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저녁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과의 친선경기가 0대0으로 무승부로 끝나자 축구 대표팀 마스코트 백호가 박주영을 위로하고 있다.

12일 저녁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과의 친선경기가 0대0으로 무승부로 끝나자 축구 대표팀 마스코트 백호가 박주영을 위로하고 있다. ⓒ 유성호

2011 아시안컵 최종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있는 축구대표팀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포지션은 바로 공격수 자리다. 최종 엔트리 23인 중 공격수에 할당된 자리는 약 3~4명 정도. 이중 남아공월드컵 주전 공격수였던 박주영이 이미 한 자리를 예약한 가운데, 남은 자리는 그야말로 무주공산이다.

 

세대교체를 추진하고 있는 조광래 감독은 박주영의 파트너를 찾기 위해 부임 초부터 꾸준히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며 테스트하고 있다.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두 명의 '10대 공격수'인 지동원(19, 전남)과 손흥민(18, 함부르크)이다.

 

일단 아시안컵 승선이 유력하다고 평가받는 것은 역시 지동원이다. 지동원은 이번 시즌 K리그 26경기에 출전해 8득점 4도움을 기록하며 신인왕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광저우 아시안게임서는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박주영의 파트너로도 활약하며 괜찮은 호흡을 선보인 바 있다. 이란과의 3-4위전에서는 경기 막판 헤딩골로 동점과 역전을 이끌어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조광래 감독은 지동원을 처음 대표팀에 발탁하면서 "득점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움직임이 영리한 선수다. 잘만 키운다면 박주영에 이어 대표팀 공격수 자리를 이을 잠재력이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대표팀 감독이 직접 현재 최고의 공격수와 비교하여 후계자로서의 자질을 언급했다는데서도 그에 대한 기대치를 보여준다. 최전방 공격수가 본업이지만 소속팀 전남에서는 측면에서도 자주 활약하며 활용범위가 넓은 멀티플레이어라는 것도 장점이다.

 

지동원, 손흥민, 이승렬... 조광래 감독의 선택은?

 

이와 함께 올해 급부상한 손흥민은 최근 가장 뜨거운 유망주다. 지난 여름 프리시즌 때 독일 분데스리가에 혜성처럼 등장한 손흥민은 일약 함부르크의 미래로 평가받으며 프리시즌 때부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프리시즌 9경기에서 무려 9골을 넣었고, 부상으로 10월 말부터 합류한 정규리그에서는 7경기에서 3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의 강점은 빠른 템포의 움직임과 문전 앞에서 마무리하는 실력이다. 허정무호에서의 이근호처럼 수비 뒷공간을 침투하는 능력이 좋고 위치선정에 강하다. 조광래 감독이 "전형적인 유럽스타일의 공격수"라고 평하며 "기본기가 좋고 과감하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은 이유다. 함부르크에서도 뤼드 판 니스텔루이같은 걸출한 스타플레이어들과 함께 하며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있다는 점도 성장을 빠르게 하는 원인이다. 하지만 성인대표팀은 첫 발탁이라 아직 대표팀이 원하는 스타일의 축구에 적응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손흥민과 함께 최근 주목받았던 석현준(19·아약스)은 지난 대표팀 평가전 때 한 차례 소집되었지만 조광래 감독으로부터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냉정한 평가를 받고 돌아갔다.  손흥민을 차출하면서도 즉시전력감이라기보다는 가능성을 보고 뽑았다는 평가가 많다. 당장 아시안컵을 넘어서 장기적으로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대비하여 선수테스트를 계속하겠다는 것이 조광래 감독의 복안이기 때문이다.

 

이들 외에도 대표팀에는 올시즌 K리그 득점왕인 유병수도 있으며, 허정무호에서 주목받았던 유망주 공격수인 이승렬도 있다. 10대 후반에서 많아봐야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인지라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월드컵에서 그랬듯이 이번에도 메이저 대회에서 경험을 쌓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가능성있는 젊은 선수들을 1~2명 발탁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아시안컵은 어디까지나 '현재의 실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허정무 감독은 월드컵에서 이승렬, 김보경 등을 깜짝발탁했지만 정작 월드컵에서는 거의 활용하지 않았다. 가뜩이나 공격자원이 부족하고 부상자조차 많았던 대표팀은 이로 인해 벤치운영에 제약이 많았다. 조광래 감독 역시 아무리 가능성을 보였다고 해도 특출한 재능을 보이지 않는 이상, 즉시전력감이 아니라고 판단되는 선수들은 무리하게 아시안컵에 기용하는 실험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2010.12.22 10:24 ⓒ 2010 OhmyNews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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