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 강원FC 경기 장면

▲ 강원FC 강원FC 경기 장면 ⓒ 이종득


강원 FC는 지난 4월 30일 경기에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포항과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7연패를 끊었고, 5월 5일 어린이날 강릉 홈구장에서 열리는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 리그 첫승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지난 4월 말까지 강원 FC의 성적은 참담했다. 리그 개막 후 7연패를 당했고, 개막전 이후 6경기 연속으로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창단 감독이었던 최순호씨가 자진 사퇴했다. 선수들과 구단 직원들, 그리고 팬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게다가 최순호 감독 사퇴 이후 강원 FC는 심판 판정에 대한 항의 문제 등의 불미스런 일들을 겪으며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여주지 못 하고 있다.

그런데 어제 기자는 엎친데 덮친격으로 모 축구신문에서 강원 FC 대표 교체설을 접했다.

보도 내용은 "강원 FC 대표 교체 유력. 고재욱(관동대감독) 원흥제(안산고축구부장) 경합" 이라는 내용이었고, 기자가 확인해보니 전국의 축구팀 감독들에게 SMS 문자를 위 내용을 발송했다는 것이다.

기자가 위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강원 FC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강원 FC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면 모 축구신문 담당 기자와 통화를 해서 보도 내용에 대한 사실 확인을 요구했더니, 담당 기자는 자신도 사실 확인은 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하여 강원 FC 관계자는 모 축구신문사 사장과 통화를 했다는 것이다.

모 축구신문사 사장은 강원 FC 관계자의 사실 확인 요구에 확인해줄 수 없다는 말로 답을 피했고, 강원 FC 관계자의 정정 보도에 대한 요구도 받아드리지 않았다고 한다.

강원 FC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김원동 사장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선수들을 독려하며 열심히 하고 있는데, 왜 그런 내용이 신문사에서 축구인들에게 문자로 발송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강력한 이의제기를 했다"고 말했다.

현재 강원 FC 김원동 사장은 계약기간이 2011년 말까지로 되어 있으며, 사의를 표명하거나 사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

그런데도 '유력'이란 단서를 달았지만 대표가 교체된다는 등의 내용이 신문사에서 축구인들에게 문자로 발송되었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강원 FC 관계자는 "성적 부진을 책임지고 최순호 감독이 사퇴한 후 신임 김상호 감독과 선수단이 명예회복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 확인도 되지 않은 내용을 신문사에서 축구인들에게 퍼뜨리는 데는 그만한 저의가 숨어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었다.

강원FC  서포터즈 나르샤 응원장면

▲ 강원FC 서포터즈 나르샤 응원장면 ⓒ 이종득


강원 FC는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강릉 홈구장에서 어린이 관중 무료입장이라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당연히 리그 첫 승도 홈 관중들에게 선사해야 할 시점이다.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열렬 축구팬으로 소문난 강릉시민들의 승리에 대한 갈망이 그만큼 간절한 상황이다.

사실 강원 FC 도민구단의 대표와 감독 교체 설은 지난해부터 심심치 않게 나돌았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당선되면서부터 지역에서는 몇몇 사람이 대표로 거론되기도 했고, 감독 교체설도 풍문으로나마 떠돌았다.

솔직히 강원도민의 한 사람이고, 강원 FC의 팬으로서 그런 설을 들으며 정말 안타까웠다. 왜들 그래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감독이 교체되는 것보다, 대표가 바뀌는 것보다 우선 하는 것은 열심히 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신뢰를 보내주는 것이라고 기자는 생각한다. 도지사가 바뀌었으니 대표가 바뀌어야 하고, 대표가 바뀌면 감독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들이 납득할 수 없다. 그런 논리라면 감독이 바뀌면 선수들도 자연스레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포츠를 정치적 논리로 접근하고, 정치적 인맥으로 자리를 보장해주는 인사권은 분명히 잘못된 결정이다. 지난해 도지사가 바뀌면서 분분했던 말들이 이번 보궐선거에서 새로운 도지사가 당선되니까 또다시 불거진 대표 교체 설을 대하는 기자의 마음은 정말 속상하다. 비록 팀의 성적이 좋지 않은 결과를 보여주더라도, 스포츠는 이기는 팀과 지는 팀이 있는 게 당연한 것이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지만 결과가 안 좋게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그게 스포츠인 것이다. 그런데 성적 부진을 이유로 리그가 진행 중에 대표를 바꾸고 감독을 교체한다면 선수들은 어떻게 한단 말인가. 대표나 감독이 자진해서 사퇴를 했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강원 FC는 도민구단이므로 도민이 주주로 있는 팀이다. 강원 FC 대표와 감독은 도지사가 마음대로 보장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선거를 마치고 나니, 또 누가누가 대표가 되고 누가누가 감독이 된다는 설들이 난무하고, 확인되지도 않은 설들을 문자로 발송하는 신문사의 행태는 정말 저질 보도가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다.

다시 생각해 보아도, 지금 길을 잃고 헤메이는 어린 양에게 힘을 내라는 격려와 용기를 주기보다 너희들은 안 되니 내 말대로 해, 라고 윽박지르는 듯한 모습은 더 이상 안 된다. 기자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지난해 도지사가 바뀌면서 난무했던 강원FC 대표 교체설과 감독 교체설이 없었다면 강원 FC의 성적이 지금처럼 참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분명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첨언한다면 가든 길은 가든 사람에게 끝까지 갈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것이 지금 해야 할 일인 것이다. 그러고 난 다음에 책임과 대안을 묻는 것이 정도(正道)인 것이다.

강원FC 한국프로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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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아재양념닭갈비를 가공 판매하는 소설 쓰는 노동자입니다. 두 딸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서로가 신뢰하는 대한민국의 본래 모습을 찾는데, 미력이나마 보태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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