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가르시아가 8일 저녁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2회말 2사 2루 손광민의 적시타때 홈까지 뛰어들어 세이프되자 박기혁과 환호하고 있다.

롯데 시절의 가르시아(오른쪽) ⓒ 유성호

외국인 거포 카림 가르시아(36)의 국내무대 복귀가 눈앞이다. 헌데 익숙한 롯데 유니폼이 아닌 한화 유니폼을 입고서다. 전 소속팀 롯데가 양승호 감독 체제로 바뀌면서 투수로만 용병을 채우게 되면서 아쉬움 속에 국내 무대를 떠난 지 약 반 년 만에 한화가 가르시아 카드를 뽑아들었다.

 

야구팬들에게는 화끈한 가르시아의 타격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기대는 매우 고무적이다. 호쾌한 타격과 활달한 쇼맨십을 겸비해 3년간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그다. 탈꼴찌 싸움을 벌이고 있는 한화 역시도 시즌이 더 흘러가기 전에 투수 카드를 대신해 과감히 뽑아든 거포 카드인 만큼 기대하는 바가 크다.

 

가르시아는 현재 멕시칸리그 몬테레이 술탄스에서 뛰고 있지만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미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신분조회 절차를 마쳤고 계약과 관련한 조율도 어느 정도 마친 상태여서 한국행의 걸림돌은 없다. 무엇보다 본인 스스로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한국행에 대한 그리움을 표출했던 터라 더욱 그렇다.

 

한화는 왜 가르시아를 택했을까?

 

당초 데폴라와 오넬리의 퇴출설이 가시화될 때까지만 하더라도 한화가 원했던 이는 가르시아가 아니었다. 한대화 감독이 여러차례 언론을 통해 '거포 3루수'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했고 실제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의 이름이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계약이 틀어진 탓인지 한화는 후순위 선수들을 다시 물색했고 '2순위'로 뽑아든 카드로 가르시아를 낙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영입한 두 외국인 타자들이 부진했는데, 반면 가르시아는 한국 무대에서 검증된 타자라는 점이 그 이유다.

 

지난 3년간 롯데의 유니폼을 입고 한국 프로야구 무대에서 활약했던 가르시아는 통산 타율 2할6푼7리에 85홈런 278타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한화는 사장과 단장이 물러나면서까지 개혁의 의지를 밝혔던 까닭에 당장 활용 가능한 '즉시전력감'이 필요했을 것이다.

 

사실 팀 전력을 장기적으로 놓고 본다면 한화의 최대 취약점인 3루수 보강이나 류현진의 뒤를 바칠 수 있는 선발 요원이 적합했지만 가르시아라는 매력적인 카드를 두고 또 다시 모험을 감행할 수는 없었을 터.

 

일각에서는 이런 연유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기도 하지만 한 시즌 30여개의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능력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최근 뛰고 있는 멕시칸리그에서도 53경기 동안 3할2푼2리의 타율에 7홈런 53타점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공백기에 대한 우려도 없다.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재구축

 

당장 가르시아가 합류한다면 한화는 막강 클린업 트리오를 구축하게 된다. 장성호와 최진행이 중심타선에서 최근 팀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가르시아가 더해질 타선은 확실히 무게감이 가득하다. 상위권의 타 팀들과 비교해서도 전혀 떨어지지 않을 중압감이 느껴진다.

 

김태균(지바롯데 마린스)의 일본 진출과 이범호(KIA 타이거즈)의 일본 진출에 이은 국내 이적, 그리고 지난해에는 김태완(상무) 마저 군에 입대하면서 한화의 중심 타선이 많이 무뎌진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와 올해 최하위권까지 추락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보는 이들이 많은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올 시즌 최진행이 팀의 4번 타자로서 잘해주고 있고 긴 부상에서 회복한 장성호는 확실히 이름값을 해주고 있다. 현실이 안타까울 정도로 이들에게 집중 견제가 되고 있지만 가르시아가 한 축을 이어 맡게 된다면 당연히 승부가 분산된다. 출루율이 좋은 장성호가 3번을 맡고 연일 홈런포를 쏘아 올리고 있는 최진행이 4번 그대로 나선다고 볼 때 가르시아는 5번타자의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가르시아가 클러치히터가 아닌 까닭에 정확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어 불안요소가 존재하지만 반대로 얘기하면 3번과 4번 뒤에서 '큰 것' 한 방을 때려줄 수도 있다. 더욱이 한화가 홈으로 사용하고 있는 대전구장은 사직구장과 비교해 크기가 작아 외야로 크게만 뻗어준다면 홈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분명 개인적으로는 이미 검증된 자원이라는 점에서, 팀으로서는 바닥에 있는 팀 타격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단점보다는 긍정적 요소가 더 많다. 하지만 이런 성공요소와 더불어 실패요소가 '양날의 검'처럼 공존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그 모든 해답은 가르시아 본인에게 달려 있다.

2011.06.03 10:52 ⓒ 2011 OhmyNews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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