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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봉제도'를 들고 나온 LG 트윈스가 24일 선수단 전원과 연봉 계약을 마무리지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6위에 그친 LG는 지난 2002년 이후 8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90년대 '신바람 야구'로 프로야구를 휩쓸었던 영광은 오랜 추억이 돼 버렸고, 서울 라이벌 두산 베어스에 밀려 자존심은 더욱 구겨졌다.

지난 시즌 박종훈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임명하며 '체질 개선'을 시작한 LG가 이번엔 신연봉제도를 도입했다.   

일반 직장처럼 프로야구에서도 관행처럼 굳어져 있던 연차와 경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철저하게 당해 연도 성적만을 놓고 연봉을 주겠다는 것이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목마른 LG의 새로운 연봉계약 방침은 프로야구 안팎에서 많은 화제를 만들어냈다.

연차는 필요 없다... '신상필벌' 신연봉제도

'신상필벌'로 요약되는 LG의 신연봉제도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박명환이다. 두산에서 자유계약(FA) 선수로 풀려 지난 2007년 거액의 몸값을 받고 LG에 입단한 박명환은 첫해 10승을 올리며 에이스 투수로서 많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2년간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박명환은 지난 시즌 부상을 털어내고 복귀했지만 4승을 올리는 데 그쳤다. 결국 박명환은 지난해 연봉 5억 원에서 무려 90%나 삭감된 5000만 원에 도장을 찍어야 했다. 프로야구 역사상 최대 삭감 폭이다.

이밖에도 심수창은 7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삭감됐고 경헌호는 6500만 원에서 3100만 원으로 깎이는 등 유난히 추운 겨울을 보내며 내년도 연봉 협상을 기약했다.

물론 신연봉제도의 수혜자들도 있다. 지난 시즌 타율 2할 4푼 1리, 13홈런을 기록하며 주전 내야수로 발돋움한 프로 2년차 오지환의 연봉은 2400만 원에서 1억 200만 원으로 수직상승했다. 3할 타자로 올라선 '작은' 이병규도 28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올라 억대 연봉자가 됐다.

한편 주장을 맡고 있는 박용택은 작년보다 4000만 원 오른 3억 5000만 원을 받게 됐고 봉중근 역시 2000만 원 오른 3억 8000만 원에 도장을 찍으면서 체면을 지켰다.

'가을잔치'가 목마른 LG의 새로운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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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신연봉제도의 취지는 합리적이지만 선수들의 적잖은 불만이 터져 나왔다. 부진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은 예상보다 훨씬 큰 삭감 폭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하루아침에 선배와 후배 선수간의 연봉이 뒤집어지다 보니 조직력이 와해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연봉에 크게 깎인 선배들은 자존심이 상하는데 1년 잘했다고 해서 단숨에 선배들의 연봉을 앞지른 후배들이 눈치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연봉 산정 방식이 타자보다는 투수에게 불리하게 되어 있고 봉중근, 이택근 일부 스타선수들은 신연봉제도를 적용받지 않아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불만도 있었다. 그러나 LG 구단의 뜻은 강경했다.

일부 선수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신연봉제도가 정착되는 과정이라 여겼고 오히려 2군이나 어린 유망주 선수들도 좋은 성적만 올리면 연차에 상관없이 단숨에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강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지난 8년간 수많은 실험을 거듭해온 LG에서 새롭게 내놓은 신연봉제도가 과연 얼마나 큰 효과를 발휘할지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절대 놓치지 말아야할 볼거리 중 하나다.

LG 트윈스 신연봉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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