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제주 유나이티드와 '쏘나타 K-리그 2010'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종합전적 1승 2무로 승리, K-리그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FC서울이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제주 유나이티드와 '쏘나타 K-리그 2010'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종합전적 1승 2무로 승리, K-리그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 FC서울


지난 2월 27일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개막전으로 닻을 올린 2010 프로축구 K-리그가 FC서울의 우승으로 9개월여 기나긴 항해를 마쳤다.

올해 K-리그는 컵대회와 정규리그를 싹쓸이한 FC서울의 독주, 연고 이전이라는 태생적 약점을 극복하고 준우승을 차지한 제주 유나이티드의 삼다도발 돌풍, 화려한 스쿼드를 보유하고도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전통 명가 포항 스틸러스와 수원삼성, 월미도 호날두 유병수의 역대 K-리그 경기당 득점 최고기록 경신 등 환호와 격변 속에 뜨겁게 그라운드를 달궜다.

올 시즌 K-리그를 숫자로 풀어봤다.

'1' - 프로축구 천하통일한 빙가다 감독

서울 빙가다 감독이 K-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데 걸린 햇수. 2009년 사임한 세뇰 귀네슈 감독의 후임으로 서울 지휘봉을 잡게된 빙가다 감독은 불과 1년 만에 서울을 K-리그 최강자로 등극 시켰다. 컵대회와 정규리그 우승트로피를 싹쓸이, 시즌 '더블(2관왕)'을 기록하며 K-리그를 천하통일했다.

"우린 한 배를 탄 공동 운명체"란 게 그의 지론이다. 축구 철학은 무게 중심을 수비에 두었다. 때문에 '재미없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과감한 용병술을 펼치며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6명의 공격수를 포진 시킨 공격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빙가다 감독은 K-리그를 평정했다.

'3' - 전경기 출장 개근상 주인공은 바로 셋!


올 시즌 K-리그에서 전 경기, 전 시간 출장자 선수 숫자. 주인공은 공교롭게도 모두 문지기다. 서울 김용대, 경남 김병지, 대구 백민철이 바로 그들이다. 세 선수 모두 소속팀의 골문을 든든히 지키며 K-리그 대표 '거미손'다운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서울에 입단한 김용대는 37경기에서 단 35골만 실점, 소속팀을 10년 만에 K-리그 정상으로 이끌며 '용대사르'라는 별명을 입증했다.

경남 김병지는 말이 필요 없는 골키퍼 '전설'이다. 그는 35경기에서 41골을 허용했다. 소속팀 경남에게도 6강 플레이오프 티켓을 선사하며 제몫을 다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간의 가교 역할까지 해내는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했다. 하지만 백민철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올 시즌이었다.

전 경기, 전 시간을 출장하는 강철 체력을 뽐냈지만 실점 기록은 형편 없었다. 33경기 68실점. 경기당 2골씩을 내주었다. 그도 그럴것이 소속팀 대구는 7승 4무 22패로 정규리그 14위에 올랐다. 불명예스럽게도 15개 구단 중 68실점으로 최다실점 1위다. 백민철에게는 전경기, 전시간을 출장한 한 해였지만 최악의 실점 기록을 보유한 한 해이기도 했다.

'8' - 해트트릭 풍년… 모따부터 유병수까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선수 숫자. 첫 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한 선수는 포항의 모따. 모따는 3월 20일 강원전에서 세 골을 몰아쳤다. 3월 28일에는 강원 김영후가 전남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4월 18일에는 유병수가 포항, 5월 5일에는 데얀이 성남을 제물로 3골을 터뜨렸다. 후반기 레이스에서는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가 번갈아가며 기록을 세웠다.

8월 14일 몰리나가 인천, 8월 29일 한상운이 전남전에서 해트릭 영광을 안았고 울산 오르티고사 역시 10월 2일 대전전에서 자신의 K-리그 데뷔 첫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10월 9일에는 유병수가 해트트릭을 작성, 올 시즌에만 두 번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득점왕' 위용을 과시했다.

'11' - 어린왕자 구자철, 도움주기의 진수를 보여주다


도움왕에 오른 제주 구자철이 배달한 도움 숫자. 2007년 제주 입단 후 4년째 오렌지 군단의 중원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구자철은 26경기에 나서 11도움으로 도움왕 영광을 차지했다. 2위는 같은 팀 선배인 김은중(27경기 9도움), 3위는 국가대표 미드필더 염기훈(17경기 8도움)이다.

구자철은 11도움으로 도움왕에 올랐고 소속팀 제주는 정규리그 준우승에 올랐다. 구자철의 공이 컸다. 수원에서 이적해온 박현범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맹활약했고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다녀온 피로 속에서도 포스트시즌 3경기에 출전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22' - 프로축구 역대 경기당 득점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월미도 호날두

득점왕에 등극한 유병수의 총득점이다. 인천의 10번을 달고 22경기에 출장한 유병수는 무려 22골을 터뜨리며 경기당 0.79골을 기록했다. 이 기록은 2005년 마차도가 울산 유니폼을 입고 터뜨린 경기당 평균 0.76골보다 앞선 것. 유병수는 역대 K-리그 경기당 득점 최고기록을 경신, K-리그 2년차 징크스를 완벽히 떨쳤다. 지난해에도 34경기에 나서 14골을 터뜨린 그다. 월미도 호날두란 별명을 그라운드에서 실컷 뽐낸 유병수.

'38' - 철인 김기동, 나 아직 현역으로 뛸만 해


K-리그 최고령 필드 플레이어 출전 선수의 나이다. 대기록 주역은 포항의 철인 김기동. 김기동은 11월 7일 강원전에 출장했다. 그의 나이 38세 9개월 26일. 최고령 필드 플레이어 신기록이다. 1993년 유공에서 K-리그 데뷔한 김기동은 3년간 유공에 몸담았고 이후에는 7년간 부천에서 뛰었다.

2003년 포항 유니폼을 입고 2010년까지 8년간 포항맨으로 활약한 김기동은 올 시즌 13경기에 출장해 단 하나의 공격 포인트를 건지지 못했지만, 포항의 미드필드진을 묵묵히 뒷받쳤다. 공격 포인트보단 김기동이 현역으로 뛴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지 않나. 김기동은 내년에도 포항 유니폼을 입을 전망이어서 당분간 이 기록은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철인 김기동이다.

'40' - 살아있는 전설 김병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이번에는 K-리그 최고령 출전 선수의 나이다. 김기동보다 2살 많은 경남 김병지가 대기록 수혜자다. 말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 최고의 골키퍼 김병지는 11월 20일 전북전을 풀타임 출장, 40세 7개월 12일의 나이로 그라운드를 밟으며 K-리그 최고령 출전 선수로 기록됐다. 1970년 4월 8일생인 김병지는 1992년 현대 입단 이후 19년간 울산, 포항, 서울을 거쳐 현재 경남에 몸담고 있다. 프로통산 535경기에 출장해 541골을 허용했다. '내 뒤의 공은 없다'라는 지론을 몸소 실천했다. 그야말로 걸어다니는 전설이다.

'742' - 골 퍼레이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2010년만 같아라


올 시즌 K-리그에서 터진 총득점 수. 모두 253경기에서 터졌고 이는 지난해에 비해 12.8% 증가한 숫자다. 우승팀 서울이 28경기에서 58골을 터뜨리며 최다득점 1위에 올랐다. 서울은 매 경기 2골씩 꼬박꼬박 넣었다. 데얀, 정조국, 이승렬, 제파로프 등 국내파와 해외파의 적절한 공격 조합이 그 비결이다. 2위는 제주로 54골을 뽑았다. 제주 주장 김은중은 17골 11도움으로 K-리그 통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밖에도 디펜딩 챔피언 전북이 54골, 4위 울산이 47골, 5위 성남이 46골을 각각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정규리그 상위 5개팀 순위와 최다득점 순위가 똑같다. 1위 서울부터 5위 성남까지 말이다.

'60747' - 프로 스포츠 역사를 바꾼 K-리그

K-리그서 나온 프로스포츠 사상 역대 1경기 최다 관중수다. 5월 5일 어린이날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였다. 서울과 성남이 맞대결을 펼쳤는데 무려 6만747명의 구름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는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역대 1경기 최다 관중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방한 경기도 아니고 박지성이 출전한 월드컵 경기도 아니고 추신수가 나선 야구 경기도 아니다. 바로 K-리그 경기다.

'546397' - 프로축구 최고 인기구단, FC서울

서울이 세운 역대 한 시즌 최다관중 수. 울은 기존 수원삼성의 46만여 명(2008년)의 기록을 깨고 첫 한 시즌 50만 관중을 돌파한 팀에 올랐다. 서울은 성적과 관중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며 잊지 못할 한 해를 보냈다. K-리그 리딩구단으로 역할을 다한 서울은 내년도 홈 평균 관중 목표를 '3만 명'으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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