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박지성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면서 과연 누가 한국 축구의 새로운 주장이 될 것이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10일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터키와 맞대결을 앞두고 있는 조광래 감독은 차기 주장으로 차두리, 이정수, 박주영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이미 박주영이 주장 완장을 차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박지성의 국가대표 은퇴설이 나돌 때부터 축구팬들은 박주영을 가장 유력한 차기 주장 후보로 꼽아왔고 조광래 감독의 생각도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26살 박주영, 주장 맡기엔 이르다?

 2009년 8월 12일 저녁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대표팀의 파라과이 평가전에서 후반 37분 박주영 선수가 골을 성공시킨 뒤 손가락을 세우는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

2009년 8월 12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대표팀의 파라과이 평가전에서 후반 37분 박주영이 골을 넣은 뒤 손가락을 세우는 의식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 권우성


올해 26살이 된 박주영이 국가대표팀 주장 완장을 차기에는 아직 어리다는 지적도 있다. 그동안 주로 경험 많은 노장 선수들이 주장을 맡아왔고 박지성 역시 27살 때 주장이 된 것과 비교해보면 파격적이다.

하지만 조광래 감독의 최대 목표인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바라본다면 3년 뒤 29살이 될 박주영이 주장을 맡기에 어린 나이는 아니다. 일찍 주장으로 경험을 쌓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더구나 박지성, 이영표 등이 잇달아 은퇴하고 세대교체를 하면서 국가대표팀에서도 박주영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동갑내기인 차두리와 이정수는 박주영보다 선배지만 3년 뒤에는 34살이 된다. 주전으로서 브라질 월드컵 출전을 장담할 수 없는 나이다. 풍부한 경험은 물론이고 꾸준한 선발 출전이 주장으로서 갖춰야 할 자격이라면 오히려 박주영이 더 적합하다.

지난해 광저우아시안게임 참가도 큰 도움이 된다. 당시 주장은 구자철이 맡았지만 와일드카드로 선발된 박주영은 어린 후배들을 이끌고 실질적인 주장 역할을 하며 통솔력을 쌓았다.

공격수도 훌륭한 '캡틴' 될 수 있다

박주영의 포지션에 고개를 갸웃하는 축구팬들도 있다. 관례상 축구 경기에서 주장은 미드필더나 수비수가 맡아왔다. 득점에만 집중해야하는 공격수와 달리 동료 선수들과 소통하기 쉽고 경기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드필더를 맡고 있는 박지성은 물론이고 역대 주장을 맡았던 홍명보는 수비수, 이운재는 골키퍼였다. 조광래 감독이 박주영과 함께 후보로 꼽고 있는 차두리와 이정수도 수비수로 활약하고 있다.

독일의 프란츠 베켄바우어, 이탈리아의 파올로 말디니,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 아일랜드의 로이 킨 등 축구 역사에 남을 만한 주장들 역시 미드필더나 수비수가 많다.

그러나 최전방 공격수도 주장을 맡은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스페인의 라울 곤잘레스, 프랑스의 티에리 앙리, 불가리아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등 실력과 경험, 통솔력을 겸비한다면 공격수도 주장 완장을 차고 큰 활약을 펼칠 수 있다.

세대교체의 물결 속에서 어느덧 선배들을 따르기보다는 후배들을 이끌어야할 '형님'이 된 박주영이 과연 국가대표팀 주장이라는 영광스럽고도 무거운 임무를 잘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주영 한국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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