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김연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김연아 ⓒ 최병렬


군포시 김연아 빙상장 건립이 기획재정부의 축소 검토, 일부 시의원 반대 등으로 논란이 적지 않았으나 6·2지방선거를 앞두고 김연아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면서 군포시장 예비후보들이 빙상장 건립안을 들고 나와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전직 경기도의원으로 현재 김부겸 국회의원(군포)의 비서관인 하수진(40) 군포시장 예비후보가 지난 17일 군포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정책브리핑에서 김연아 국제 빙상장을 금정역세권 인근 공업 지역에 건립하고 빙상산업 클러스터 조성하겠다고 제시했다.

이날 정책브리핑은 하 예비후보가 지난 8일 출마 기자회견 당시 매주 수요일 정책브리핑을 갖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것으로 예고한 총 7회의 정책브리핑 중 그 첫 번째다.

그는 이날 "군포가 배출한 김연아의 올림픽 제패를 계기로 군포시의 가장 큰 자산이 되고 있는 김연아의 가치를 더욱 빛내 도시발전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며 "군포와 국내 빙상산업 발전을 위해 국제대회를 열 수 있는 규모의 빙상장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빙상장 위치로는 그동안 추진하던 시 외곽지역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대먀미역 인근 대신 전철 1·4호선 환승역인 금정역 인근 공업지역을 제안해 관심을 끌었다.

이어 하 예비후보는 "(시장에 당선되면) 김연아 빙상장을 고속급행전철(GTX), R&D 산업 클러스터와 연계, 건립할 계획"이라며 "외자를 포함한 민자 유치로 추진하고 국제 규격의 빙상장과 옥외 인조 잔디, 자연빙상장을 조성하는 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연아 빙상장 건립을 설명하는 하수진 군포시장 예비후보

김연아 빙상장 건립을 설명하는 하수진 군포시장 예비후보 ⓒ 하수진


군포시장 예비후보들 여야 불문 김연아 빙상장 건립 찬성

김연아 빙상장 건립은 군포시 재정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임에도 여야 예비후보들은 김연아를 '군포의 딸', '군포의 자산'으로 치켜세우며 '국제용이냐 또는 국내용이냐' 규모에 있어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 건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주장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경환(47) 예비후보는 "올림픽에서 김연아와 곽민정의 선전으로 군포는 '대한민국 빙상의 메카'로 떠올라 김연아 빙상장 건립은 추진돼야 한다"고 밝히면서 "하지만 군포시 재정으로는 힘들고 국가 차원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군포시의회 의장으로 군포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 예비후보는 "군포시장에 당선되면 CEO 마인드를 발휘해 국가 예산을 지원받아 '김연아 빙상장'을 추진, 이와 함께 군포의 브랜드 가치도 높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하은호(49) 예비후보 역시 "후진 양성을 위해서라도 김연아 이름을 딴 빙상장 하나 만큼은 필요하다"며 "시가 추진했던 국제규격의 대형 빙상장은 예산이 많이 드는 만큼 규모를 축소해 국도비 지원을 받아 추진하면 가장 알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연아 빙상장 조감도

김연아 빙상장 조감도 ⓒ 군포시청자료


민주당 김윤주(61) 전 시장은 지난 11일 군포시장 출마 기자회견에서 "군포에서 초·중·고를 나와 올림픽을 재패한 피겨 여왕 김연아는 '군포의 딸'"이라고 소개하면서 "김연아를 키운 군포가 발전하려면 피겨와 접목한 도시개발을 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 시장은 "김연아가 세계 스포츠 스타로 발돋움했고, 뒤를 잇는 곽민정 등 빙상 꿈나무들이 군포에서 자라고 있어 빙상장 하나 만큼은 꼭 필요하다"면서 "'김연아 빙상장' 건립은 지역 예산으로는 터무니 없고 국고를 지원받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최진학(52) 예비후보도 "김연아 박물관과 함께 연습용 빙상장으로 건립돼 한다"고 못박고 "김연아가 올림픽에 출전하기 전 부모님을 만났는데 군포시의 대규모 빙상장 건립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으나 올림픽 제패로 상황은 달라졌다"고 밝혔다.

최근 경기도의원을 사퇴한 최 예비후보는 "건립비 마련도 어려움이 있겠지만 더 큰 문제는 매년 들어가는 운영비를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김연아를 정부 차원에서 홍보대사로 내세우는 만큼 국비와 도비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행정관 출신으로 민주당 군포시장 출마를 선언한 최경신(44) 예비후보는 "빙상장 하나만 짓는다면 큰 의미가 없다"며 "후진 양성을 위한 연습장과 관련 산업 유치 등을 교육청과 함께 나선다면 군포는 빙상의 메카도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아 관련 사진 자료 군포시 역점사업, 금메달 획득을 기뻐하는 경기도교육감, 수리고교 김연아홀, 김연아 응원을 하는 수리고 후배들(시계방향)

▲ 김연아 관련 사진 자료 군포시 역점사업, 금메달 획득을 기뻐하는 경기도교육감, 수리고교 김연아홀, 김연아 응원을 하는 수리고 후배들(시계방향) ⓒ 최병렬


올림픽 금메달 획득이후 기대 커진 김연아 빙상장 건립
경기 군포시는 세계를 석권한 '피겨여왕 김연아'라는 브랜드 효과를 군포에 접목해서 군포의 미래를 담아 내겠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김연아 빙상장'과 '김연아 흉상' 건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

'김연아 빙상장'의 경우 대야미역 주변 개발제한구역에 시비 1010억원·국비 300억원·도비 60억원 등 1370억원을 들여 국제규격 및 연습용 링크 각 1면과 5000석의 관람석, 생활체육시설 등 연면적 5만㎡ 규모의 빙상경기장 건립을 지난 2008년부터 추진해 왔다.

군포시는 당초 2010년 공사에 착공해 2016년 12월 완공한다는 일정으로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시했으나 기획재정부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한 예비타당성조사(08. 11-09. 9) 실시결과를 통해 '타당성 적음'으로 결론을 내리고 축소할 것을 권고받았다.

'예비타당성조사 연구용역 보고(요약본)'에 따르면 재원조달에 있어 군포시 사업예산은 1600억원 정도로 김연아 빙상장 건립을 위해 향후 3~4년간 1000억원을 부담해야 하는 군포시 입장에서 재정규모를 볼 때 무리가 따른다고 지적했다.

또 사업추진시 국비 지원에 대한 근거 역시 부지 매입비를 제외한 사업비의 30%를 지원할 수 있다는 것으로 균특회계에서 포괄보조 형식으로 국비 307억원(5년 동안 매년 60억) 지원받을 수 있는데, 이 또한 의문으로 사업비 경감이 불가피하다고 결론을 냈다.

이에 군포시는 사업비 706억원을 투입, 연면적 2만90㎡에 빙상링크 1개면, 관람석 1500석 규모의 빙상장과 체육관.전시실 등을 갖춘 다목적체육센터 건립 계획으로 축소했으나 계획했던 국제경기용 빙상장은 빠져 국제대회 유치가 불가능해지자 예산낭비와 무용론이 불거졌다.

이와 함께 군포시는 지난 1월 "김연아 흉상 건립을 검토중이다"고 밝혔다. 군포시에 따르면 김연아 흉상 건립 장소로는 수리동 철쭉동산 벽천분수 주변을 꼽고 있으며, 흉상과 함께 김연아의 손 모양을 본 뜬 핸드프린팅과 소장품도 전시해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김연아가 졸업한 모교인 군포 수리고교 문화관 1층에는 '김연아홀'이 마련돼 김연아 유치원 때부터 고교를 졸업하기 까지 받았던 각종 피겨대회 상장, 피겨복, 어린시절 신었던 스케이트 등 땀방울을 흘렸던 피겨 흔적들이 담겨져 전시되어 있다.

군포 김연아 빙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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