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중- 전자랜드/KT/LG

▶ 2약-오리온스/KT&G

 

지난 편에서 전주 KCC-서울 삼성-울산 모비스를 '3강' 그리고 서울SK와 원주 동부를 복병으로 꼽은 바 있다. 지난 시즌 보여준 모습과 구성원들의 네임밸류를 감안한 평가로 대다수 팬들과 관계자들의 의견도 비슷하다.

 

하지만 '공은 둥글다'는 말처럼 예상은 예상일 뿐이다. 지난 시즌 약체로 평가되었던 울산 모비스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전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가능성은 10개 구단 모두에게 열려 있다고 할 수 있다.

 

팀 전력의 절반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들이 제몫을 해주는 가운데 조직력을 탄탄하게 다질 수 있다면 제2, 제3의 모비스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는 것이다.

 

 전자랜드는 공격력에서는 리그 정상급이지만 수비적인 부분에서는 많은 의문점을 남기고 있다

전자랜드는 공격력에서는 리그 정상급이지만 수비적인 부분에서는 많은 의문점을 남기고 있다 ⓒ 전자랜드

 

'검증된 트윈타워 구축' 인천 전자랜드

 

전자랜드는 KCC-삼성에 맞설 만한 높이를 가진 팀이다. 기존의 서장훈(35·207㎝)에 지난 시즌 검증 받은 크리스 다니엘스(25·206.7cm)를 데려와 '트윈타워'를 구축했기 때문으로, 포스트싸움에서는 어떤 팀과도 정면승부가 가능해졌다.

 

서장훈과 다니엘스는 골밑 플레이뿐 아니라 3점슛까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조합만 잘된다면 내외곽에서 굉장한 화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철이 외곽에서 고감도 슛을 뿜어내고 정영삼이 특유의 돌파본능을 뽐낸다면 상대팀 입장에서는 수비하기가 무척 까다로울 것이다.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뽑힌 박성진의 활약 여부도 관심거리다.

 

하지만 공격력만으로 상위권으로 도약하기는 힘들다. 역대 좋은 성적을 거뒀던 팀들의 대부분은 공격 못지 않게 수비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이곤 했다. 때문에 공격력에 미치지 못하는 전자랜드의 수비라인은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빠르지 않고 다소 정적인 서장훈-다니엘스 조합이 기대만큼 시너지효과가 없을 경우 팀 조직력 자체가 흔들릴 우려도 제기된다. 서장훈 등 다루기 힘든 선수들이 많은 멤버구성에서 신임 박종천 감독의 팀 장악력 여부도 시즌성적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과연 '치악산 호랑이' 전창진 감독의 카리스마는 부산에서도 먹힐수 있을까?

과연 '치악산 호랑이' 전창진 감독의 카리스마는 부산에서도 먹힐수 있을까? ⓒ 원주 동부

 

전창진 감독, 부산 KT에서도 명성 이어갈까?

 

부산 KT는 올시즌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팀이다. 원주 동부를 명가로 이끌며 일약 국내 최고의 명장 중 한 명으로 발돋움했던 '치악산 호랑이' 전창진 감독이 새로 부임했기 때문이다. 많은 팬들은 그가 침체에 빠진 KT에 어떤 새바람을 불어넣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창진 감독에게 KT는 새로운 도전의 땅이다. 그동안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김주성 효과덕분이라는 평가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는데, 만약 KT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그의 지도력은 완전히 검증 받을 전망이다.

 

KT에는 김주성은 없지만 과거 그와 함께 했던 신기성이 버티고 있다. 전성기를 함께 누렸다는 점에서 신기성에 대해 많은 면을 알고 있을 전창진 감독이 최근 들어 하락세에 빠진 그에게 동기부여 등을 통해 다시금 예전의 모습을 되찾게 해줄 수 있다면 서로에게 '윈윈'이 될 것이다.

 

KT는 스타급선수는 많지 않지만 예비스타 혹은 기대주들은 상당히 많다. 특히 김도수-조성민-김영환-송영진 등으로 이뤄진 포워드진은 타팀 팬들이 부러워할 만큼 양과 질에서 우수하다.

 

지난 혼혈 드래프트를 통해 5순위로 지명됐던 '탱크가드' 크리스 벤(23·179.2cm)은 특히 주목해야 할 선수다. 특별한 전력상승요인이 크게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그가 에이스급 활약을 해준다면 KT는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 벤은 180cm가 조금 안 되는 신장에도 불구하고 몸무게는 무려 90kg을 넘나든다.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신장에 비해 지나치게 몸무게가 많은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운동신경과 탄력이 상당히 좋으며 고감도 슈팅능력까지 갖추고 있는지라 큰 영향은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되레 큰 덩치를 포스트부근에서 상대 가드 압박용으로 쓸 경우 상당한 플러스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자원이 풍부한 팀 특성상 전창진 감독이 하루빨리 선수단을 파악하고 자신의 스타일을 접목시킬 수 있다면 KT의 전력은 더욱 탄탄해질 것이다.

 

 오프시즌동안 많은 변화를 감행한 창원 LG의 가장 큰 과제는 조직력 끌어올리기다

오프시즌동안 많은 변화를 감행한 창원 LG의 가장 큰 과제는 조직력 끌어올리기다 ⓒ 창원 LG

 

대폭 바뀐 LG, 변화의 결과는?

 

창원 LG는 항상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은 거두지만 정상급으로 치고 나가지 못하는 아쉬움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팀이다. 팬들의 열정도 대단하고 또 그에 발맞춰 구단 측에서도 시즌마다 변화를 주며 2%의 부족함을 채워보려 하지만 지난 시즌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LG는 오프시즌을 통해 가드진과 포워드진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포인트가드 박지현을 동부에 내주고 슈팅가드 강대협을 데려온 것. 여기에는 모비스에 임대했던 김현중이 돌아왔다는 점이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 시즌 가드진은 풍부했지만 포인트가드 타입의 선수들만 즐비했다는 점에서 정통 슈팅가드 강대협의 가세는 밸런스적인 측면에서도 상당한 효과가 기대된다.

 

그렇지 않아도 충분히 강한 포워드진 역시 더욱 강해졌다. 기존의 조상현-기승호-이지운에 혼혈 드래프트를 통해 그렉 스티븐슨(31·198cm)까지 보강된 상태다.

 

LG의 가장 큰 불안요소는 골밑이다. 가드-포워드진은 두툼한 선수층을 자랑하고 있지만 센터 쪽으로 눈을 돌려보면 타팀에 비해 모자라 보이는 것이 사실. 크리스 알렉산더(29·213cm)라는 장신센터가 있지만 이를 지원해줄 국내 빅맨들이 약하다.

 

이에 LG는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국내 최고령 센터 이창수까지 합류시켰지만 타 팀과 비교해 열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갑작스레 너무 많은 선수들이 바뀐 상태인지라 조직력면에서 우려를 사고 있는 상태다.

 

 현재의 KT&G는 지난시즌 '육상농구'를 이끌었던 주축멤버들이 대거 빠져있는 상태다

현재의 KT&G는 지난시즌 '육상농구'를 이끌었던 주축멤버들이 대거 빠져있는 상태다 ⓒ 안양 KT&G

 

오리온스-KT&G, 반란 일으킬 수 있을까?

 

대구 오리온스와 안양 KT&G는 올시즌 '2약'으로 꼽히고 있다. 전력 누수 현상이 너무 심하기 때문으로 위 두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리온스의 키워드는 단연 김승현이다. 오랫동안 하위권을 맴돌던 오리온스는 김승현의 가세 이후 우승이라는 달콤한 맛도 봤고 매 시즌마다 위협적인 팀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김승현이 부상 등으로 주춤하자 다시금 좋지 않았을 때로 돌아가 버린 모습이다.

 

다음 시즌 역시 김승현의 활약 여부에 따라 오리온스의 운명이 갈릴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그가 어느 정도 부상에서 회복되어 제 기량을 펼쳐준다면 김용우-이동준-허일영 등 가능성 있는 신예들이 꽃을 피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타팀들의 제물이 될 우려도 크다.

 

'김승현사태' 등으로 구단 안팎의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신임 김남기 감독이 얼마나 팀을 장악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지난 시즌 뛰는 농구 돌풍을 일으켰던 KT&G는 올 시즌 차포가 다 빠졌다. 캡틴 주희정은 김태술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SK로 둥지를 옮겼으며, 차세대 간판스타 양희종을 필두로 김일두, 신제록 등이 모두 군 입대했다.

 

'주포'였던 마퀸 챈들러(26·196.5㎝)와도 재계약하지 않은 것을 비롯 김태술 또한 올 시즌을 뛰지 않고 군문제 해결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상태다.

 

이러한 일련의 행보에서도 알 수 있듯이 KT&G는 당장의 선택보다 팀 리빌딩을 택한 모습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현재의 KT&G가 무조건 만만한 팀만은 아니다.

 

황진원-옥범준-은희석-신종석-김종학-이현호 등 투지 넘치는 선수들이 남아 있고 부산 KTF시절 '괴물센터'로 명성을 날렸던 나이젤 딕슨(29·202㎝)을 용병드래프트에서 선발한지라 이상범 감독의 지도력 여부에 따라 기대 이상의 선전도 예상되고 있다. 혼혈선수인 케빈 미첼(29·188㎝)의 가세도 플러스 요인이다.

2009.09.05 11:12 ⓒ 2009 OhmyNews
프로농구 프리뷰 안양 KT&G 김주성 서장훈 치악산 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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