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피쉬2 스틸컷

▲ 정글피쉬2 스틸컷 ⓒ 마운틴 픽쳐스

<정글피쉬2>는 KBS 8부작 청소년드라마를 다시 재편집하여 극장용으로 개봉한 작품이에요. 2010년 티아라의 지연이 서율역으로 출연하여 관심을 모았지만 4% 정도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외면 받은 드라마이기도 했죠. 분명 시청자들에게 외면 받았지만 <정글피쉬2>에서 보여준 사학비리, 혼전 임신문제, 입시비리, 교사들의 권위추락 등은 생각해볼만한 여지가 있었어요. 일부 마니아 드라마 팬들에게 <정글피쉬2>는 그냥 묻히기 아까운 드라마로 인정받았단 것이죠.

 

가화고는 명문 고등학교예요. 한국에서 명문 고등학교에 진학한다는 것은 명문 대학에 들어갈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 의미죠. 그런데 이 학교의 우등생 백효안(한지우)이 자살해요. 항상 전교 1등이던 백효안이 자살을 하면서 서율(지연)은 전교 2등자리를 벗어나 드디어 1등이 되죠. 백효안의 남자친구인 민호수(홍종현)는 도저히 그녀의 죽음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해요. 왜 그녀가 죽었는지 그 의문을 풀어가게 되죠.

 

문제는 <정글피쉬2>의 경우 8부작 드라마를 100여 분으로 재편집하면서 상당히 엉성하게 되었어요. 드라마에서 밀도 있게 다루었던 주제들이 영화에서 거의 제대로 나타나지 못한 것이죠. 관객들에게 두서 있게 이야기가 받아들여져야 하는데 너무 생뚱맞게 에피소드들이 널뛰기를 하고 있어요. 2010년 드라마를 보지 않았다면 도저히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아내기 쉽지 않아요. 드라마의 장점이 영화로 상영하기 위해 재편집되면서 모두 사라져버린 것이죠.

 

전교 1등인 백효안을 항상 질투하던 서율은 어떻게 해서든 그녀를 제치고 전교 1등이란 타이틀을 차지하고 싶어 하죠. 그래서 집중력을 높여주는 약을 정량보다 훨씬 많이 복용하면서까지 공부에 집착해요. 고등학교 성적으로 인생이 판가름 날 수 있는 현재 대한민국 교육시스템에서 1등에 대한 집착은 나무랄 수 없을 것 같아요. 여기에다 또 다른 친구들 역시 애인 대행, 임신, 학교에 적응 못하는 등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엮여져 있어요.

 

분명 충분히 현재 우리나라 교육시스템을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주제들이 다양하게 포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정글피쉬2>에서 이런 주제들이 명확하게 부각되지 않아요. 물론 극장상영을 위해서 8부작 드라마를 편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라 해도 너무나 치명적인 약점이 되었어요. 드라마에서 보여준 가장 중요한 주제들이 완전히 영화에서 사라졌기 때문이죠.

 

특히 영화 <정글피쉬2>는 드라마에 나왔던 주인공들의 모든 에피소드들을 다 조금씩 담아내려는 치명적인 실수를 했어요. 이렇다보니 각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두서없이 조금씩 다 나오고 있죠. 차라리 극장용으로 개봉할 것 같으면 백효안의 이야기에 중점을 두고 그녀의 자살이 왜 일어났는지 밝혀지는 과정을 더 밀도 있게 다루는 것이 좋았단 의미예요.

 

100여 분이란 시간 안에 8부작 드라마의 각 인물 에피소드를 다 담아내려고 한 것 자체가 실수였단 것이죠. 드라마와 달리 영화는 정해진 상영시간 안에 확실히 밀도 있는 이야기를 전달해주어야 하는데 <정글피쉬2>는 그런 부분에서 실수를 했어요. 이야기 밀도가 없어지면서 영화는 산만하고 주제는 모호해졌어요. 그리고 이런 약점들 때문에 드라마에서 제법 설정이 잘 살아 있었던 캐릭터들조차도 영화 <정글피쉬2>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요.

 

영화와 드라마가 얼마나 다른 영역인지 <정글피쉬2>를 보면서 충분히 알 수 있게 해주죠.

덧붙이는 글 | 2011년 3월3일. 이기사는 영화리뷰전문사이트 무비조이(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1.03.06 12:06 ⓒ 2011 OhmyNews
덧붙이는 글 2011년 3월3일. 이기사는 영화리뷰전문사이트 무비조이(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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