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펀> 포스터

영화 <오펀> 포스터 ⓒ Warner Bros.

공포스릴러의 단골 소재 중 하나로 자리잡은 것은 바로 사이코패스.

그들은 주변 사람들이 아는 모습과는 다른, 무시무시한 내면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에서 크리스찬 베일은 매우 섬뜩한 사이코패스의 전형을 보여준 바 있다. 잘나가는 회사 간부로 있는 그는 밤이면 밤마다 여자들을 무참히 살해한다.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검은 집>의 경우에도 도저히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사이코패스가 등장한다. 그것도 한 여성이 모든 일을 벌였다는 점에서 섬뜩했던 경우다.

그리고 더한 공포를 선사할 새로운 사이코패스가 등장했다. 성인 남성도, 성인 여성도 아닌 어린 소녀가 그 존재만으로도 무시무시한 사이코패스를 연기한다.

바로 <하우스 오브 왁스>을 연출했던 제우메 콜렛 세르라 감독의 새 공포스릴러, <오펀 : 천사의 비밀>이다.

엄마는 저를 싫어해요!

유산으로 세 번째 아이를 잃은 케이트(베라 파미가)는 남편 존과 함께 아이를 입양하기로 한다. 그리하여 그들은 고아원에서 사랑스럽게 보이는 에스터(이사벨 펄먼)을 입양하고, 큰 아들인 대니얼과 어린 딸 맥스와 함께 단란한 다섯 식구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화목한 가족 생활은 잠시, 케이트는 입양한 에스터에게서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다. 에스터의 성경책에 숨겨진 어느 남자의 사진에서 케이트는 이상함을 느끼고, 종종 이상 행동을 하는 에스터가 두려워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에스터가 있던 모든 곳에서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케이트의 의심은 증폭된다. 같은 반 친구가 놀이터에서 떨어지는 사고 현장에도 에스터가 있었고, 고아원 수녀님이 에스터의 집을 찾아간 이후에 처참한 시체로 발견되면서 에스터에 대한 케이트의 공포는 커져만 간다.

결국에 아들 대니얼과 딸 맥스에게도 해가 가해지고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판단한 케이트는 에스터에게서 벗어나려고 하고, 에스터는 그런 케이트 앞에서만 무시무시한 정체를 드러낸다.

시종일관 관객을 놀래키려고 노력하는 영화

<오펀 : 천사의 비밀>(이하 <오펀>)은 이미 섬뜩한 포스터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아무런 디자인 없이 단순히 섬뜩해 보이는 에스터의 정면 사진만을 걸어놓은 포스터는 공포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에스터의 정면 사진이 더 섬뜩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소녀의 얼굴이 완전한 좌우대칭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좌우대칭이 맞지 않는 반면에, 에스터는 완벽한 대칭을 이루며 오묘한 기운을 내뿜고 있는 것이다.

포스터에서도 그러했듯이, 영화는 시종일관 관객들을 놀래키기 위해 노력한다. 수많이 등장하는 1인칭 시점의 카메라는 누군가 주인공 뒤에 있는 듯한 느낌을 부여해 관객들로 하여금 긴장하도록 만들며, 적절한 타이밍에 들어가는 음향 효과도 공포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한 몫을 한다.

점점 섬뜩해지는 에스터 효과

 영화 <오펀>의 한 장면

영화 <오펀>의 한 장면 ⓒ Warner Bros.


<오펀>에서 아쉬운 점을 먼저 들자면 초반부의 지루함이다. 보통의 공포스릴러 영화보다는 다소 초반부의 분위기 형성 시간이 긴 편이기 때문이다. 왜 에스터를 입양하기로 했는지부터 에스터가 본격적으로 본색을 드러내기까지 수많은 설명이 펼쳐진다.

에스터가 본색을 드러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주부터 수많은 공포 효과를 부여하다가 보니, 실제적인 공포가 아니기 때문에 관객들은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 공포 효과를 선보이다가 사실은 아무 것도 아니다 식으로 영화가 초반부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펀>은 중반부터는 확실하게 관객들을 긴장과 공포 속으로 끌고 들어감으로써, 초반의 지루함을 달래준다. 바로 에스터가 본격적으로 사이코패스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영화 내내 에스터는 양파같은 캐릭터로 비춰진다. 사이코패스 영화가 늘 그러하듯이, 하나가 밝혀지면 더한 섬뜩한 면모를 보여주는 식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영화는 더한 공포를 선사할 에스터 효과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괜찮은 반전을 선사할 에스터

영화 <오펀>에서 또하나 빼놓지 말고 언급해야 할 부분이 바로 반전이다. 시사회를 통해 미리 영화를 본 관객들 중 일부는 영화 <식스센스> 이후의 괜찮은 반전이라는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브루스 윌리스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거대한 폭풍같은 반전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던 <식스센스> 이후, 실제로 수많은 영화들이 반전 효과를 노렸었다. 그러나 그 반응과 결과는 대체로 식상하거나 억지스러운 경우가 많았다.

<오펀>의 경우는 감히 그 수많은 영화들과는 확실하게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식스센스> 정도의 굉장한 충격을 안겨주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예측하기 힘든 반전을 선사함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존의 어떤 영화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괜찮은 반전을 <오펀>은 선사하고 있다. 그럴 듯한 설정을 반전으로 내놓는데, 신선하기도 하고 다소 놀랍기까지 하다. 문제는 에스터가 포스터를 통해 경고하듯이, 이제 그 반전의 비밀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즉, 영화를 보기 전까지 <오펀>에 대한 정보를 듣지도, 보지도 말고 영화를 관람하라는 것이다. 그리하면 더한 스릴과 재미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쉿! 비밀을 지켜주세요!

일부 관객들은 <오펀>에 대한 잘못된 오해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영화 <오펀>은 2007년작 <오퍼나지 : 비밀의 계단>과는 별개의 영화임을 알고 영화를 관람해야 할 것이다. 비슷한 제목으로 인해 생긴 오해일 뿐이다.

<오펀>에서 'orphan'은 영어로, 고아 혹은 부모를 잃은 아이를 의미한다. 영화 초반 천사처럼 사랑스러운 에스터에게 어떠한 무시무시한 비밀이 있을지, 그 결과는 이번 주에 확인할 수 있다. <오펀>은 8월 20일에 개봉할 예정이다.

오펀 천사의 비밀 반전 스릴러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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