성원과 큰 사랑을 보내주셨는데 기쁨을 드리지 못해 죄송했습니다. 선수들 역시 첫 승에 대한 갈망이 매 경기 큰 부담으로 작용하였고, 항상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승리를 시작으로 더욱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습니다.  

- 강원FC는 리그 개막 후 13경기 만에 첫 승입니다.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그동안 마음 고생이 심했을 텐데요.
"갑작스럽게 전 감독님이 사퇴하고 제가 감독으로 부임한 후 선수들은 힘든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창단 후 처음으로 큰 위기를 경험한 선수들이었는데, 다행히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 내준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입니다. 정말 우리 선수들이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이제는 지난 경기의 아쉬움보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정말 좋은 성적으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뭉쳐 있습니다. 최선을 다하여 전 구단을 상대로 승리를 하겠다는 목표로 싸울 것입니다. 어렵다는 생각보다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선수들과 최선을 다할 각오입니다."  

- A매치데이를 맞이하여 리그가 짧은 휴식기에 들어가면서 태백에서 훈련을 했습니다. 선수들에게 특별히 주문한 것이 있나요?
"세 가지를 주문했습니다. 첫 번째로 전술적인 부분인데, 경기장을 넓게 쓰는 상황에서 공격과 수비로 전환할 때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윙 포워드의 간격을 유지하는 움직임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상대 수비 조직을 흔들고 공간을 만들어내는 역할과 방법에 대하여 지시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체력적인 부분을 강조했습니다. 전술과 기술도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훈련했습니다. 그리고 정신적인 부분으로서 자신감 회복을 위한 미팅을 많이 했습니다."

- 최순호 전 감독의 갑작스런 사퇴 후 수석코치로 있다가 감독으로 데뷔했습니다. 승리 후 최순호 전 감독과 통화를 했는지요?
"승리 소식을 전하기도 전에 먼저 최순호 감독님이 축하한다는 문자를 주셨습니다. 어쩌면 현장에 있는 저보다 승리 소식을 더욱 간절하게 기다리고 계셨을 것입니다. 사실 최순호 감독님은 축구인으로서 존경하는 선배님이시고, 저 개인 적으로는 같이 일하면서 행복했습니다. 또한 최순호 감독님의 축구 철학에 공감을 하고, 수석코치로서 잘 모시지 못하여 죄송한 마음이 크게 있습니다."

- 이번 경기에 유료 관중 수가 5373명으로 집게 되었습니다. 강릉은 축구 팬이 많은 도시이고, 창단 첫해에는 평균 관중수가 1만5천여 명이었고, 지난해에는 1만2천여 명이었습니다. 강원 축구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솔직히 이번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관중석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항상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시는 강원도 축구팬들의 성원에 큰 힘을 얻었었는데, 죄송하다는 마음을 먼저 표현해야겠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홈경기만큼은 꼭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팬들의 사랑과 관심이 없다면 사실 프로선수들은 존재할 가치가 없습니다. 선수들 역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홈 팬들에게는 지는 경기를 보여줄 수 없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 강원FC의 부진 속에는 다른 팀에 비하여 용병들의 활약이 미비합니다. 왜 그렇다고 생각하시나요?
"우리 강원은 도민구단으로서 제정 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운영되고 있고, 비싼 용병을 스카우트하기에는 어려운 처지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용병 선수 둘이 동계 훈련 당시 부상으로 인하여 현재까지 팀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앙수비수로 활동하는 선수와 최종공격수로 활동하는 선수를 계약했는데, 아직까지 팀에 기여하고 있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후반기부터는 두 선수가 합류할 수 있어서 공격과 수비에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 리그 중반기에 들어섰습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팀 성적에 대한 목표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현재 강원FC는 FA컵 16강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15일 대전과 일전을 벌이는데, 꼭 승리해서 FA컵 우승에 도전할 것입니다. 그리고 리그에서는 앞으로 17경기가 남았는데, 10승을 목표로 도전할 계획입니다. 그렇게만 되면 애초에 목표했던 6강 플레이오프에도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 끝으로 승부조작 사건이 있었고,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습니다. 강원의 감독으로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합니다.
"거두절미하고 축구경기에서 승부조작이 일어났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지도자로서 죄송한 일입니다. 일선 지도자들부터 반성하고 선수들의 교육적인 측면에 부족했던 부분을 반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어떠한 경우에서도 재발방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며,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하여 K-리그 팬분들께 고개 숙여 사죄드립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의견을 말씀드린다면 선수 개인적인 사심으로 인하여 일어난 일이고, 소수의 선수들의 부도덕한 행위로 인하여 다수의 모법적인 선수들이 너무 큰 피해를 입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말로도 승부조작에 대하여 변명의 여지가 없음을 다시한번 더 말씀드리고 죄송하다는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앞으로는 프로 감독뿐만이 아니라 학원축구팀의 일선 지도자들도 학생 선수들에 대한 인성 교육과 윤리적인 교육이 철저하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의견을 드립니다."

K리그 강원FC 김상호감독 프로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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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아재양념닭갈비를 가공 판매하는 소설 쓰는 노동자입니다. 두 딸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서로가 신뢰하는 대한민국의 본래 모습을 찾는데, 미력이나마 보태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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