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만화' <드래곤볼>을 보면, '인조인간 셀'이 등장한다. 과거 손오공에게 전멸당한 레드 리본군의 겔로 박사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셀은 인조인간 17,18호를 차례로 흡수하며 '완전체'로 거듭난다. 엄청난 파워업은 기본이요, 외모도 점점 멋있어진다.

2010-2011 V리그에도 인조인간 셀과 같은 존재가 있다. 처음엔 불안했지만, 아주 강한 전력을 흡수해 완전체의 경지에 도달했다. 바로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얘기다. 현대캐피탈이 완전체가 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은 '얼짱거포' 문성민이었다.

'얼짱거포' 문성민, 트레이드로 현대캐피탈 입단

 문성민의 컴백은 프로배구 전체를 뒤흔든 '빅뉴스'였다.

문성민의 컴백은 프로배구 전체를 뒤흔든 '빅뉴스'였다. ⓒ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문성민은 경기대 시절부터 잘생긴 외모와 뛰어난 실력을 겸비한 배구계의 슈퍼스타였다.

배구계에서는 인하대 김요한과 경기대 문성민이 프로 무대를 밟아야 프로배구의 진정한 중흥기가 시작된다고 입을 모을 정도였다.

그러나 문성민은 대학 4학년 때 해외진출을 선언해 버렸다. 1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KEPCO45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문성민을 지명했지만, 문성민이 독일로 훌쩍 떠나면서 KEPCO45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 보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2년 동안 독일과 터키리그에서 뢀약한 문성민은 지난 8월 국내 복귀를 선언했다. 그런데 소속팀은 자신을 지명한 KEPCO45가 아닌 현대캐피탈이었다.

현대캐피탈은 KEPCO45에 센터 하경민과 레프트 임시형을 내주고 문성민에 대한 보유권을 얻었다. 삼성화재 블루팡스로 이적한 박철우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였다.

문성민은 컵대회에서 현대캐피탈을 우승으로 이끌며 순조롭게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문성민이 합류한 현대캐피탈이 V리그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는 것도 당연했다.

그러나 한국배구연맹은 2년 전 드래프트를 거부하고 해외 진출을 선언한 점을 들어 문성민에게 1천 만원의 벌금과 1라운드 출장 정지라는 징계를 내렸다. 결국 문성민 없이 시즌을 시작한 현대캐피탈은 1라운드를 4승 2패로 마감하고 문성민의 컴백을 기다렸다.

문성민, V리그 데뷔전에서 19득점 맹폭

 '국가대표 주공격수' 문성민의 합류로 현대캐피탈은 비로소 완벽한 전력을 구축하게 됐다.

'국가대표 주공격수' 문성민의 합류로 현대캐피탈은 비로소 완벽한 전력을 구축하게 됐다. ⓒ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현대캐피탈의 2라운드 첫 상대는 우리캐피탈. 문성민의 경기대 동기이자 절친인 센터 신영석이 이끄는 팀이다. 문성민은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장해 V리그 데뷔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첫 세트부터 6득점을 올리며 28-26 승리를 이끈 문성민은 2,3세트에서도 경쾌한 움직임으로 날카로운 공격을 성공시켰고, 198m의 큰 신장과 높은 점프력으로 블로킹에도 적극 가담했다.

결국 현대캐피탈은 문성민과 '트윈타워' 이선규-윤봉우의 활약에 힘입어 우리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제압하고 5연승 행진을 이어 갔다. 개막 2연패를 당했던 무기력한 현대캐피탈은 온데간데 없다.

문성민은 블로킹 2개를 포함해 총 19득점을 올리며 외국인 선수 헥터 소토(21점)와 함께 공격을 주도했고, 디그(상대 스파이크를 받아내는 수비)도 6개를 기록하며 수비에서도 맹활약했다.

문성민은 이날 65.38%의 높은 공격성공률을 기록했고, 특히 경기 시작 후 10번의 스파이크로 8득점을 올리는 경이적인 공격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왼쪽 공격수로서 서브 리시브 참여(3회 시도)가 부족했던 것이 유일한 흠.

이선규-윤봉우로 이어지는 높은 블로킹벽에 대한민국 세터 게보를 잇는 최태웅과 권영민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현대캐피탈. 여기에 국가대표 주공격수 문성민마저 가세하면서 현대캐피탈은 드디어 우승후보 1순위다운 전력을 구축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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