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과 주연들 <블러디쉐이크> 감독 김지용(맨 왼쪽) 외 배우들, 왼쪽부터 4번째가 전혜진이다

▲ 감독과 주연들 <블러디쉐이크> 감독 김지용(맨 왼쪽) 외 배우들, 왼쪽부터 4번째가 전혜진이다 ⓒ 조재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저예산 영화의 활성화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그 중 이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은 작품은 <블러디쉐이크>. '은실이' 전혜진과 장나라 오빠 장성원 등이 주연으로 나선 저예산 영화다.

제목만 들어도 공포의 소재임을 알 수 있게 하는 영화다. 저예산 영화임에도 불구, <블러디쉐이크>는 현실에서 나타날 수 없는 소재를 적절히 풀이했다. 그러나 난해한 구성과 지나치게 긴 러닝타임, 또 극에 나오는 간접광고가 영화의 집중도를 떨어트렸다.

강렬한 노출, 동화같은 이야기, 긴장감 3박자 어울려

시각장애 '은실이' 전혜진은 이 영화에서 시각장애인인 수경 역할을 맡았다

▲ 시각장애 '은실이' 전혜진은 이 영화에서 시각장애인인 수경 역할을 맡았다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블러디쉐이크>는 배우들의 강한 노출과 동화같은 구성, 또 극한의 공포 등을 담았다. 장나라 오빠 장성원은 이번 영화에서 도박 등에 빠진 샐러리맨으로 열연했다. 전혜진은 극중에서 다중경화증으로 시력을 잃은 수경 역할을 맡았다.

이 영화는 7명의 배우들이 5가지의 주제 속에서 연기를 펼쳤다. 평화로운 꽃집에 한 신사가 나타난 후 분위기는 공포로 변하는 반면, 마약에 빠진 클럽 보컬의 이야기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1인2역을 맡은 배우도 포함됐다.

이렇게 5가지 주제로 3가지 느낌을 선사했던 <블러디쉐이크>. 그러나 전반적으로 관객의 몰입을 방해하는 부분이 많았다. 배우들은 상영 전 무대인사에서 "영화가 너무 긴데, 그래도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한다"는 부탁을 반복했다. 그만큼 배우들이 지나치게 긴 러닝타임에 염려하는 부분이 많았다.

이들의 염려는 정말 큰 단점 중 하나였다. 배우들은 색다른 영화구성을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서로 앞뒤가 맞지 않는 난해한 구성은 관객의 몰입을 저해하는 요소가 됐다. 각 인물별 캐릭터의 특징에 대한 뚜렷한 부분을 찾기 힘들다.

장성원의 연기는? 장나라 오빠 장성원이 연기한 부분

▲ 장성원의 연기는? 장나라 오빠 장성원이 연기한 부분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심지어 불필요한 간접광고도 지적될 부분이다. 영화 중간에서 보면, 작은 마을이 나타난다. 그런데 이 작은 마을에 불필요한 대형전자광고판이 있다. 이 전자광고판을 보면 '쇼' 광고와 LG 광고가 강하게 등장한다. 극의 흐름과 배경에 맞아떨어지지 않는 간접광고. 저예산 영화이지만 거의 남용수준으로 삽입했다.

김지용 감독 "예상보다 질문이 많이 나오네요" 자신감 부족한 배우들...

이 영화에 대한 소감은? 장성원, 김지용 감독, 김도용, 전혜진

▲ 이 영화에 대한 소감은? 장성원, 김지용 감독, 김도용, 전혜진 ⓒ 조재환


상영 후 무대인사에서 김지용 감독의 얼굴은 걱정이 가득했다. 140분에 육박하는 긴 러닝타임에 혹시나 부정적인 반응이 나타날까 고민이었다. 실제로 그는 단순한 질문이 두 개 정도 나올 것으로 봤다. 하지만 다양한 관객들의 질문에 그는 놀랐다.

심지어 김 감독은 "영화의 러닝타임이 긴 것은 배우들의 연기가 진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3억대의 제작비로 시작했다가, 5억으로 제작비가 늘어나 초과달성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예상 외의 반응에 화색이 돈 김 감독에 비해, 배우들은 이 영화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 보였다. 잔인한 신사와 신부 역할을 동시에 맡은 김도용은 "내 자신이 연기한 모습을 보니 너무 부끄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혜진도 자신감이 없어 보였다. 그녀는 "생각보다 그림이 예쁘게 나온 것 같다"며 "소문을 잘 내달라"는 반응을 보였을 뿐, 영화 캐릭터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배제했다.

이렇게 저예산 영화로 한국영화의 새로운 호러역사를 시작하게 될 <블러디쉐이크>, 특이한 구성은 찬사를 보내고 싶다. 그러나 난해한 구성 등은 영화에서 피할 수 없는 단점. 김지홍 감독은 "이 영화가 헤피엔딩으로 끝나려고 했다. 그러나 마무리 단계 지점에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등의 영향으로 결말을 바꿨다. 정식 개봉 전에 스토리가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연 긴 러닝타임이 관객들의 호응을 얻을까? 장나라가 가족인 장성원 응원차 찾아올 정도로 관심이 큰 <블러디쉐이크>. <워낭소리> <똥파리>에 이은 신선한 저예산 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SBS U포터,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블러디쉐이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