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앞선과 든든한 뒷선, 하지만 중간이 없다?'

'디펜딩 챔피언' 전주 KCC가 스몰포워드 부재에 울고 있다. 하승진(24·221cm)을 중심으로한 골밑과 전태풍(178cm·미국명 토니 애킨스)-강병현(24·193㎝)-임재현(32·182㎝)이 등이 버티고있는 가드진은 탄탄하지만 중간에서 이를 연결시켜줄 포워드진이 빈약해 시너지효과가 발휘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KCC는 추승균(35·190cm)의 부상으로 3번 자리에 큰 구멍이 나있는 상태. 최근까지 리그 최고의 스몰 포워드로 명성을 떨치고있는 추승균은 본연의 포지션에서의 활약은 물론 팀내 패싱게임, 전문슈터의 역할 등 다양한 옵션을 소화하고있는지라 그가 있고 없고에 따라 KCC의 경기력은 크게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다.

 하승진-강병현-아이반 존슨-임재현, 이중에 스몰포워드는 아무도 없다

하승진-강병현-아이반 존슨-임재현, 이중에 스몰포워드는 아무도 없다 ⓒ 전주 KCC


답이 보이지 않는 수비매치업 문제

추승균의 공백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부분은 수비매치업이다. 공격적인 부분에서야 나머지 팀원들이 어느 정도 분담할 수 있다고 하지만 수비 만큼은 그 빈자리가 메워지지 않고 있다.

물론 추승균은 나이에 따른 노쇠화로 인해 예전처럼 최고 수준의 수비를 펼치기는 어렵다. 하지만 워낙 자기관리에 철저하고 게임을 읽는 눈이 예리한지라 특유의 노련미로 평균이상의 수비력은 보여주고 있다.

KCC입장에서 무엇보다 뼈아픈 것은 추승균의 자리를 잠시라도 대체해줄 백업자원이 없다는 사실이다.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펼쳐주며 어느 정도 뒤를 받쳐줬던 이중원(26·192㎝)은 군입대로 전력에서 빠져있는 상태이며 부상으로 지난 시즌을 통째로 쉬었던 신동한(32·190cm)은 실전에 투입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사 신동한이 컨디션을 회복해 경기에 나선다해도 이전의 모습들에 비춰봤을 때 이중원 정도의 역할은 해주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그는 3번 포지션에서 다양한 옵션을 실행하는 스타일이 아닌 슈터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던 선수이기 때문이다.

침묵을 지키고있는 조우현(33·190cm) 역시 주력포지션은 2번이며 강은식(27·199cm)-최성근(23·197cm)은 골밑백업요원들인지라 스몰포워드를 맡아주기 어렵다.

현재 허재 감독은 어쩔 수 없이 풍부한 가드자원들을 투입해 경기에 임하고 있다. 전태풍-강병현이 1-2번 라인에서 점차 안정적으로 손발을 맞춰가고 있는 가운데 식스맨 이동준(30·187cm)이 기대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화력만큼은 어느 정도 정상궤도에 오른 모습이다.

하지만 아무리 이동준이 잘해준다고 해도 그는 전형적인 슈터다. 특유의 정교한 외곽슛으로 팀에 공헌할 수는 있지만 2번 포지션에서도 수비력이 좋다고 할 수 없는 그가 상대팀의 3번을 맡아주기에는 수비매치업에서 어려움이 많다.

 KCC 유일의 스몰포워드인 추승균, 그는 외롭다

KCC 유일의 스몰포워드인 추승균, 그는 외롭다 ⓒ 전주 KCC


현재도 문제지만 앞으로가 더 큰 과제

상대팀들은 이런 KCC의 약점을 집중공략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변변한 대책을 세우기 어려운 상태. 신장에서 메리트를 가지고있는 장신가드 강병현이 있다고는 하지만 상대팀에서 포워드를 두명을 내세울 경우 답이 없어진다. 이규섭(32·198cm)에게 무려 34득점(3점슛 5개)을 헌납하며 89-83으로 분패한 삼성전이 대표적인 예다.

가장 최근 경기였던 모비스전에서도 KCC는 매치업의 설움을 단단히 겪어야만했다. 모비스는 장신 슈팅가드 김효범(26·195cm)을 선봉에 내세워 KCC를 괴롭혔다. KCC 입장에서는 김효범만 신경 쓰기에는 모비스의 풍부한 포워드진이 부담스러웠다.

때문에 단신가드인 전태풍이 김효범을 수비하는 상황까지 종종 벌어졌는데 그 결과 KCC는 잘 싸워놓고도 아쉽게 경기를 내줘야만했다.

올시즌 프로농구는 그 어느 시즌보다도 3번 스몰포워드의 위치가 중요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로이 바뀐 용병제도의 영향으로 높이를 갖춘 스윙맨을 보유한 팀이 유리해졌기 때문. 포워드진이 좋은 KT-동부-LG 등이 상위권을 형성하고있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예전 같으면 KCC같이 걸출한 국내토종빅맨을 보유하고있는 팀은 용병 한 명을 단신테크니션으로 선발해 이같은 약점을 상쇄시켰겠지만 올 시즌부터는 용병이 1명씩밖에 출전하지 못해 이러한 프리미엄도 사라지고 말았다.

현재 KCC가 겪고있는 포워드 대란은 추승균이 건강하게 복귀한다면 어느 정도 해갈될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적지 않은 나이의 추승균은 이제 체력문제를 걱정해야될 때이며 부상의 우려 역시 예전보다는 커졌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KCC팬들은 추승균의 백업 없이 한 시즌을 치러야된다는 사실에 벌써부터 한숨을 내쉬고있는 모습이다.

올 시즌 이후를 살펴 봤을 때도 KCC는 당분간 포워드 쪽에서 강점을 보이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원은 2시즌 동안은 돌아올 수 없으며 군에서 제대하는 유병재(32·191cm)같은 경우는 전문적인 스몰포워드라기보다는 2-3번을 오가는 스타일인지라 장기적으로는 슈팅가드로 커야된다는 의견이 많다.

갈수록 국내포워드들의 체격이 커지고 있는 실정에서 유병재의 신체조건과 파워는 주전 3번으로서는 다소 아쉽다는 평가다.

물론 트레이드나 신인드래프트 등을 통해 포워드를 보강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꾸준히 일정수준 이상의 성적을 유지하고있는 KCC가 상위픽을 통해 대형포워드를 뽑기는 쉽지 않아 보이며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차가 뚜렷한 현재 멤버구성상 마땅한 트레이드 자원도 맞추기 어려운 실정이다.

과연 KCC의 3번 고민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 불균형에 고심하고있는 디펜딩 챔피언의 행보에 팬들의 안타까움은 커져만 가고 있다.

3번 부재 전주 KCC 추승균 유병재 이중원 군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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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객원기자 / 전) 홀로스 객원기자 / 전) 올레 객원기자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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