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독립영화협회 김영조 사무국장

▲ 부산독립영화협회 김영조 사무국장 ⓒ 무비조이(MOVIEJOY.COM)

부산지역 최대 독립영화축제인 '메이드인부산 독립영화제'가 11월 25일부터 28일까지 시네마테크부산과 국도예술관에서 열린다. '메이드인부산 독립영화제'는 올해로 12회째에 접어든 부산을 대표하는 독립영화축제다. 1999년 부산독립영화협회 출범행사로 그해 5월에 개최된 이래, 부산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독립영화감독들의 작품을 상영하는 시사회로 출발하였다.

 

그리고 2001년부터는 부산독립영화협회 소속 감독 뿐만 아니라 영화학교 학생들의 졸업 작품과 고등학생들의 작품까지 아우르는 영화제로 확대, 2002년부터는 공개적으로 작품 공모를 시작하였다. 그리고 2009년에는 완전공개방식을 통하여 공정성에 더욱더 심혈을 기울였다.

 

제12회 '메이드인부산 독립영화제'를 준비하고 있는 부산독립영화협회 김영조 사무국장을 만나서 현재 준비사항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지난 3일 이뤄진 이 인터뷰는 국도예술관 정진아 프로그래머의 진행으로 이뤄졌고, 무비조이 제상민 기자가 정리했다.

 

- 메이드인부산이 올해로 12회째입니다. 메이드인부산이 어떤 영화제인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메이드인부산 독립영화제는 1999년 부산독립영화협회 출범을 준비하면서 시작된 행사였습니다. 그때부터 영화제 성격을 가지고 있었고요. 당시는 경쟁방식이 아니라 부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감독들의 작품을 받아서 시사회 형식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2001년부터 졸업영화 및 고등학생작품도 같이 받기 시작했습니다. 2005년에는 부분경쟁을 시작했다가 2009년부터는 완전경쟁으로 바뀌었습니다. 작년 같은 경우에는 초청작 4편을 제외하고는 완전 경쟁방식이었습니다. 올해가 경쟁방식으로 바뀐 후 두 번째 맡는 해입니다."

 

- 올해 작품 수는 어떻습니까?

"사실 중앙에 있는 서울지역을 제외하고는 부산처럼 장편도 나오고 단편도 많이 만들어지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같은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분들도 많다고 부러워하십니다. 다만 다른 점이 있었다면 서울과 같이 제도권에 많이 알려진 작품들이 그동안 많이 없었던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단편작업들은 꾸준히 해왔습니다. 그런 감독들 중에 서울에 가서 입봉 한 감독들도 많이 있습니다.

올해도 장편이 다섯 편정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약 55편정도 작품이 접수완료 되었고요. 선정된 작품은 30작품으로 영화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장편 4편이 있습니다."

 

- 인력이 많이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진행은 잘 되고 있으신지요?

"영화제때마다 항상 이 부분이 가장 문제인데요.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못하기 때문에 항상 준비하는데 애로사항은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사람을 충분히 쓸 수 없다는 것이 제일 아쉬운 부분입니다. 인건비가 나가야되는데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고요. 그래서 사무국과 운영위를 중심으로 영화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단기 스태프 1명, 자봉 2명으로 준비하고 있는 중입니다."

 

메이드인부산 올해 슬로건은 '맞짱'

 

부산독립영화협회 김영조 사무국장

▲ 부산독립영화협회 김영조 사무국장 ⓒ 무비조이(MOVIEJOY.COM)

- 올해 메이드인부산은 지역 독립영화의 힘이 되고자 노력하는 것이 보입니다. 올해 슬로건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올해 슬로건은 도발적인 단어입니다. '맞짱'이란 슬로건을 내 걸었고요. 이런 슬로건을 쓰게 된 이유는 올해가 독립영화계의 위기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이미 영진위에서도 그렇게 계획하고 있지만 독립영화지원을 없애버린단 이야기가 계속 들려오고 있습니다. 그마나 독립영화 만드는 사람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통로가 영진위였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없어지고 현물지원으로 전환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것이 상당히 어처구니없는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독립영화가 어떻게 발전하고 진행되어 왔는지 그런 것들을 잘 알지 못하는 행정 같습니다. 우리가 다 알고 있는 프리단계에서 현물지원을 해준다면, 예를 들어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감독들이 HD카메라만 들고 작업을 할 수 있겠습니까? 정말 말이 안 되는 것이죠. 다큐멘터리 감독이 초기에 필요로 하는 것은 HD카메라가 아니라 움직일 수 있는 사전집행비인데, 이런 것들이 현물지원으로 바뀌면서 아예 없어져버리는 것이죠. 사실 카메라 같은 경우는 부산을 예로 들자면 시청자미디어센터 등을 통해 다른 방법으로 얼마든지 빌릴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현물지원 부피는 커질지 몰라도 실제 독립영화 만드는 감독들이 지원 받을 수 있는 부분들이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가 외칠 수 있는 것이 '맞짱'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도 독립영화 정신을 조금 놓고 있었다고 한다면 이젠 경각심을 가지고 마음을 다잡아보잔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 이번 주제 '맞짱'은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단순히 싸우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서로 맛대고 이야기를 하자는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정말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 영진위가 우리들이 하는 이야기를 진성을 가지고 들었는지 의구심이 드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그리고 가장 안타까운 것이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다양성 영화라든지 여러 가지 것을 해보려고 하니까 실제 독립영화 지원 사업이 없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래도 영진위는 사업 했다고 이야기를 하니까 할 말이 없어지는 것이죠."

 

- 2009년부터 경쟁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전 영화제와 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경쟁은 작품가지고 점수를 매기자는 것 때문에 위화감이 조성되기도 합니다. 사실 뽑는 기준을 객관화 시킬 수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경쟁방식으로 바꾼 이유는 최근 감독들 퀄리티가 점점 좋아지고 있고 서로 긴장감을 가진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냥 작품 만들어서 영화제에서 틀고 나면 끝이 아니라 서로 긴장감을 가지고 자극제가 되어서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보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쟁부분으로 전환은 정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하고나서 올해 작품을 보면 기술적으로도 그렇고 작품 내용적으로 성장한 것 역시 사실 같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감독들이 나태하지 말잔 의미가 있습니다."

 

2010년 메이드인부산의 미래는 시민참여 영화제

 

부산독립영화협회 김영조 사무국장(왼쪽), 국도예술관 정진아 프로그래머(오른쪽)

▲ 부산독립영화협회 김영조 사무국장(왼쪽), 국도예술관 정진아 프로그래머(오른쪽) ⓒ 무비조이(MOVIEJOY.COM)

- 2010년 메이드인부산에서 가장 알리고 싶은 행사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작년하고 비교하게 되는데요. 작년 같은 경우에는 부산지역에서 활동하는 감독들 그리고 학생작품들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선정된 작품들을 보면 일반인들이 워크숍에서 만든 작품들도 있었고요. 새내기 작품들도 있으며 졸업하지 않은 학생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경쟁이 더 치열해졌단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이건 달리 이야기하면 만드는데 의의를 두지 않고 영화제 출품을 위해 치열하게 작업했단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가장 개인적으로 주목하는 감독 중 한 명이 48세의 박안나 감독인데요. 이분은 주부입니다. 주부가 만든 극영화가 경쟁으로 들어왔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많은 분들이 영화를 만드는 것은 감독만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반시민들도 영화를 만들겠다고 한다면 얼마든지 도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장편 4편이 상영이 됩니다. 부산지역에서 지원을 받아서 만든 장편들이 자꾸 늘어나고 그런 작품들을 상영한다는데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좀 개인적인 안타까움을 이야기하자면, 부산에서 제일 큰 영화제이자 한국과 아시아에서 제일 큰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지역독립영화에 무관심한 부분입니다. 한국독립영화는 지역독립영화를 아우르는 것이 아닙니다. 서울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인데요. 조금 더 지역독립영화에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단적인 예를 들자면, 작년 부산 지역에서 만들어진 장편 세 편 중 한 편인 전수일 감독의 <영도다리> 같은 경우에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조차 해보지 못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상영을 했거나 해외에서 상영을 많이 했고요. 허은회 감독 <심장이 뛰네>나 개봉준비중인 김기훈 감독의 <이파네마 소년> 같은 경우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떨어져서 상영을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들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2관왕을 하고 로마국제영화제에 초대 되는 등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지역독립영화에 관심을 조금 만 더 가져주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 영화제 준비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입니까?

"제일 힘든 부분은 금전적인 문제죠. 분명 지금 예산가지고도 영화제는 진행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거나 할 수 없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우리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관객과 소통을 하고 풍성한 영화제를 만들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는 것이 가장 안타깝습니다. 자기 시간을 내어서 인건비도 안 받고 일하는 것이 가장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 늘 듭니다.

 

그리고 본선 진출한 분들에게 전부 전화를 드렸습니다. 메일로 보내는 것보다 음성으로 소통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서 그랬는데요. '축하합니다'라고 이야기를 드리면 '감사합니다'란 이야기를 합니다. 전 작은 영화제라고 생각하고 출품해주신 감독 분들에게 더 감사하게 생각하는데 실제 전화를 해보면 오히려 출품해주신 감독 분들이 전화 한 저에게 '정말 감사하단'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이었습니다. 전화 한 후에 더 좋은 영화제를 만들고 더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일하는 보람도 느꼈고요."

 

- 올해 처음으로 상영관이 두 곳입니다. 시네마테크부산과 국도예술관인데요. 진행은 어떻게 되는지 이야기해주실 수 있습니까?

"작년까지는 시네마테크에서 1회 상영을 했습니다. 이러다보니까 시간대가 좋은 감독들은 관객들이 많아서 좋겠지만 그러지 못한 감독들은 아쉬움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것들을 나누어서 관객들이 많이 들지 않는 시간대에 있던 작품들을 다른 상영관에서는 좋은 시간대에 상영을 해서 형평성을 맞추어 주자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상영관 두 곳을 잡게 되었습니다."

 

- 메이드인부산에 참여하시는 분들과 관객 분들에게 한 마디 해주시겠습니까?

"영화제는 축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축제란 것은 모든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것이고요. 지금까지는 어떤 문제였던 간에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만이 즐기는 장이었다면 관객들이 함께 하는 영화제가 되어야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메이드인부산이 일반관객들에게도 '나도 영화를 만들 수 있단'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 행사가 되어야 한단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이를 불문하고 전공을 불문하고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영화제가 되는 것이 메이드인부산의 미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위해서 협회가 많은 사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시민들을 상대로 워크숍도 진행을 하고 말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참여해서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영화제를 만드는 것이 메이드인부산의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영화리뷰전문 무비조이(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0.11.05 09:50 ⓒ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영화리뷰전문 무비조이(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메이드인부산 부산독립영화협회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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