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6경기 출장 79와 1/3이닝 평균자책 4.08 2009년 21경기 출장 79와 1/3이닝 평균자책 6.13 기록만 놓고 본다면 평범한 투수의 기록 정도로 보여진다. 그런데 이 기록이 메이저리그에서 5시즌을 뛰며 통산 28승 40패 평균자책 4.60을 기록한 투수가 국내무대에서 거둔 성적이라면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나이스가이 서재응 서재응이 7일 SK와의 선발등판에서 6이닝동안 7피안타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 나이스가이 서재응 서재응이 7일 SK와의 선발등판에서 6이닝동안 7피안타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 KIA 타이거즈


7일 인천에서 열린 2010 CJ마구마구 프로야구 KIA와 SK의 시즌 두 번째 맞대결에서 KIA 선발 서재응은 SK 타선을 상대로 6이닝동안 7피안타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2010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 2007년 12월 메이저리그 템파베이에서 방출된 후 5년간의 메이저리그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팀 KIA와 계약금 8억, 연봉 5억 옵션 2억등 총 15억원에 계약하며 국내무대에 입성한 서재응은 메이저리그 시절 칼날 같은 제구력을 인정받아 컨트롤의 마술사로 불린 그레그 매덕스와 비교되며 '서덕스'라는 애칭을 들었다.

이 때문에 제구력이 안정되어 있는 서재응은 국내무대에서도 10승 이상은 충분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국내무대에서의 지난 2년간은 성적이 말해주듯 팬들도 본인도 납득할 수 없는 기대 이하의 피칭이었다.

비록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2010시즌 서재응은 지난 2년과 다르게 변해 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광주 삼성전에서 5이닝 동안 7개의 피안타를 허용했지만 달라진 위기관리 능력과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을 충분히 활용하며 무실점 피칭했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팀의 시즌 첫 승에 기여했고 7일 두 번째 등판에서 SK를 상대로 시즌 첫 승을 신고하며 2010시즌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지난해 탄탄한 선발진으로 한국시리즈까지 재패했던 KIA는 올 시즌에도 투수력만큼은 8개 구단 중 최고로 평가받으며 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 5선발 후보 이대진의 부상과 구톰슨의 대체용병 로드리게스의 퇴출로 위기에 놓였고 결국 믿었던 선발진이 개막 이후 3연전에서 모두 패하며 시즌 전망을 어둡게 했다.

이런 좋지 못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서재응은 지난해와 확실히 달라진 피칭으로 무너진 선발진에 힘을 보탰다. KIA의 선발진도 서재응의 호투를 발판삼아 시즌 첫 승을 거둔 이후 윤석민과 로페즈가 연승을 이어갔다. 전태현도 4일 롯데 전에서 비록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4와 1/3이닝동안 6피안타 1실점으로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그리고 왼손 양현종도 6일 SK와의 경기에서 6과 2/3이닝동안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돼 시즌 첫 등판에서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내며 지난해 탄탄한 선발진의 위용을 되찾아 가고 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다'는 말이 있다. 타자는 아무리 잘 쳐도 3할이다. 만약, 타자가 4할을 친다면 이는 사람이 아니라 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투수는 다르다. KIA의 타격이 다른팀에 비해 약하다고 하더라도 시즌 전 전문가들이 KIA를 우승 후보로 올린 이유는 선발진이 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국내무대로 돌아온 첫 해 햄스트링과 팔꿈치 부상으로 부진하며 실망감을 안겨줬고 부활을 다짐했던 지난해에도 명예회복에 실패하며 주로 스윙맨으로 활약했던 서재응에게 2010시즌 활약은 절실하다. 7일 승리투수가 된 후 팀의 11번째 우승과 올해는 꼭 15승을 해서 명예회복을 하겠다며 시즌목표를 밝힌 서재응이 이제는 벤치의 응원단장이 아닌 마운드에서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하는 선발투수로 거듭나 지난 2년간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96년 해태의 우선지명을 받은 서재응은 끝내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지않고 인하대에 입학 후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에 입단했다. 2002년 7월 21일 메이저리그에 첫 등판을 시작으로 LA다저스, 템파베이 데블 레이스에서 뛰며 리그 통산 118경기 출장 28승 40패 평균자책 4.60을 기록했다. 서재응의 118경기 출장 기록은 메이저리그를 거친 우리 선수들중 박찬호, 김병현에 이은 3번째 기록이다.
서재응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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