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K리그 서울-포항 경기에 몰려든 구름관중에 감사를 전하는 FC 서울 공식 홈페이지

9일 K리그 서울-포항 경기에 몰려든 구름관중에 감사를 전하는 FC 서울 공식 홈페이지 ⓒ FC 서울

 

승부조작 파문으로 얼룩져 만신창이가 된 K리그가 축구팬들의 응원 속에 다시 일어날 힘을 얻었다.

 

11일 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의 대결이 벌어진 한국 축구의 '심장'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무려 4만4358명이 관중석을 채웠다. 그야말로 프리미어리그나 분데스리가도 부럽지 않은 뜨거운 축구 열기였다.

 

지난달 승부조작 사건이 세상 밖으로 드러나면서 K리그는 최대 위기를 맞았다. 푸른 그라운드에서 뛰어다녀야 할 선수들은 차디찬 구치소 신세가 되었고 '설마'했던 축구팬들은 배신감에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었다. 마침 국가대표 평가전 2경기가 연달아 열리면서 K리그는 잠시 숨돌릴 기회를 가졌다.

 

해외파들과 K리그 스타들이 힘을 모은 국가대표팀은 세르비아와 가나를 모두 물리치며 축구팬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특히 가나와의 경기가 열린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무려 4만여 명의 관중이 몰리며 한국 축구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국가대표 평가전이 끝나고 다시 K리그가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서울과 포항의 맞대결이라는 최고의 '흥행 카드'가 축구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 축구 최고의 스트라이커였던 포항의 황선홍 감독과 서울의 최용수 감독의 지략 대결에 관심이 모아졌다. 두 감독 역시 마치 영화홍보에 나선 배우들처럼 경기 전부터 뜨거운 설전을 벌이며 분위기를 돋구었다.

 

선수 시절 '독수리'로 불리던 최용수 감독이 황선홍 감독의 별명 '황새'를 겨냥해 "독수리가 황새보다 낫다"며 먼저 자극하자, 황선홍 감독 역시 "독수리가 강하지만 황새가 더 우아하다"며 맞받아쳤다. 또한 홈팀 서울은 경기장이 자리한 마포구 주민들에게 입장료를 50% 할인해주며 문을 활짝 열었다.

 

결국 각고의 노력 끝에 서울과 포항의 라이벌 대결은 구름 관중을 몰고오는 데 성공했다. 5만여 관중을 불러들였던 서울과 수원 삼성의 개막전 이후 올 시즌 두 번째로 많은 관중들이 축구장을 찾아 선수들의 활약에 열광했다.

 

이날 승부의 뜨거운 열기가 과연 승부조작 파문으로 한없이 침체된 K리그를 다시 일으킬 '반전의 계기'가 될지 기대된다.

2011.06.12 09:48 ⓒ 2011 OhmyNews
K리그 프로축구 서울월드컵경기장 FC 서울 포항 스틸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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