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CC 상승세의 주역 추승균

최근 KCC 상승세의 주역 추승균 ⓒ KBL

빈틈이 없다. 도무지 질 것 같지가 않다. 최근 프로농구판을 뒤흔들고 있는 전주 KCC 이야기다.

 

한때 6승 12패까지 몰렸던 전주 KCC는 슬로우 스타터라는 별명답게 최근 23경기에서 20승을 쓸어담는 뒷심을 발휘하며 선두권을 위협하고 있다.

 

하승진, '공간 창출' '자유투'에서 일취월장

 

시즌 초반, KCC가 하위권에서 헤매고 있을 때도 대부분 감독들은 KCC는 '결국엔 올라갈 팀'이라는 언급을 자주 했다. 바로 하승진의 존재 덕분이다. 농구가 높이만으로 하는 스포츠는 아니지만 높이가 있는 팀은 결국 좀 더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하승진은 23게임 연속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리고 있으며, 현재 리바운드 부문에서 전체 7위, 국내 선수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하승진의 위력은 꼭 이러한 수치에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최근에 자신에게 붙는 더블팀 수비를 이용해 외곽 찬스를 만들어 주는 능력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상대팀에 있어 하승진이 버티는 KCC의 골밑은 그저 만리장성일 뿐이다. 또한 치명적인 약점으로 지적되던 자유투 성공률 역시 최근에는 상당히 나아졌다.

 

최근 KCC의 상승세에는 KCC를 이끄는 두 노장, 임재현과 추승균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임재현은 부상으로 결장중인 전태풍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고 있다. 전태풍에 비해 개인기나 일대일 능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수비나 게임 조율능력에서는 전태풍에 비해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재현 또한 전태풍의 입단 이후 주로 식스맨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벤치에서 경기를 보는 시간이 늘어나긴 했지만, 오히려 경기를 보는 눈이 향상됐다는 말을 하곤 한다. KCC 입단초기, 팀에 녹아들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상민이라는 걸출한 가드를 보유하고 있던 KCC 팬들에게 '임봉사'라는 별명을 받았던 그가, 최근에는 KCC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놀라워라, 추승균

 

추승균의 최근 활약은 가히 경이적이다. 시즌 초반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추승균은 시즌 중반이 넘어서면서부터 페이스를 찾더니 최근 6경기에서는 평균 19.5점 3.7어시스트를 기록중이다. 같은 기간 야투 성공률은 60%대에 육박하고 있으며, 올시즌 역시 그의 자유투 성공률은 리그 탑 수준이다. 어쩌면 KCC가 플레이오프에서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도 하승진 뿐만 아니라 '추캡틴' 추승균의 존재 덕분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 KCC의 상승세를 어떤 특정 선수의 덕으로만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현재 KCC는 주전 5명이 모두 평균 득점 두자리 수 득점을 올리고 있는 리그에서 유일한 팀이며, 주전들의 부상 공백을 메우는 식스맨들의 활약 역시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임재현은 말할 것도 없고 강은식은 하승진의 출전 시간을 조절에 단단히 한몫하고 있으며, 정선규, 이동준 등 노장들 역시 결정적인 순간에 나와 한방씩 터뜨려 주고 있다. 또한 지난 12일 경기에서는 무명에 가까운 호동규가 강병현의 부상으로 인해 투입된 경기에서 3점슛 2개 포함 14점을 올리는 깜짝 활약을 하기도 했다. 3월 초에 군에서 제대해 곧바로 팀에 합류하게 되는 신명호가 돌아오게 되면 KCC의 선수층은 한층 더 두터워질 전망이다.

 

또한 KCC는 20승 3패를 하는 기간동안 1,2위를 제외한 4위부터 10위팀까지의 경기에서 18전 전승을 기록하고 있다. 즉, 이길 수 있는 경기는 확실히 이기는 것이다. 이는 매우 중요하다. 3패는 선두 KT와 2위 전자랜드에 패한 것으로, KT에 당한 2패는 연장 접전 끝에 패한 것이었다.

 

문제는 1, 2위팀에 열세라는 것

 

이쯤되면, 현재 KCC는 거의 언터처블에 가까운 전력을 뽐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가지 KCC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게 있으니 바로 1위 KT와 2위 전자랜드와의 대결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KCC가 올 시즌 당한 15패 중 거의 절반인 7패를 이들 두 팀에 당하고 있으며( KT전 1승 4패, 전자랜드전 1승 3패) 올 시즌 KCC가 우승을 하는 데 있어 꼭 넘어야 할 팀이 이들 두 팀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는 KCC가 시즌이 종료되기 전 꼭 풀어야 할 숙제다.

 

그 첫 시험무대가 오는 17일에 있다. 바로 치열한 4강 경쟁을 하고 있는 전자랜드와 전주에서 맞대결을 하는 것이다. KCC로서는 이 한 경기가 현재 상승세를 계속 이어서 4강 직행을 노릴 수 있느냐 아니냐가 달린 중요한 일전이다. 시즌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순위경쟁을 하는 팀과 맞대결에서 패하면 다른 팀에 2경기를 패하는 것 이상의 손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전자랜드가 2위를 지켜내느냐, 아니면 KCC가 현재의 상승세를 이어가 내친김에 2위까지 탈환하느냐. 그 결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17일 경기에 농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11.02.14 09:03 ⓒ 2011 OhmyNews
K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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