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일화가 공식 누리집(www.esifc.com)을 통해 2010 국제축구연맹(FIFA) 준결승전 진출 소식을 전하고 있다.

성남일화가 공식 누리집(www.esifc.com)을 통해 2010 국제축구연맹(FIFA) 준결승전 진출 소식을 전하고 있다. ⓒ 성남일화 공식 누리집

원정 유니폼 엠블렘에 박힌 일곱 개의 별처럼 성남일화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반짝반짝 빛났다. 중동의 무덤 아부다비에서 안방팀을 상대로 펼친 성남일화의 저력은 K-리그 최다 7회 우승팀에 걸맞았다. 아시아 챔피언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은 이제 유럽 챔피언 인테르 밀란을 만나게 됐다. 그 자격이 충분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끌고 있는 성남일화는 우리 시각으로 12일 오전 1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 있는 셰이크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준준결승(6강전)에서 몰리나, 사샤, 최성국, 조병국 등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의 고른 득점에 힘입어 UAE의 알 와흐다를 4-1로 이기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성남은 16일 오전 2시 같은 곳에서 4강에 직행한 이탈리아의 인테르 밀란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2009-201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챔피언인 인테르 밀란은 올 시즌 세리에A와 이탈리아 컵대회인 코파 이탈리아에서 우승 샴페인을 터뜨리는 등 시즌 트레블(3개 대회 우승)을 기록한 명실상부 세계 최고 명문 구단이다.

 

이보다 더 반짝이는 외국인 선수들이 또 있을까

 

"인테르 밀란을 만나 사고 한번 제대로 쳐보고 싶다"던 성남 신태용 감독 말처럼 성남 선수들은 인테르 밀란을 만나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그 중심에는 K-리그 대표 외국인 골잡이 라돈치치, 콜롬비아 출신의 날개 공격수 몰리나, 호주 출신의 중앙 수비수로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선 사샤가 있었다.

 

전반 1분 만에 라돈치치가 벌칙 구역 오른쪽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려 알 와흐다의 간담을 서늘케 한 성남은 3분 뒤 선제골을 만들었다. 주인공은 몰리나. 몰리나는 상대 수비수 함단 알 카말리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걷어낸 공을 아크 정면에서 지체없이 왼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열어 다득점의 신호탄을 쐈다.

 

하지만 선제골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홈팬들의 열띤 응원을 등에 업은 알 와흐다가 본격적으로 반격을 시작한 것. 그리고 전반 27분 동점골을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에이사 아흐메드가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예리하게 차올린 크로스를 브라질 출신 공격수 페르난두 바이아누가 헤딩으로 꽂아 1-1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이 균형은 불과 3분 만에 깨졌다. 이번에는 주장 사샤가 나섰다. 사샤는 몰리나의 코너킥을 그대로 헤딩으로 받아 넣었다.

 

전반 내내 상대 핵심 공격수 바이아누를 꽁꽁 묶으며 중앙 수비수로써의 역할을 다한 사샤는 팀에 수세에 몰렸을 때 공격에 나서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몰리나의 코너킥을 놓치지 않고 헤딩 골로 연결, 자신의 오른팔에 찬 주장 완장의 의미를 되새기게 만들었다. 몰리나와 사샤의 합작품 덕분에 성남은 후반전을 마음 편하게 풀어갈 수 있었다.

 

성남의 보배 조동건과 최성국... '인테르 나와라!'

 

전반 45분간 홈텃세에도 불구하고 2골을 터뜨리며 선전한 성남은 후반에도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기 보다는 더욱 더 공격을 강화하는 전술로 알 와흐다를 압박했다. 톱니바퀴가 돌듯 완벽한 조직력을 과시한 성남의 후반 공격을 이끈 선수는 바로 조동건과 최성국, 두 명의 국내 공격수다. 4-2-3-1 포메이션 '3'중에 가운데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조동건은 라돈치치 바로 밑에서 상대 수비수들을 교란 시키는 부지런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군에서 제대한 최성국 역시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 몰리나와 함께 좌우 공격 균형을 맞추는데 주력했다.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빠른 스피드에 이은 예리한 크로스로 라돈치치에게 좋은 공격 찬스를 만들어주었고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반드시 인테르 밀란을 만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후반 26분에는 두 선수가 의기투합해 세 번째 골을 만들었다. 조동건이 아크 정면에서 오른쪽으로 뽑아준 공을 최성국이 잡아 오른발 슈팅을 때려 3-1을 만든 것. 10분 뒤에는 몰리나가 왼발로 감아찬 프리킥을 조동건이 골문 앞으로 쇄도하며 헤딩으로 꽂아 준결승행 티켓을 선사했다.

2010.12.12 12:41 ⓒ 2010 OhmyNews
성남일화 클럽월드컵 신태용 몰리나 사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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